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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핵노잼 폭망의 이유는 윤성호 감독인가? 서수민 PD인가? 박지은 연출로 바뀐 것인가?

cultpd 2015. 5. 17. 09:33

잘나가는 드라마 프로듀사를 왜 폭망이냐고 질타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전에 올린 글들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고 프로듀사 제작진에게 주는 팁 정도로 보시면 되겠다.


일단 프로듀사 2회를 보면서 약간의 희망을 보았고 또 폭망의 이유도 어느 정도 파악됐다.

시청자 역시 프로듀사 2회 시청률을 10.3%로 높여주었다.

프로듀사 1회 시청률은 10.1%였고 0.2%p가 올랐다.

프로듀사 2회 시청률이 1회 시청률보다 새발의 피만큼 올랐다고 해서 희망을 보는 것은 절대 아니고 또 내가 생각하는 문제가 해결돼서 시청률이 오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MBC '여자를 울려' 시청률은 15.0%이고 '여왕의 꽃'은 12.0%다.

KBS1 '징비록'은 10.5%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일반인 출연 예능 프로그램이 6.2%다.


객관적으로 솔직히 얘기해서 10.1에서 10.3%로 올랐다고 해서 비슷한 시간대의 프로그램들을 봤을 때 과연 상승했다거나 상승세라고 얘기할 수 있나?

뭐 요즘 기자들은 아군과 적군이 확실하니 빨아주려고 마음먹고 쓰면 무조건 빨고 깔려고 쓰면 무조건 까는 능력들이 있는 인턴 기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고 그냥 솔직히 쓰겠다.


분명 제작진, 제작비, 출연지 김수현 등을 봤을 때 폭망 맞다.

폭망은 폭풍 망했다는 뜻이고 핵노잼이라고 해도 되겠다.


폭망의 원인이 윤성호 감독인지 서수민 피디인지 논하기 전에 일단 문제점부터 밝히면 

실험정신, 도전 정신 등을 동원하여 낯선 형식과 새로운 구성으로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는 전략이 있겠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늘 보아왔던 형식과 내용의 클리셰로 편안함, 친숙함과 예상가능한 긴장, 그로 인한 빠른 몰입과 감정이입으로 재미를 주는 전략이 있다.


프로듀사 1회는 전자의 전략을 썼나?

대단히 미안한 얘기지만 프로듀사 1회는 전자도 후자도 아니고 그냥 아무 재미 없었다.

그냥  MBC 테마게임 중 최악으로 재미없는 회차를 보는 듯 했고 KBS 유모어극장 현대판을 보는 듯 했다.

배일집과 김국진만 안나왔지 딱 예능국에서 만드는 드라마 흉내내기에 대학생 졸업작품전에 내기 위해 수업에서 배운 형식의 독특함을 자랑이 첨가된 것 같았다.



자, 그렇다면 최고의 피디 표민수와 최고의 작가 박지은이 최고의 배우 김수현과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라인업을 데리고 망할려고 발버둥쳐도 망하기 힘든 드림팀인데 어떻게 폭망할 수 있었을까?

제작사 역시 초록뱀은 기 검증된 드라마 제작사이니

메인 중 남은 구성은 결국 두 사람 밖에 없다.


서수민 PD와 윤성호 감독만 남았다.


이것은 누구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추궁하려는 것이 아니라 특성의 문제이며 또 개인의 호불호 문제이다.


프로듀사 1회도 신선하고 재밌었다는 사람들이 많으니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다.

서수민 PD는 CP로 과거 폭소클럽이나 개그사냥 같은 정통파 코미디 라인이고 아마도 김웅래 PD에게 코미디의 기초를 배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개그콘서트 연출에서 용감한 녀석들에 의해 그 이름이 알려졌고 CP로서 1박 2일,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을 책임지는 프로듀서다.

그러니 서수민 PD가 투입된 것도 파격적이고 새로운 시도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윤성호 감독 역시 독립영화와 웹드라마로 네티즌에게 큰 인기를 끌고 인정받은 감독이다.


이거 뭐야?

쓰다보니 정말 드림팀 맞네.


근데 왜 이렇게 재미없어?


결국은 배가 산으로 간 것인데 현재는 나같은 블로거나 SNS, 각종 게시판 이용자 들에 의해 더 산으로 가게 생긴 형국이다.

서수민 PD가 하고 싶은 방송국 뒷얘기의 재미있는 요소와 윤성호 감독의 독특한 형식미와 도전정신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낼 것 같았지만 이것이 새로움으로 느껴지지 않고 아카데미 학생들의 작품처럼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정극 연출자 표민수 PD가 연출로 교체되고 윤성호 감독은 제작팀의 구성으로 함께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러한 과정이 고스란히 1편에 담겨있고 1편 시사 후, 혹은 촬영 과정에서 트러블이나 문제 의식때문에 교체됐을 확률이 크다.

그러니 2회로 가면서 조금 더 드라마다워진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드라마 처음을 엄청나게 멋있게 혹은 놀랍게 혹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드라마 작가가 고민해야할 첫번째 과제인데 프로듀사 1편은 다큐 3일을 찍는다는 설정으로 독특하게 보이려고 애썼지만 정말 다큐 3일로 보였다.


