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이영돈PD때문에 망한 강균성과 김영애, 그리고 그릭요거트 사장까지

cultpd 2015. 3. 24. 15:18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 요거트 편이 방송 나가고 한 요거트 업체 사장이

억울하다고 글을 올렸다는 내용을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뤘다.

당시 썼던 결론이 뭐냐하면 방송사의 횡포가 되지 않게 항상 주의해달라고 하는 당부의 글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영돈 PD가 방송을 통해 사과를 했다.





사진 출처 : JTBC 이영돈 PD가 간다.


사실 필자는 그리스 요거트 방송을 보면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젊은 시절 이영돈 PD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KBS에서 SBS로 옮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했었고 역대급으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SBS에서 다시 KBS로 간... 물론 이영돈 PD의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은 인정, 하지만 이제 세월이 흘러 이영돈 PD도 젊은 PD가 아니고 1956년생이면 이제 곧 환갑이 될 나이 아닌가?


보통의 상식으로는 60세가 가까운 나이가 되면 욕심이나 열정보다는 이해와 배려, 그리고 걱정이 많아지는 나이 아닌가? 질러보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방송을 대하는 것은 젊은 PD들이 시청률을 좇으며 하는 악행이다. 악마의 편집 논란이 요즘 꾸준히 나오는건 젊은 PD들이 치기에 어린 행동이고 자신의 이름을 알려서 개인의 편안한 삶을 꿈꾸는 짓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제 세상을 알게되고 혹시 내가 하는 행동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지 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게 된다.




옐로우 저널리즘(황색 저널리즘)이라고 부르는 언론이 가지말아야할 길이 있다.


유명한 한장의 만화.


<선데이 월드(Sunday World)>의 연재만화 '옐로 키드(The Yellow Kid)'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옐로저널리즘 자세한 설명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14&contents_id=54585



옐로 저널리즘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우선 신문의 시작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신문이란건 처음 동네에서 벌어진 일을 종이에 적어서 서로 공유하던 것이 신문이었으리라. 헌데 이러한 종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된 동기는 황색 저널리즘 덕분이다. 초기 신문의 가장 인기있는 기사는 역시 유명한 사람의 뉴스나 이웃집 불륜이야기, 싸운 이야기들이었다.

이 속성은 지금도 많이 본 기사를 보면 똑같이 적용된다. 신문사가 커지고 점점 기사는 선정적으로 바뀌고 비도덕적인 기사들이 범람하는데 이것은 신문 구독률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자극적인 기사제목과 과도한 표현력은 요즘와서 생긴 경향이 아니라 저널의 시작과 그 역사를 같이하는 것이다.

선정적이고 공격적인 기사 외에도 신문의 보급에 크게 기여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신문의 연재만화였다. 만화라는 것은 재미도 있지만 연재물로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신문을 사보는데 큰 요소가 됐다. 

<선데이월드>지에 게재된 인기 만화 ‘노란 꼬마(Yellow Kid)’의 작가 리처드 펠튼 아웃콜트가 <선데이저널>로 옮겨가서  ‘노란 꼬마’를 계속 연재했는데 <선데이월드>는 새로운 만화가를 고용해 계속 ‘노란 꼬마’를 그리게 함으로써 두 신문사 간에  ‘노란 꼬마’ 경쟁이 붙었고 이 때 노란꼬마 신드롬을 보면서  <뉴욕프레스>의 편집국장 어빈 워드맨(Erwin Wardman)이 끔찍한 사건과 스캔들로 신문 부수를 늘리려는 이 두 신문을 황색 언론이라 부르고 여기서 예로 저널리즘, 황색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탄생한다.

신문 판매 및 구독 촉진을 위해서 제목을 선정적으로 달고 점점 그림을 많이 삽입했으며 살인사건 보도에 있어서도 살해방법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현장의 끔찍한 사진도 될 수 있으면 많이 컬러로 담으려고 애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귀족이나 재벌, 거물급을 탐정 취재하여 그 내용을 흥미위주의 기법으로 다뤘다.


우리가 아는 퓰리처상의 퓰리처가 이러한 센세이셔널한 취재로 한때 유명했었는데 당시 잠입 취재와 탐사보도라는 개념이 넬리 블라이라는 저널리스트에 의해 생겨난다. 직접 사건 속으로 들어가서 몰래 취재를 하거나 경험해보고 보도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에서 나오는데 탐정 저널리즘이라고도 부르고 스턴트 저널리즘이라고도 한다.





