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세계 최초로 네티즌이 누구인지를 제가 알아냈습니다.
뭐 그렇게 노력도 안했는데요
네이버에 찾아보니까
시민을 뜻하는 시티즌(citizen)과 통신망을 뜻하는 네트워크(network)의 합성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하... 쉽게 풀어서!
두가지 관점이 있는데요.
기술적인 관점과 사회적인 관점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기술적인건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망 등을 활용하는 사람들이고요.
사회적으로는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진 사회관계 속에 참여하여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생각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자,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기술적이든, 사회적이든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인간 중에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글이나 댓글을 한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툭하면 네티즌이 무섭다, 네티즌 대단하다, 네티즌 못됐다... 하는데
이 네티즌이 누구인가?
정답 : 바로 우리다!!!
컴맹 할머니나 시골에서 농사짓는 외삼촌 등 우리 전 세대, 열심히 살았던 선배들 빼고는
우리 모두가 네티즌인 것입니다.
그 중에 악플러가 있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거죠.
오프라인에도 막말하는 사람, 도둑질하는 사람, 사기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똑같지 않은가요?
네티즌이 황우석 박사의 조작을 알아냈단건 네티즌 중에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고
타블로로 문제가 많았는데 그것 역시 대충 외국에서 공부 좀 해본 사람과 그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사람, 그리고
제대로 모르면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줄 알았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지하철에서 할머니와 여학생이 싸우는 걸 올린 사람 역시 카메라 기능이 있는 핸드폰이 있었고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지하철에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학생이 올리라고 하기도 했지만 ㅎㅎㅎ)
어떤가요? 이 사람들이 네티즌이라는 특수 임무를 띈, 혹은 CSI 훈련을 받은 사람들처럼 보이나요?
서로 다른 직업이나 지식, 자신만의 경험을 가진 우리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익명성, 또는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고 얘기하고 노는 겁니다.
방송에서 네티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작가나 피디도 아이템을 90퍼센트는 인터넷에서 찾습니다.
그들도 네티즌입니다 ㅎㅎ
그러니까 타블로를 괴롭힌건 네티즌이 아니고
그 문화적 속성도 아니고, 그냥 사람들인겁니다. 놀랍죠?
옛날에는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았었고 인터넷이 가정에서 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죠.
하늘소 같은 프로그램으로,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같은 업체를 통해 정보를 교류할 때는
네테즌이 특별한 사람들이었던게 맞을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네티즌은 특별한 무리가 아닌 우리 자신입니다.
네티즌의 속성은 특별한 문화적인 속성이라기 보다는 그냥 인간의 속성입니다.
그 인간의 속성이 익명성으로 인해 더욱 잘 드러나는 것 뿐이죠.
그러다보니 악랄한 댓글로 상처를 입히고 죽음에 까지 이르게 만드는거죠.
남잘되는 걸 보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잘못된 정보로 흥분하고, 또 따뜻한 사연을 보며 눈물짓고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인간의 속성이 좀 더 과장되고 자유롭게 펼쳐지는 것 뿐입니다.
네티즌이란 말을 처음으로 소개한 하우번(HAUBEN)이란 사람은
단순히 통신망을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은 네티즌이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문화적인 의미에서 가치를 만들고 사회적 차원에서 관계를 이루어가는 가치 개념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현실로 돌아와보면 우리들인 것입니다.
급속도로 빨라지는 인터넷 보급과 컴퓨터 보급...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인터넷이 안되는 집이 있었고
컴퓨터가 한대도 없어서 회사에 가야했고
종이로 모든 것을 들고 다녀야했습니다.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보면 10년 정도는 아주 우스운 기간입니다.
그런데 그 빠르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이제 네티즌이라는 말은 무의미한 말인 것 같습니다.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고등학생을 지칭하는 것인지, 악플러를 지칭하는 것인지...
제 생각에 네티즌은... 지금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바로 우리입니다.
네티즌을 욕하는 것은 놀랍게도 우리 자신을 욕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인터넷 세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힘, 자정 능력인 것입니다.
이제 네티즌 무섭다고 하기 전에, 난 무엇을 했는가를
먼저 생각해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