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과 분노해야하는 뉴스가 동시에 벌어졌다. 동전의 양면을 보는 듯한 특별한 뉴스인데 두 뉴스 공히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뉴스다.
일단 기쁜 뉴스부터 전하면 사람들은 크게 신경 안쓰고 연예뉴스에 집중하는 동안 대한민국에 기쁜 뉴스가 전해졌다.
며칠전 안희정 충남지사의 페이스북에는 독일 본으로 간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대학생처럼 배낭을 매고 독일로 출장을 가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백제 역사 유적을 세계 유산 등재하기 위해 가는 길이었다.
독일 본으로 출장 가는 중입니다.
공주, 부여, 익산 백제역사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 확정 받기 위해서입니다.
예정대로 7월 3일부터 3일간 개최되는 세계유산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지난 2년 동안 수고하신.. 충남도와 공주시, 부여군, 전북도와 익산시 그리고 문화재청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코모스 중국 집행위원으로서 현장 실사를 해주신 왕리준 선생님과 이코모스 한국 위원장 이혜은 교수님 그리고 나선화 문화재청장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물론 3개 시군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가장 큽니다.
오래된 도시 유적지구여서 도시개발 등에 많은 제약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유적들을 발굴, 보존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백제역사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우리나라 고대 3국-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유적이 모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게 되었습니다.
부여 사비성을 중심으로 공주와 익산 등 총 8곳의 역사유적이 세계유산이 됩니다.
백제역사유적이 세계유산으로
평가받은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입니다.
백제유적을 둘러보실 때
이 점을 참고하시면 더욱 의미 있는 방문이 되실듯하여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째 이유
현재의 부여, 공주, 익산의 백제유적은 고대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의 건축, 종교 등의 교류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
부여 사비성을 중심으로 현 부여, 공주, 익산의 유적들이.. 고대 왕국 백제의 수도 입지, 불교문화와 사찰, 고분, 건축물 등의 독특한 예술성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여(사비), 공주(웅진), 익산의 8곳 세계유산 등재 예정지는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많이 많이 놀러오세유~♡
세계유산 등재 확정 받고 오겠습니다.
이렇게 이어폰 끼고 배낭매고 가니 뉴스가 안나지???
좀 양복입고 여러사람 끌고 주루룩 서서 기자회견이나 꽃다발 들고 플랜카드 뒤에 놓고 사진찍고 하면 신문에 많이 났을텐데
안희정 충남지사는 성격답게 조용히 그냥 갔다.
그리고 백제 역사 유적 심사라는 글이 또 올라왔다.
그리고 참 기쁜 일이 벌어졌다. 우리의 부여, 공주, 익산, 백제 역사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백제가 이제 세상에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수많은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 역사의 현장을 관광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됐다.
이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우리도 잘 모르는 우리의 문화 유산, 관광 자원을 보라!
공산성
송산리고분군
정림사지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그리고 왕궁리 유적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 제 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백제역사 유적지구가 최종 심사를 통과하고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을 “백제유적은 고대 한·중·일 평화·번영 결과물”이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고분군, 부여 관북리유적 및 부소산성, 부여 능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 나성, 익산 왕궁리 유적, 익산 미륵사지 등 모두 8개 유적지로 구성돼 있다.
백제유적이 유네스코에 평가받은 항목은 '특정 기간이나 문화지역 내 건축과 기술, 예술, 도시계획, 경관 디자인 등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 증거'에서 점수를 받았고 또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가 있는 유산'에서도 기분을 충족하여 등재되게 되었다.
등재 심사 통과 후 안희정 충남지사는 WHC 회의장에서 공식 연설을 했다.
"백제역사유적은 고대 한·중·일과 동북아시아 평화·교류·번영의 결과물”이며 “1400년 전 고대 왕국 백제의 역사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전 세계 시민들이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북아의 과거·현재·미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참 의미있는 말이다. 161개국 1007건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이 들어가 있는데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들어가면서 무려 12건으로 그 보유 숫자가 늘게된 것이다.
이건 대단히 경사스러운 일인데 별로 뉴스화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이런건 보수 우익들이 신경써줘야하는 것 아닌가 좀 의아하다.
어쩌면 안희정이란 사람이 노무현의 사람이라 이렇게 조용히 넘어가는걸까?
옛날 전두환 시절이라면 아마 길에 사람들 동원해놓고 꽃가루 뿌리고 오픈카 위에서 달릴 일인데 ㅋㅋㅋ
아무튼 매우 기쁘다.
그런데 이러한 평화와 교류의 역사 유적과 반대로 아주 침울한 소식이 있었다.
같은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벌어진 일인데 미국 하원의원들이 일본 산업혁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진= mbn 뉴스
이것 역시 한국이 정치적으로 그리고 여론적으로 분노해야할 일이다.
마이크 혼다, 크리스 깁슨, 찰스 랭글 등 미국 연방 하원의원 6명이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하는데 부끄럽게도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왜곡된 일본 산업혁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한다"라는 내용이고 미쓰이, 미쓰비시, 아소그룹 등 2차 대전 당시 전쟁포로들에게 노예 노동을 시킨 일본 거대 산업체의 이름도 열거했으며 그 내용에 보면 한국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
"수만 명의 한국인은 거의 노예와 같은 상태에서 노역했다"라는 부분인데 세계유산에 이런 전쟁 포로, 산업 혁명의 역사가 있는 곳이 등재되면 되겠는가?
이건 대한민국도 분노하고 우리 정치인들도 나서야하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