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방심위에 심의
동성애 소재 드라마 부도덕한 것인가?
JTBC의 '선암여고 탐정단'에 여고생 키스 장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심의를 받고 있다. 선암여고 탐정단의 여고생 키스와 포옹 장면이 문제시 될 수 있는 항목은 윤리, 품위유지, 건전성, 성 표현, 어린이 청소년 정서함양 등의 조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심의위원 5명 중 4명이 법정제재 의견을 내고, 1명만 행정지도 ‘권고’를 내 중징계가 유력한 상황이리고 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 자꾸 걸리는 단어가 윤리성, 품위유지, 건전성, 이런 단어들이다. 물론 성표현에 관해 너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면 그것은 인정할 수도 있다. 어린이 청소년 정서함양에 성적인 장면이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자극적으로 묘사됐다고 한다면 그것도 오케이.
그런데 과연 동성애는 비윤리적인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품위가 떨어진다는 것.
예를 들면 이런 말.
“(동성애자들의 애정표현은) 부도덕하다고 본다. 동성애, 그중에서도 여고생들의 동성애가 부도덕하므로 수많은 단체가 민원을 넣은 것이다”
이 말에 난 이상하게 서글프다. 나만 느끼는건가?
어떻게 동성애가 부도덕한가?
동성애란 것은 동성을 사랑하려 노력하고 그런 행위가 좋아보여서 하는 행동이나 연출이 아니다. 그러니까 일탈하고 싶은 욕구나 반항하고 싶은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고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부도덕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킬미 힐미에서 요나가 남자인데 같은 남자에게 키스를 한다고 해서 부도덕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임슬옹이 호구의 사랑에서 어린 호구에게 사랑을 느끼고 키스를 하는 것 또한 부도덕한 것이 아니다. 헌데 남자끼리 하는 키스는 의외로 더 관대한 것 같다. 언론에서도 호구의 사랑보다는 선암여고 탐정단의 경우가 더 쇼킹하게 그려지는 것 같다. 요나는 워낙 지성이 여자처럼 연기를 잘했고 코믹했기때문에 문제가 없고 ㅋㅋㅋ (뜬금없이 요나 보고 싶다)
선암여고탐정단 심의를 하는 회의장 밖에는 모 학부모연합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그 피켓의 내용이 이렇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동성애를 반대합니다”, “학부모의 심정으로 심의 바랍니다”
이 역시 똑같이 서글픈 말이다.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소수라고 하여 다수가 반대할 권리는 없는 것 아닐까?
물론 동성애가 싫을 수는 있다. 하지만 반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장애인이 방송에 나오는 것을 국민 10명 중 8명이 보기 싫다고 하고 반대한다고 해보자.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장애인도 자신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니고 동성애자도 자신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동성애를 느낀 초기에 그들은 죽을만큼 힘들어하고 가족들에게 버림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인권은 다수에 의해 소수가 희생되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논의는 분명 표현 수위나 선정성, 장면의 시간이 쓸데없이 길었는지, 시청률을 위해 과도했는지, 굳이 줌인까지 하면서 강조해야했는지, 시청 타깃을 생각해서 상징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었는지,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굳이 드라마에 동성애를 소재로 썼어야했나라는 식의 선입견이 있는 한 우리 사회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변함없이 부정적이고 침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 jtbc 선암여고탐정단, tvn 호구의 사랑, sbs 킬미힐미
공감하신다면 공감하트를 눌러주세요!
컬트피디닷컴은 공감과 공유에 의해 운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