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서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임대료, 땅값이 워낙 비싸서 박리다매 전략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건물에서 소일거리로 하는 사람들 아니면 버티기 힘든 곳이 청담동이다.
그런 청담동사거리 JYP들어가는 골목에 단돈 15,000원에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훠궈집이 있다.
청담사거리에서 jyp 들어가는 골목 쪽(영동대교)으로 걸어가면
큰 길에 배스킨 라빈스가 나온다.
배스킨 라빈스 건물 2층에 무한리필 샤브샤브 훠궈집이 나온다.
그런데 사실 이 곳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냥 중국집이었다.
진짜 중국집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만 파는 이상한 중국요리들,
예를 들면 자장면, 짬뽕 같은걸 파는 집이었다.
그런데 원래 중국사람이 하던 곳이었나보다.
샤브샤브 무한리필이라는 간판이 얼마 전에 붙었고 미심쩍었으나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청담동에서 15,000원에 고기 무제한으로 먹는다면
설사 드럽게 맛없는 훠궈집이라도 용서할지 모르니까...
일단 음식점 리뷰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리뷰어의 수준 공개.
난 훠궈에 있어서 상위 1%에 속하고 중국에 갔을 때도 중국 음식을 즐겨먹지만
국내에서도 훠궈집은 찾아다니면서 먹는 편이다.
그러니까 마니아로 볼 수 있고
내가 좋아하고 높은 점수를 주는 훠궈집은 한국에 맞게 변질된 훠궈집이 아니라
그 독특한 훠궈 향이 나는 훠궈집을 추천한다.
자조라는게 스스로 돕는다는 뜻이고
스스로는 영어로 셀프, 돕는다는 영어로 서비스니까
합치면 셀프 서비스가 된다 ㅋㅋㅋㅋ
메뉴판을 보니 역시 훠궈는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한달 정도 됐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마 리뷰는 내가 대한민국 최초가 되는 듯.
따뜻한 차를 갖다주고 소스를 만들어주는데 미리 고수, 샹차이를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
또 맵게 해줄까 물어본다.
이 물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스는 직접 만들어먹을 수 있는데 이건 배려다.
혹은 훠궈를 아직도 한국사람들이 잘 모르기때문에 생기는 일인데
가장 큰 문제가 맵기, 그리고 고수 등의 거부감이고
이건 조절이 가능하지만 결정적으로 홍탕, 백탕육수에 들어가는 중국 향신료는
빼줄 수가 없다.
이게 딜레마인데 이걸 빼면 정통 훠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개무시하고
이걸 많이 넣으면 한국사람들이 엄청 욕한다.
맵다느니 냄새나느니 이런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리뷰를 올린다.
그럼 그 집은 망한다.
이집에서 쥔장이 소스를 만들어주고 미리 물어보는 것은 그런 간을 보는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 훠궈 맛을 아는 사람일까?
이러한 의심과 한국 대중의 평범한 입맛때문에 대부분 오픈한 훌륭한 훠궈집들이
몇달 후에 찾아가보면 그냥 샤브샤브로 바뀌어있다.
보통 사천 스타일로 매운 훠궈가 진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훠궈의 생명은 매운 것이 아니라 화하고 얼얼한 것이다.
이걸 매운 것과 착각하는데 '마'라고 하는 아주 작은 알갱이가 이런 효과를 낸다.
이게 많이 들어가면 맵지 않아도 혀가 얼얼해진다.
의외로 중국 여자들이 마를 상당히 좋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집 홍탕 국물맛은 그리 세지 않다.
물론 청담동답게 절대 짜지 않다.
보통 중국 본토에서 먹으면 열집 중 아홉집은 무지하게 짜다.
그리고 한집 정도가 적당히 짜다 ㅎㅎㅎㅎ
그런데 이 집은 한국답게 게다가 짜면 큰일나는 청담동답게 안짜고
그렇게 맵지도 않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매운 것만 훠궈가 아니므로
소스에다가 마를 많이 넣고 마늘과 샹차이, 그리고 매운 소스를 잔뜩 넣으면
상당히 매콤하고 얼얼해진다.
처음 경험한 것인데 이것도 꽤나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일단 기본을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추지만 소스를 완전 본토 스타일 재료로 가져와서
그 향을 그대로 만드는 것이다.
짜지 않은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리고 링링의 핵심은 만두였다.
수제 만두가 정말 맛있다.
만두 가격으로 1만 5천원을 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만두 강추다.
다른 집은 만두나 국수 등을 백탕에다 주로 해먹는데
이집은 홍탕이 워낙 연해서 모든걸 홍탕에 넣어도 될 정도다.
국물을 그냥 먹어도 맛있다.
건대에 있는 무한리필 훠궈집들이 더 가짓수는 많았는데
여기가 깨끗하고 재료가 더 신선한듯 느껴졌다.
새우를 먹어보니 물이 좋았다.
야채도 엄청나게 쌓아놓은 것이 아니라
정갈하게 놓여있어서 느낌 좋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가 있다.
고기도 괜찮다.
아래 소스가 중요하다.
이게 마장 소스같이 생겼지만 사실은 땅콩 향기나는 소스에다가
이미 홍두부(삭힌 두부)와 녹색 미나리 소스인가 그런 것들을 잘 섞어 놓은 것이다.
이게 핵심 향기를 내고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식초와 참기름을 섞으면 정말 맛있다.
비네거 식초와 참기름을 반드시 기억하라!
간장 소스가 아니라 비네거 소스다 ㅎ
남기면 안된다고 아줌마가 경고했다.
요게 좀 기분 나빴다.
다 먹을 수 있는데...
13세 미만은 반값이다.
어떤 여학생들이 마라향궈를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먹던데 꽤나 맛있어보였다.
다음엔 마라향궈를 먹고 리뷰하도록 하겠다.
결론은 링링 추천한다. 맛있고 깨끗하다.
청담동 무한리필 샤브샤브 훠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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