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와이프는 송승헌이라는 이상한 남자 주인공을 이상하게 어렵게 캐스팅했고 또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닌 코믹 감동 판타지와 가족의 의미가 뒤섞인 묘한 장르의 시나리오다.
원래 미쓰와이프의 강효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던 감독인데 이번에는 시나리오를 안쓰고 각색을 했다.
이전에 육혈포 강도단과 펀치레이디라는 고급스럽지 않은 영화들을 생산해내다 어느날 갑자기 '나쁜 피'라는 제법 영화스러운 작품을 선보여 가능성을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코믹과 또 다른 무엇이 섞인 짬짜면 같은 영화, 그런 전략적인 구성이 엿보이는 것이 강효진 감독의 습성인 것 같다.
어쩌면 진짜 하고 싶은 영화는 직접 제작까지 했던 나쁜 피 같은 영화지만 그런 영화를 하다가는 굶어죽기 쉬우니 결국 대중에 손을 내민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며 정체성을 아직 예상하기 힘든 강효진 감독의 신작 미쓰 와이프는
엄정화가 살렸다.
그리고 아역들도 잘해주었다.
특히 서신애가 귀여웠고 엄정화도 귀여웠다.
이 두 사람이 영화를 그나마 살렸다.
하지만 기껏 살렸더니 아빠 역할로는 아직도 몰입이 잘 안되는 송승헌과 느닷없이 반전을 꾀한 김상호의 막판 뒤집기가 개닭살 돋으며 작품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함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와이프를 비난할 수 없는 한가지 포인트는 있다.
가족이라는 따뜻한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예쁜 세팅과 미스터리나 판타지라고 부르기엔 너무 촌스러운 세팅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도 역시 따뜻하다.
전체적으로 기대이상의 따뜻함을 선사한다.
초반 허접쓰레기 같은 유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어쩌면 더욱 감동을 자아내는지도 모르겠다.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기대한다면 실망할 영화 미쓰 와이프다.
엄정화는 점점 매력적이고 포지셔닝이 배우로 아주 잘 된 것 같다.
강효진 감독은 빨리 돈 벌어서 나쁜 피 같이 좋은 영화를 다시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