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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아이유 까까까까까지 시키는 무례한도전

GeoffKim 2015. 7. 25. 22:27

난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반드시 필요하고 때로는 늙은 나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간다.

예를 들어 밴드 혁오가 나왔을 때 세수하고 오라는 멘트를 날리는 것이나 줄다리기에서 의외로 선전하며 케이크를 먹는 모습 등 박명수가 가지고 있는 영역이 분명 있고 그것이 빠지면 다른 캐릭터까지 충돌작용이 모자라서 힘이 빠지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박명수를 매우 좋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매번 가요제를 할 때가 되면 박명수가 정말 기분 나빠진다.

싫은 정도가 아니라 불쾌하다는 뜻이다.



사진출처 = 박명수 인스타그램


분명 유재석도 박진영 곡을 깠고 정형돈은 혁오를 비하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지만 그들의 모습이 불쾌한 모습은 아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충분히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이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보려는 욕심 정도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상하게 박명수한테만 가면 가요제는 상당히 보기 불편하고 심하게 얘기하면 갑을 관계와 횡포로까지 느껴져서 심히 불편하다.


왜 정형돈과 박명수가 똑같이 곡선정에서 아티스트를 막 대하지만 정형돈은 괜찮고 박명수는 안되는지 곰곰히 기분나쁨의 출처를 고민해봤다.



정형돈은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재미를 위해 말을 하고 거기에 대한 보이지않는 컨센서스가 이미 서로에게 존재한다. 쉽게 얘기해서 설명을 했든 안했든 아티스트와 형돈 사이에는 견딜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박명수는 나이와 선배라는 것, 그리고 캐릭터 등의 이유로 아이유를 몰아가는데 정해진 교감이 없는 듯 보인다.

실제로 교감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이냐가 중요한 것인데 아쉽게도 박명수 아이유 조합에서만 그 불협화음이 예능으로 승화되지 않고 실제 상황으로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유는 뻔하다.

정형돈이 아무리 밴드 혁오를 가지고 놀고 의심하고 장난치고 소리지르고 코먹지 말라고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웃는다.

밴드 혁오도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작품을 까대면 무조건 기분 좋지는 않을텐데 살짝 얼굴이 바뀌려하면, 좀 서운하든 기분 나쁘든 하면 정형돈이 천재같이 그걸 캐치해서 또 개그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박명수는 실제상황이다.



지드래곤이 투표에서 아이유 편을 들어준 것도 박명수와 작업을 해봤기때문에 이해하기 때문이다.

EDM이나 디제잉을 전문가로서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작곡이나 디제잉이나 모두 초보적인 수준인데 무조건 빨라지는 패턴을 들이대는 것에 거부반응이 있는 것이라 보인다.

하지만 현재 박명수는 개그보다도 디제잉과 작곡하는 것이 재밌게 느껴지기에 마치 골프 처음 머리 올린 사람처럼 즐거워하고 강요한다.

아이유에게 한번쯤 그런 음악을 해보면 안되냐고 했지만 거꾸로 박명수는 한번쯤 아이유에 맞춰주면 안되나?

아이유의 편집분량도 지켜주지 못하고 그냥 G스튜디오나 자랑하고 싶고 홍보하고 싶고 G 직원 야단치면서 대표 포스나 보여주고 싶고 갑질하는 모습을 코미디로 승화시키려는 노력만하는 듯 보인다.




아이유의 표정 역시 실제상황이었다.

쉽게 감출 수 없는 그 표정을 아는 사람들은 보이는데 거기다 대고 까까까까까지 시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은 내가 알던 무한도전이 아니라 정말 극우와 변태를 합해놓은 듯한 몸서리처지는 그로테스크였다.

정말 잔인하고 역겨웠다.

아티스트들은 모두 그짓거리를 해야만 했다.

하기 싫으면 무도에 출연하지 말라는 식인가?

어차피 음원 팔아먹고 이름 알리려고 나왔으면 시키는대로 하라는 깡패짓거린가?

난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 전 회를 다 합쳐서 가장 불쾌하고 말도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유의 느낌을 프로듀서와 제작진이 모를 리 없다.

그 표정이 진짜라는걸 모를 리도 없다.

왜냐하면 작가들은 늘 컨펌을 받아야하고 피디들의 꼴통 짓을 봐야만 하는데 피디가 시키면 어떻게든 달래서 또 콘셉트를 바꾸려 애쓰고 컨펌받으려 애쓰는 사람들인데 왜 그걸 모르겠나?

연출팀 역시 누군가에게 컨펌을 받아야하고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 까면 얼마나 기분이 드러운지 다 알텐데 왜 그런걸 즐거워하며 편집하고 있나?

크리에이티브 직업을 가지고 누군가의 컨펌을 받아야하는 사람들은 모두 느낀다.

사실 창작 작업이 아니라도 자신이 만든 음식이든 일처리 방식이든, 서비스의 내용이든 

갑과 을의 다양하게 변형된 상황속에서 우리는 늘 느끼는 것이 자신이 만들어다 준 것에 대해 컨펌하는 자의 비전문적인 태도이고 또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는 고통이다.


아무튼 이번 방송이 불편하고 불쾌했던 것은 아이유의 실제 표정을 방송에서 처음으로 목격한 것에 대한 기분 나쁨이고 그것에 대한 해결을 너무나도 몰상식하고 예의없이 진행해버린 무도팀과 그걸 그대로 방송에 까까까까거리면서 재미를 위해 지켜야할 배려를 포기한 것에 대한 실망이다.

적어도 무한도전은, 모든 프로그램들이 다 조선일보처럼 바뀌어도 MBC에서 무도만큼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 시청자로서 정말 실망스럽다.

참고로 아이유가 춤을 못춰서 회피한다는 말이 있던데 마시멜로우 할 때 잘추는 춤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연습해도 안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린다.

지금 아이유가 치를 떠는 것은 빠른 전자 곡이 싫은 것도 아니고 느린 어쿠스틱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최소한 아이유의 이름으로 만드는 곡을 창피한 수준의 띵까띵까로 가기는 싫은 느낌일 것이라 본다.


100808 FM4U콘서트 아이유 마시멜로우 koo

 


이번 글은 가래 뱉듯 쓴 글이라서 악플은 환영하지만 나이, 성별과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욕설 등 심한 문장은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