그러니까 이영돈 PD의 오랜 취재법은 이때 썼던 취재 스타일을 많이 응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넬리 블라이 기자는 정신병원을 취재하기 위해 정신병자 연기를 해서 직접 환자로 들어가서 취재를 하고 여성 수감자 학대를 폭로하기 위해 직접 절도를 저질렀다고 허위 혐의를 만들어서 교도소에 들어가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이다. 무엇을 위해 몰래카메라 등을 활용하여 취재를 허가받지 않고 취재를 하는가가 관건이다. 그것이 정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현상인지, 그리고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할 악행이나 나쁜 현상인지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취재 과정에서 오류는 없는지 두번, 세번 확인해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몰카가 아니라 취재협조를 받고 촬영을 했을 경우에는 취재를 당하는 사람이 해명을 할 기회를 갖게 되고 또 방송 전에 그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있는데 몰래 촬영해서 그냥 방송을 해버리면 당하는 사람들은 반론을 제기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사후에 억울한 점은 법적으로 호소할 수 있으나 자신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더라도 언론에 이미 나가버린 이미지는 씻을 수 없기때문에 아무 죄도 없이 엄청난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센세이션을 몰고 오는 기사는 흥미에 의해 급속도로 퍼지지만 이후에 정정보도하는 것은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 이영돈 PD의 그릭 요거트 취재건만 보더라도  '이영돈 PD가 간다'에서는 시중에 판매 중인 요거트 중 진짜 그릭 요거트는 없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방송했고 일일 검색어 1위를 하며 이슈가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먹는 요거트가 생활 속에 있는 제품인데 모두 가짜라고 하니 당연히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 또는 기사를 보게되는 것이다.


 "8개 중에는 그릭 요거트가 없다. 왜냐하면, 설탕도 들어가 있고, 무슨 가루도 들어가 있다. 진짜 요구르트가 아니다"라는 불가리아 요리사 미카엘의 인터뷰를 삽입했다.




그리스 요리사 요르고는 "맛을 보자면 아무것도 신맛이 나지 않는다"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김세헌 교수는 "그릭 요거트라고 하기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단맛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방송이 나가고 그릭 요거트 회사 사장이라고 밝힌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그 내용을 보면 방송이 애초부터 악의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방송 왜 이런 식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사장은 '이영돈 PD가 간다'에서 프로그램 촬영 요청이 왔으나 맛집 방송조차 촬영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며 촬영요청을 거절했고 제작진은 몰래 촬영하여 방송을 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게에는 당분이 첨가된 유기농 가당 그릭 요거트와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유기농 무가당 그릭 요거트가 있는데

가당 그릭요거트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가당 그릭 요거트를 먹으니 당연히 단 맛이 나서 전통 그릭 요거트는 없다는 결론을 내고 대한민국 시중에 있는 그릭 요거트가 마치 모두 가짜인 것 처럼 옐로 저널리즘적인 방송을 한 것이다.





출처 : 네이트 판 캡처 


또한 이영돈 PD는 위에서 말한 탐정 보도, 스턴트 저널리즘적인 효과를 위해 직접 섭취하고 신체검사까지 하는 등 대중이 좋아할만한 취재, 고발 방법을 채용했다.


물론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경각심을 주고 몸에 안좋은 식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들을 고발하는 것은 분명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취재를 하지 않을 경우 어마어마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한다. 

예를 들어 요즘 예능 대세 강균성은 아이스크림 가게를 오픈했다가 벌꿀 아이스크림이 파라핀으로 만들었다는 보도때문에 망했고 아이스크림 사업을 접었다고 했다.

 






원로 연기자 김영애씨는 주식회사 참토원에서 황토팩 화장품을 제조했는데 '이영돈의 소비자고발'에서 이 화장품에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방송때문에 어마어마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봤다. 하지만 황토팩을 만들던 중 분쇄기가 마모돼 쇳가루가 유입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헌데 놀라운 것은 1심에서 이영돈 PD 등 2명과 KBS가 참토원에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났는데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황토팩을 만들던 중에 쇳가루가 유입됐다는 KBS의 보도는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더라도, 제작진이 그렇게 믿을만한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결국 이영돈 PD는 잘못된 보도를 하긴 했지만 무죄였다.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잘못된 보도를 해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결국 김영애씨와 그의 사업만 피해를 보고 이 사건은 종결이 된다. 그릭 요거트도 그렇고 간장 게장도 그랬고 MSG가 몸에 나쁘다고 했던 보도도 마찬가지다. 보도를 통해 사회와 기업, 그리고 대중이 먹는 먹거리 등에 문제가 없도록 안전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 진정 이영돈 PD의 뜻이라면 좀더 자세히 취재하고 좀더 확인과 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이영돈 PD가 꿈꾸는 안전한 세상의 요건 중 하나는 방송사의 횡포로부터, 그리고 잘못된 언론의 보도로부터 지켜야하는 안전도 포함되어있지 않을까?


그리고 오늘 파스퇴르 광고에 이영돈 PD가 모델로 등장했다. 베네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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