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유래와 개그맨 저작권 이슈

GeoffKim 2015. 9. 6. 22:24

TV 광고를 보다가 최근 금호타이어 광고에 아주 오래된 유머일번지에 나왔던 개그인 

오래 오래 장수하라는 뜻의 길고도 긴 이름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랩버전을 들었다.

갑자기 난데없이 개그의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타이어 마모수명 보증제를 광고하는데 어느 개그맨의 아이디어를 갖다 쓰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위해 개그맨이 유행어나 특징적인 행동을 개발했을 때 이것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가수가 인기가요 프로그램을 위해 또는 무한도전을 위해 음원을 발표하면 작사부터 작곡까지 모두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하지만 개그는 이러한 틀이 음악저작권 협회처럼 만들어져있는 것이 아니라서 힘든 것이 현실이다.

상표등록이나 특허 출원 등이 있으나 개그가 과연 어디에 등록될지...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로 시작하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은 한때 대한민국 전국민이 따라불렀던 코미디 역사에 남을 베스트 유행어 중 하나다.

그것을 처음 만든 것은 구봉서 선생이라고 추억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에서 밝혔는데



사실 내가 처음 봤던 김수한무 개그는 유머1번지에서 본 것 같은데 원래는 구봉서 선생이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했던 것이 원조라고 한다.


유머1번지가 당시 KBS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면 MBC에는 웃으면 복이와요가 있었다.

훗날 쌀집아저씨가 했던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와요는 리메이크 판이었다.


하지만 그 이전 현 JTBC의 전신 TBC라는 오래된 방송국이 있었다.

삼성에서 하던 방송이었는데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통폐합되었다.

그 방송이 사실 지금의 KBS, MBC 인기를 합친 정도의 대단한 인기 방송국이었다.

그 TBC 동양방송에서 서영춘 선생과 임희춘 선생이 했던 것이 최초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누가 처음인지 모를정도로 저작권 없이 그냥 개그는 돌려 쓰고 더 뜨는 사람 것이 되기도 한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소유가 없는 코미디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폭발적인 유행과 신드롬을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 장수 기원 이름 코미디었다.

처음 서영춘 선생이 했을 때는 서수한무였고 나중에 구봉서 선생이 김수한무라고 하여 김수한무의 원조는 구봉서 선생이 된 것일까 짐작해본다.



내용은 대대로 손이 귀한 집안의 서대감(서영춘)이 간신히 본 오대 독자(임희춘)의 장수를 기원하여 작명을 하는데 유명한 점쟁이가 장수하는 것들을 모조리 갖다 붙여서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수한무 - 수명이 무한함

거북이와 두루미 - 십장생

삼천갑자 동방삭 -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중국의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 아프리카의 최장수한 사람 이름이라고 만든 이름

무두셀라 - 므두셀라. 성경 인물 중 가장 장수한 사람. 향년 969세였다고 전해진다.

구름위 허리케인 담벼락 서생원 고양이 바둑이 - 쥐의 사위 삼기 이야기에 나오는 사위 후보들.

허리케인 : 구름을 날려버림

담벼락 : 허리케인에도 무너지지 않음

서생원 : 담벼락에 구멍을 뚫어 담벼락을 무너뜨림

고양이 : 서생원의 천적은 당근 고양이

바둑이 : 고양이의 천적, 개

돌돌이 : 개 이름, 그 동네에서 잘나가는 개 이름까지


하지만 점쟁이는 작명에 있어서 이름은 풀네임을 불러야지 줄여서 부르면 장수할 수 없고 죽는다는 경고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가 물에 빠지고 그 사실을 알리려고 하인이 서대감에게 이 일을 알리려고 다급하게 달려가서

"마님!! 글쎄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도련님이 우물에 빠졌어요!" 라고 전했는데 이때 서대감이  "아니 우리 오대 독자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가 물에 빠졌다고? 그럼 빨리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를 구해야지라고 말하는 그런 식의 개그다.

이후 여러 프로그램에서 리메이크 되었는데 한바탕 웃음으로에서도 리메이크 됐었고 또 아류작으로는 '엉기저차 벙기저차 엉기벙기버벙기'의 이야기가 있다.

이것 역시 긴 이름에 관련된 개그 김수한무 유래였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주원)이 하지원(라임)에게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를 얘기하는 장면도 나왔다.


[Kor-Thai-Sub] 김수한무 (คิมซูฮันมู) - 현빈 (Hyun Bin)


개그의 저작권은 이렇듯 대충 서로 돌려쓰는 면이 있는데 특히 개그콘서트를 중국에서 생활대폭소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는데 중국 위성채널인 <동방위성티브이>가 kbs로 부터 판권을 구매하고 KBS와 공동제작했는데 여기서 얻은 수익을 과연 개그맨들이랑 수익 쉐어할까?

‘시청률의 제왕’, ‘생활의 발견’, ‘달인’ 등 인기 코너들이 그대로 방송됐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고통스럽게 짰던 개그에 대한 수익은 배분되지 않았다고 한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역시 중국에서 코너 5개가 리메이크되어 중국 <장쑤(강소)위성티브이>의 개그프로그램인 <다 같이 웃자>에 방송됐지만 개그맨에게 돌아간 수익은 전혀 없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 배우들은 출연작에 대해 해외판권이나 각종 미디어에 따라 수익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고 가수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개그맨들에 대해서는 그 원천 소스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개그를 짤 때 개그콘서트를 위해 짠 것이니 출연료를 지급한 것으로 모든 소스는 방송국의 것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갑의 횡포라는 생각이 든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개그맨이 출연료를 받은 것은 개그콘서트에서 자신의 개그가 사용되는 것에 대한 수익이지 부가적으로 창출된 수익에 대해서까지 모든 권리를 방송사에 준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므로 고통스럽게 기획한 코너 아이디어나 개인적인 유행어 등은 분명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광고에서도 웃찾사 컬투의 그때 그때 달라요, 김미려의 김기사 운전해 어서 같은 류의 유행어가 사용되는데 저작권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유행어이지만 그 말이 생활속에서 누구나 쓰는 말이라면 마치 상표등록 등에서 처럼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그맨들에 대한 저작권법의 문제는 이제 깊이있게 다뤄져야하고 그 틀을 본격적으로 갖춰야할 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