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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배창호 감독 한티역 투신 사고 아니다!! 불면증에 실족사고 (배창호 감독 영화들)

GeoffKim 2015. 6. 1. 12:41

내가 잘 아는 배창호 감독, 고래사냥 배창호 감독을 처음 만난건 러브스토리라는 영화를 찍을 때였다.

주연 배창호, 김유미 (배창호 부인)의 러브스토리!


배창호 감독은 러브스토리라는 영화에서 부인 김유미씨와 함께 직접 출연하여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영화 안에 담았다.

흔들리는 다리위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연기하는 배창호 감독, 버스안에서, 포도밭에서, 그리고 청계천 시장, 신촌역 등 당시 배창호 감독을 취재하던 나는 참 묘한 신선함을 느꼈다.


과거에 유명했던 대한민국 대표 감성 영화감독.

그를 팔로우하며 배창호 감독의 정서가 정말 순수하고 예쁘구나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 대단했던 배창호 감독을 믿어주고 의미있는 영화작업을 지원해줄 사람들이나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이장호 감독과도 몇번 촬영을 같이 했었는데 마찬가지였다.

이장호 감독도 계속 영화 혹은 TV 시리즈로 작품을 계획하고 있지만 뜻대로 이뤄진 적이 거의 없다.

배창호 감독은 1980년 이장호 감독의 영화 '별들의 고향'에서 조감독으로 영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배창호 감독은 시나리오적으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고 대책없는 로맨티스트로 통했다.


옛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에게 영화란 것은 옛날에 했던 직업적인 의미가 아니라 모두가 다 현재였다.

하고 싶지만 그리고 늘 계획을 세우지만 현실화되지 않아 안타까운 현실이고 현재였다.


예를 들어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안녕하세요 하나님, 기쁜 우리 젊은날,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의 감성어린 작품들을 본 적이 있다면

배창호 감독의 감성이 어느정도인지 대한민국 영화에 한 획을 그은 순수한 느낌을 기억할 것이다.

우산을 쓰고 다니고 삶은 계란을 까먹고 또 고래를 잡으러 떠나는 로드 무비까지...





고래사냥 배창호 감독




힘들었던 현실을 이겨내려고 만들었던 작품이 94년 다시 돌아온 젊은 남자였다.

분명 감각적으로 애쓴 배창호 감독의 변신이 보여졌고 또 대작 흑수선 역시 2001년 시도됐다.

하지만 흑수선은 제작비 대비 큰 흥행을 만들지 못했다.

사실 흑수선은 배창호 표 영화의 느낌은 아니었다.


결국 이것은 현실과 배창호 감독의 감수성을 맞추기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었고

배창호 프로덕션이라는 회사에 가봤는데 그곳에서도 배창호 감독의 열정과 못다이룬 꿈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시대의 감독들은 늘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이 안타까웠다.

문화의 다양성은 없고 홍보비가 수십억 들어가지 않으면 아예 극장에 걸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한국 영화계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고 퀄리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건 빈익빈 부익부로 몇명의 흥행 감독이 만드는 할리우드식 영화의 이야기일 뿐, 실제 한국 영화 감독들은 모두가 힘들다.

오죽하면 김기덕 감독이 한국에서 개봉을 안한다고까지 이야기했을까?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임권택 감독 역시 힘든 상황인데 다른 감독들은 오죽하겠나?


그리고 오늘 오전 5시 58분쯤,

62세 배창호 감독이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분당선 왕십리 방면 승강장에서 철로에 떨어졌다.

다행히 열차가 들어왔지만 안전지대로 몸을 옮기면서 생명을 건졌다는 보도다.



CCTV 확인 결과 경찰은 주변에 아무도 없이 홀로 있다가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고 투신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밝혔다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를 수가 있다. 왜냐하면 최근까지 시나리오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이장호 감독의 이야기때문이다.

( 추가 내용 : 방금 들어온 속보로는 배창호 감독 실족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얼굴에 외상이 있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알려졌는데

이장호 감독이 제일 먼저 배창호 감독을 찾아왔다고 한다.

이장호 감독의 말로는 최근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있었다라고 밝혔다.


난 이 말에 참 많은 아픔을 느낀다.

우리가 잊은 문화, 우리가 돌보지 않는 역사,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과거 우리들의 선배들과 기록들.


가족들 이야기로는 배 감독의 수면장애가 보통 심했던 게 아니라고 했고 거의 매일 밤 잠을 못잤다고 전해졌다.

이장호 감독의 말로는 투신이 아니라 배감독과 최근 매일같이 새벽에 산책을 했다는 이야기와 수면부족이었다는 이야기를 종합해봤을 때 수면부족으로 발을 헛디뎌 떨어진 것이 아닌가라는 것.

그러니 발을 헛디뎌 떨어지며 찰과상을 입고 지하철이 들어오자 몸을 피한 것이 더 맞지 않겠냐는 의견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함부로 알아보지도 않고 배창호 감독이 투신했다라든가 자살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창호 감독의 쾌유를 빌며 다음 작품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응원할 것이다.



고래사냥 배창호 감독의 영화 연보 (출처 : 위키백과)


《꼬방동네 사람들》 (1982년)

《철인들》 (1983년)

《적도의 꽃》 (1983년)

《고래 샤냥》 (1984년)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1984년)

《깊고 푸른 밤》 (1985년)

《고래 샤냥 2》 (1985년)

《가까이 더 가까이》 (1986년)

《황진이》 (1986년)

《기쁜 우리 젊은 날》 (1987년)

《안녕하세요, 하나님》 (1987년)

《개그맨》 (1989년)

《꿈》 (1990년)

《천국의 계단》 (1991년)

《젊은 남자》 (1994년)

《러브 스토리》 (1996년)

《정》 (2000년)

《흑수선》 (2001년)

《길》 (2006년)

《여행》 (2010년)



수상 경력


대종상 신인감독상(1982년)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1982년)

영평상 신인감독상(1982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1983년)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감독상(1983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1984년)

대종상 감독상(1985년)

백상예술대상 감독상(1985년, 1992년)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그랑프리(1985년)

서울시문화상(1985년)

황금촬영상 감독상(1987년)

영평상 각본상(1996년)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 (2000년)

이탈리아 우디네영화제 관객상(2000년)

프랑스 베노데영화제 감독상, 관객상(2000년)

제35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3년, 대중예술부문)

제5회 한국영화문화상 감독상(2006년)


방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역시 투신 자살이 아니라 배창호 감독 실족으로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요즘 인터넷 신문은 정말 사실 확인 없이 무조건 빨리만 쓰려고 하여 잘못된 보도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잘못된 보도는 그 이후에 아무리 정정보도를 해도 지워지지않는 기억을 남긴다.

그것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주기도 한다.

아무튼 불행중 다행히 배창호 감독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실족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의 선배 문화인으로 조금 더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