아이패드를 사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원래 재밌다고 미리 듣고 가서 본 영화는 대부분 재미가 없죠?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아이패드는 저에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좋았던 건 딱 한번, 첫 터치감! 그 이후로는 게임할 때는 팔 아프고 인터넷은 느리고 타이프 치는 것도 그다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았습니다.
아이패드를 사람들은 노트북과 비교합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 대용으로 나온 기계가 아닌데 말이죠. 맥북과 맥북 프로를 포기하고 아이패드로 라인업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는겁니다. 컴퓨터가 필요한 사람은 컴퓨터를 사야되는데 저 또한 첫 개념을 노트북 대용으로 생각했으니 당연히 실망이 큰 것입니다.
30만원짜리 넷북보다도 인터넷 느리고 타이핑하기 불편합니다. 단언컨대 노트북 대용으로 아이패드를 산다는 생각을 접어야합니다. 그리고 신세계가 열린다는 생각은 아이폰에 감동한 사람이 더 큰 화면을 원할 때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지 소니 바이오를 쓰던 사람이 아이패드를 산다고 해서 신세계가 열리지 않습니다. 아이폰이 신세계를 연 것이고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아이패드 역시 덜떨어진 넷북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의 인터넷 속도 비교 동영상이 있던데
사실 이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은 애플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 삼성이나 후지쯔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폰은 애플의 휴대폰을 만든 것이지 안드로이드 폰보다 빠르고 강력한 제품을 만들려고 기획한 제품이 아니라는겁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스티브 잡스가 직접 밝혔습니다. 윈도우처럼 세상 사람들이 모두 쓰는 제품을 기획하는 것은 애플의 정신이 아니라고...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는 것이 인간의 근본 속성입니다. 아이패드의 장점은 아무리 말해봐야 직접 써보고 알아내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감히 이렇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뛰어난 능력과 화려하게 레이스로 치장한, 누가봐도 명품 옷, 누가봐도 명품 백을 들고 길다란 귀걸이를 주렁 주렁 매고 진주 팔찌를 찬 최고급 럭셔리 파트너가 맘에 드시면 애플에 맞지 않습니다.
애플은 심플하고 깨끗한 이미지에 포인트 하나, 그러니까 아이보리 색의 고운 긴치마나 단색 검은 바지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포인트로 빨간 백을 든 정도랄까?
이것은 외형만을 묘사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UI부터 모든 기능, 인터페이스가 이 정신을 가지고 설계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애플은 전자제품이 아니라 문화이며 정신입니다. 애플을 깨뜨리려면 반도체 기술을 더욱 더 연구할 것이 아니라 책도 많이 보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힙합부터 재즈까지 충분히 문화적 소양을 갖춰야 합니다.
저도 한국 사람이라 한국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자꾸 하드웨어에 집착하지 말고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문화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두서 없는 글이지만 하고 싶은 말은 아이패드를 컴퓨터 대용으로 사시지 말라는 것과
애플은 전자제품 만드는 용산이나 삼성이 아니라 예쁜 책 만드는 출판사나 디자인 회사에 가깝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럼 애플보다 훨씬 빠른 갤럭시를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