근데 문제는 다큐 3일보다도 더 재미가 없었다.

PD 질문도 없이 연기자 혼자서 인터뷰를 하니 리얼리티도 없고 그렇다고 연기자가 일반인 흉내를 연기로 하니 연기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 같다.


그런데 윤성호 감독의 작품 '썸남썸녀'를 보면 이러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썸남썸녀와 프로듀사와 비슷하게 닮지 않았나?

썸남썸녀는 드라마이지만 다큐같은 SBS 남규홍 PD의 '짝'과 같은 내용이다.

그러니까 다큐를 드라마로 찍은 것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려나?

인터뷰를 하는데 인터뷰가 아니라 연기라는 뜻이다.

이것도 똑같다.




인터뷰 형식을 가미하여 리얼함을 살리려는 의도와 새로운 형식미를 연출하려는 생각은 좋지만 한번 잘 생각을 해보라.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보다 드라마를 좋아하고 시청률도 훨씬 높다.

연예가 중계 김수현 인터뷰보다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이 더 임팩트 있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물론 별그대 에필로그처럼 그렇게 인터뷰를 하는건 상관없지만 이 인터뷰들이 흐름을 다 끊어 놓는다.


무슨 얘기냐하면 드라마는 구성을 가지고 스토리를 끌고 나가야하는데 스토리와 전혀 상관없는 개인기나 말장난이나 에피소드들이 툭툭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전의 별그대에서도 총맞은 것처럼을 부르는 전지현이나 김수현의 개인기가 안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그건 극중 캐릭터가 하는 극의 흐름에 필요한 연기였고 이번에는 쓸데없이 주 스토리보다 부 에피소드가 더 커진 느낌이다.


맹구흉내와 영구없다는 정말 재밌었고 서수민 PD 특유의 편집점도 상당히 훌륭하다.





썸남 썸녀와 비교해보면 흔들거리는 카메라 워킹까지 똑같다.

썸남썸녀 - Ep01. 첫인상이 뭐길래 (Eng CC)



하지만 그건 예능에서나 훌륭한 것이지 드라마는 스토리텔링이다.


프로듀사 2회부터 촬영도 좀 드라마 문법에 맞게 안정되어가고 내용도 몰입이 되는 몇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재미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윤여정에게 하차를 통보하는 내용 중에 생기는 오해가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방송 초짜 AD의 상황 설명이 중요한 것이 드라마고 

그 이후에 윤여정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이름을 묻고 PD라고 이름을 불러주는 장면은 몰입이 되니 재미가 있다.

왜냐하면 말장난이 아니라 첫사랑때문에 왔다가 그렇게 PD가 되어가는 것이라는 설명이 돼서 재밌는 것이다.

그게 드라마다.



그리고 우산을 빌려주고 전화번호를 따는 장면 역시 김수현이 계속 우산 반납하라는 말이 재밌는게 아니라 아이유와 엮이는 내용의 전개라서 재밌는거다.

그러니까 아이유가 김수현의 비맞고 뛰어가는 장면을 바라보는 눈빛이 드라마의 재미지 거기서 얼마나 멘트를 코믹하게 치느냐가 싸움의 관건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대사 하나하나가 웃기면 더 좋겠지만 중요한건 극의 전개고 그렇게 따지면 이렇게 많은 잡동사니 아이디어들의 나열 속에서도 지루하다는 충격적인 평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다.


빨리 아이유와 김수현의 내용이 전개가 되고 또 그 사이에 공효진이 끼고 그런데 또 차태현이 문제고 뭐 이런식으로 빨리 극이 앞으로 나가야하는데 계속 노젓기를 엇갈리게 해서 배가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느낌이다.

프로듀사가 일일연속극이나 대하사극, 시트콤이면 이런 말은 하지도 않는다.

헌데 이건 벌써 전체 분량의 6분의 1정도가 끝났는데 아직도 토너나 갈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아무튼 윤성호 감독은 윤성호 감독의 강점이 있고 그게 통하는 타깃이 있고 또 매체가 있다.

그게 스크린이든 웹이든 좀더 선진적이고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쪽에서 실험을 많이 하고 나중에 표민수 피디 정도 나이됐을 때 와서 실험하면 그건 진정한 실험이 될 것이다.

서수민 피디 역시 CP로서 전체 흐름을 보고 제작진들이 각자의 역량을 최고로 잘할 수 있게 지원해주면 된다.

그렇게 각자의 임무가 있고 특장점이 있는게 사회 생활이고 회사며 조직 아니겠나?


윤성호 감독이 찍어놓은 분량이 얼마나 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참여를 할 것인지 모르겠지만 2015 한류 상품 최고 기대작에 "이렇게 해볼까?"라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하면 돼"라고 하셨으면 좋겠다.


2부는 시청자 반응을 알아도 반영할 수가 없었을테니 3부부터는 곁가지보다 본질에 충실한 프로듀사를 기대해본다.

아울러 지난 포스팅에서 박지은 작가에게 힘을 실어주라는 글을 썼더니 네이버 프로그램 소개에 아예 박지은 작가를 연출로 올린 것인가?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

아무튼 프로듀사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