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송곳이 놀랍게도 종편채널 JTBC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송곳 시청률에 대해 매우 궁금했다.
사실 유명 웹툰 송곳이 드라마화한다는 것에 대해 알았던 과거부터 꽤 오랫동안 그 궁금증이 계속됐다.
예를 들면 이런 궁금증이다.
그녀는 예뻤다와 같이 '황정음이 고른 대본은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과 같이
클리셰와 전국민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코믹과 사랑이라는 두가지 휘발성 강한 특징을 내포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황정음 뿐만 아니라 내가 봐도 흥행을 확신할 수 있는 재밌는 대본이다.
물론 시트콤 1세대로 수많은 시트콤 작업에 참여했던 밑바닥부터 노력했던 작가의 내공이 큰 힘을 발휘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역시 망하기 힘든 로코와 신데렐라, 콩쥐 팥쥐를 그대로 대입한 클리셰 드라마라는 것이 황정음이 그녀는 예뻤다를 선택한 이유이자
전국민이 그녀는 예뻤다 신드롬을 만든 이유였다.
그녀는 예뻤다와 함께 한국 국민을 끌고 가는 드라마의 또 하나 축이 뭐냐하면 황정음이 꽤 좋아할만한 대본인 일일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이다.
사극으로 가면 동이가 되고 남자로 가면 허준이 되고 현대로 오면 비밀, 끝없는 사랑, 자이언트... 등등 모두 비슷하다.
험난한 역경과 오해, 태생의 비밀, 그리고 성공...
틀에 박힌 몇가지 구조만 갖다 놓고 쓰면 성공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진다.
거기다 불륜까지 들어가면 기혼 여성들은 또 열광한다.
드라마 송곳 안내상 웹툰 송곳과 싱크로율 100%
자,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송곳은 뭔가?
이런 류의 드라마로 얼마전 종영된 정현민 작가의 어셈블리를 보라.
그렇게도 훌륭한 필감 드라마가 국민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일부 마니아의 큰 사랑만 받았던 것과 비슷한 이치로
송곳 역시 결코 대박이 날 수 없는 주제와 소재의 드라마다.
심지어 어셈블리보다도 더 깊고 진지하다.
미생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더 깊고 진지하다.
그래서 나는 송곳이 시청률에서 역대급 폭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결코 인정할 수가 없다.
장기로 치면 차 떼고 포 떼고 두는 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채널에서 2% 정도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럼 이건 대성공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그렇게도 재밌고 통쾌한 국회 이야기 어셈블리가 고작 시청률 4%대라는 것이 믿어지는가?
돌아온 황금복은 전형적인 구성에 질질끄는 힘까지 드는 연속극의 대표인데 15% 시청률을 기록하고
비슷한 류의 드라마로 내 딸, 금사월 시청률은 무려 23% 정도.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예뻤다 시청률은 17% 정도.
뭔가 느끼는게 없나?
송곳 시청률 2%.
송곳 시청률을 정확하게 말하면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전국 기준) 발표로 JTBC 특별기획 '송곳' 1회가 2.1%였는데
시청해보니 너무 무겁고 진중하자 2회는 1.9%로 1회 시청률보다 0.2%포인트 하락한거다.
매우 아쉽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드라마지만 실패라고 하기엔 이르다.
요즘은 시청률 조사 말고 화제성 수치가 발표되는데 화제성으로 보면 송곳은 드라마 부문에서 일일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주간 순위를 봐도 화제성 점유율이 무러 43.7%다.
화제성 순위라는 것은 시청한 가구수 같은 측정이 아니라 기사 발생률이나 온라인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는지 또 회자가 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자료다.
그러니까 비록 내딸 금사월에 상대도 안되는 시청률 같지만 실제로 관심과 그로 인한 파급력, 효과등을 고려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금사월을 앞선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다.
미생이 회사원의 공감,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를 내놓았다면 송곳은 그보다 무거운 노조 이야기와 사내 정치 속 인간의 모습에 접근한다.
정말 송곳을 시청하면서 그 촌철살인 대사와 또 웹툰과의 싱크로율도 좋고 소름이 돋는 장면이 많이 있었다.
또한 오디오 집중력과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끌어가는 주제의식이 숨막힐 정도로 공감간다.
노동운동하던 사람이 사장이 되면 또 노동운동을 탄압한다는 대사.
그리고 서는 곳과 풍경에 대한 대사... 으악이다!
물론 어셈블리와 송곳 같은 드라마가 시청률에서는 밀리지만 이런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홍보에 노력해야할 것 같다.
봐야 공감이 가고 알아야 분노가 생기는 법이다.
자신이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끌어가고 또 어이없는 결과들을 만들어낸다.
산재 처리를 받기 위해 증인을 찾는 아저씨를 보면서 현실과 맞닥뜨리고 가슴이 아프다.
또 그런 곳에 늘 송곳같은 이가 있다는 말은 송곳이 되어 나에게 박힌다.
송곳과 같은 드라마에 우리가 더욱 열광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늘 금사월과 애인있어요만 보면서 살아야할지도 모르겠다.
송곳 웹툰의 작가는 최규석 작가인데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송곳 웹툰 작가 최규석은 <대한민국 원주민>, <습지생태보고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울기엔 좀 애매한>이라는 작품들을 썼다.
이런 말이 참 송곳처럼 내 가슴에 꽂힌다.
'어쨌든 나는 세상 모든 곳에서 누군가의 걸림돌이었다.'
최규석 작가에게도 존경을 표하고 또 종편채널로 초기에 엄청 비하발언을 많이 했던 나로서 부끄러울 정도로
jtbc가 노동자 이야기, 해고와 비정규직 이야기를 다뤄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지상파에서는 불륜과 로코가 판치는데 오히려 종편채널에서 이렇게 사회를 그리는 작품이 나오는 것에대해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아울러 지상파의 요즘 드라마에 비웃음을 보낸다.
이 글로 송곳의 화제성에 한표를 더한다.
여러분도 블로그나 SNS로 송곳에 대해 응원의 글을 남겨주시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