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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다이어트 3편 <화내는 연예인>

GeoffKim 2010. 9. 13. 20:08



지난 시간에 연예인 다이어트의 거짓말에 대해 언급했었다.


연에인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면
그것은 운동을 하거나 식사 조절을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십중 팔구는 약으로 살을 뺀다.
요즘은 주로 포만감 관련 신경을 조절하는, 뇌 관련 약을 쓴다.
예전에는 지방이 흡수 안되게 하는 것, 이뇨 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을 많이 썼지만
역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뇌를 속이는 일이다.

비만, 고혈압 환자를 위해 쓰는 약이지만 피부과 등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처방을 해준다.

이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할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물론 모든 연예인이 약으로 체중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독하게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는 약 없이 스스로 정신력으로 살을 뺄 수 있을까?
근데 이것 또한 운동과 식사 조절의 결과로 살을 뺐다기 보다는
뇌를 이용한 다이어트라고 보여진다.


배고픈 연예인


한 날씬한 연예인을 만났다.
몸매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알아준다는 그 분!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도 못하고 비행기를 타러 가야할 일이 있었다.
비몽 사몽간에 공항을 걸으며 그녀가 실성한 사람처럼 스태프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먹을 거 있어요?"

난 좀 놀랐다. 꽉 잡으면 부러질 듯한 팔과 다리를 가진 그녀가
좀비처럼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모습은 꽤나 놀라웠다.

모두들 새벽에 일어나 공항으로 왔는데 음식이 있을리 만무했고
한 스태프가 과자와 음료수를 건넸다.
그녀는 과자를 먹기 시작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과자를 모두 먹어 치웠다.

과자는 아시다시피 아이스크림과 함께 다이어트의 굉장한 적이다.
그런데 그 칼로리 높은 과자를 미친듯 먹고 있는 말라깽이 여자 연예인을 보며
난 꽤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다음 날!

2시쯤 됐을까? 점심도 거르고 촬영이 한창이었다.
난 이 촬영만 마치고 밥을 먹자고 했다.

그런데 촬영을 마친 이 연예인이 밥도 안먹고 방으로 가버린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얼굴이 온통 부어서 입이 툭 튀어나와 땅바닥을 신경질적으로 내딛는 모습으로
분명 그녀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매니저에게 물었다.

화가 엄청나게 나서 방으로 가버렸다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다른 스태프에게 몰래 들었는데 밥을 안줘서 화가 났다고 한다.

설마???
난 그 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황당했다.

일하다보면 밥 좀 늦게 먹을 수 있는거 아닌가?

도대체 그녀의 뇌에 무슨 일이 있는걸까?



브레인 다이어트 3편



설마가 사람 잡았다. 그녀는 정말 배가 고파서 화를 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다음날이었다.

또 다시 점심을 거르고 해가 떨어질 때까지 촬영이 끝나지 않았다.
다음 촬영은 타이 음식점에서 이어졌는데 식당에 도착했는데 스태프들 분위기가 이상하다.
나도 꽤나 오랫동안 연예인들과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이 정도의 긴장감은 단번에 눈치 챌 수 있다.

무슨 일일까?
우리의 여배우가 또 완전 화가 났단다...
방구가 잦으면 똥 된다고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
무슨 이유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밥 안먹고 계속 촬영하면 상당히 예민해진다는 거였다.

젠장...

근데 더 재밌는 사실은
타이 음식점에서 먹는 촬영이었는데 그녀가 타이음식을 상당히 좋아한다면서
음식을 먹으며 너무 맛있다고 오버하며 깔깔대고 웃는다.

뭐야? 화났다며?

어느 스태프의 대답... "맛있나봐요...ㅋㅋㅋ"

정말 헐이다.

배고프면 화를 내는 연예인... 도대체 이유가 뭘까?

이 모든 이유를 다음날 알아버렸다.

아침부터 맛있는 요리를 많이 준비했다.
연예인이 무서워서 준비한게 아니고 원래 아침부터 먹는 촬영이었다.
행복해하는 그녀...
심하게 많이 먹는다.

그녀의 뇌 속에서 일어난 에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순간!!!

너무 많이 먹는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맛있어요."
"배 안불러요?"라고 묻자 그녀는
"배 불러본적 한번도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1. 그녀는 깡 말랐다.
2. 그녀는 해떨어지고 나서 밥을 절대 안먹는다.
3. 아침에 미친 듯 먹는다.
4. 끼니 때에 시간맞춰 먹지 않으면 화가 난다.


이제 그녀가 이해간다. 사실 약간 측은하다.

그녀는 대단한 프로정신으로 살이 찌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녁에는 밥을 안먹고 일찍 잠든다. 물론 술도 마음껏 먹을 수 없었다.
술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하기로 하고...

인간은 의지를 가지고 밥을 먹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세상에 살 찐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나의 의지로 저녁 늦게 밥을 먹지 않지만 뇌는 밤사이 부족한 에너지, 그러니까 피가 부족하다.

갓난 아기는 배고픔을 죽음에 대한 공포로 느낀다고 했다.
뇌 역시 살기 위해 아침에 죽어라 영양분 공급을 원한다.
인간의 신체에 중요한 부분, 그러니까 심장같은 녀석들이 먼저 피를 가져간다.
왜냐하면 심장이 멈추면 죽어버리니까...
그러면 뇌까지 올라오는 영양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뚱뚱한 사람은 태울 지방도 많이 축적돼 있고
영양분이 몸 곳곳에 존재하지만 뼈만 앙상한 그녀는 몸에 영양분을 숨겨놓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아침만 되면 좀비처럼 이 여배우의 뇌는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음식을 찾으려한다.
이 때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는 그녀가 그녀의 인격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괴롭힌다.

금방 짜증내던 사람이 밥을 먹더니 어떻게 저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다 ^^

그녀의 감성은 지금 바쁘니까 한시간만 참고 밥먹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의 뇌는 참지 못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마구 내보낸다.
물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뇌가 시킨 짜증이라고 변명하면 미쳤다는 얘기나 들을테니 뭔가 화낼만한 이유를 찾아서
마구 짜증을 내는 아주 재밌는 현상이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뇌를 설득하고 안정시켜야 한다.

보통 마른 사람들은 소량의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이 있다.
이는 뇌의 공포를 줄여준다. 좀 있으면 또 영양분이 들어오겠지... 뇌는 안정한다.

이런 사람들은 가끔 밥을 못먹어도 폭식을 하지 않는다.
참고로 폭식은 내가 하는게 아니라 뇌가 하는거다.^^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의 뇌는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비축한다.
어떤 때 보면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음식물을 입속에 넣을 때가 있다.

내가 미쳤나?라고 생각이 드는데 맞다! 미친 것과 같은 상황이다.
미쳤다는 것은 내가 내 뇌를 컨트롤 못할 때를 말한다.

어여쁜 여배우가 했던 말, 배 부른 적 한번도 없었다라는 말이
그녀의 성격에 치명적 약점을 만들었다.
난 그녀와 다시 작품을 한다면 먹을 것을 쌓아놓고 먹여가며 촬영을 할 작정이다.
물론 뚱뚱보가 되지 않을 정도만 ^^



이번 편은 여배우 보호 차원에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다음 편은 실명으로 써보겠습니다.
장혁의 운동 중독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그는 미국 촬영을 가기 앞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공수해다달라고 했는데
아령이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