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나한일은 드라마 자명고나 좀 오래된 작품으로는 무풍지대 등을 기억하는 이가 많으나 사실 배우 나한일의 역대급 장면은 '무릎과 무릎사이' 출연이다. 모르는 사람은 절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충격적인 이장호 감독의 무릎과 무릎사이.
이보희, 안성기 주연에 이장호 당대 스타감독의 작품이었으니 분명 훌륭한 작품일거라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어린 내 가슴을 뛰게 만든 최초의 그 어떤 영화였다.
당시 이 포스터만 봐도 가슴이 두근 두근.
그런데 여기에 등장한 잘생긴 청년이 나한일이었다.
이보희와 어떻게 한번 해보려는 작업을 거는 나한일의 모습은 참 연기 못한다고 생각했으나 씬의 분위기만으로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이 되었다.
그런 청년 나한일은 유명했던 배우 유혜영과 결혼하여 스타 부부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2006년쯤 H저축은행에서 출자해 설립한 영화 제작사 대표를 맡아 도전했으나 2009년 4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로부터 1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구속이 됐다.
성접대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성접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집행유예를 받았으나 항소해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하고 나왔다.
2006년에 H저축은행의 부실이 드러나고 나한일의 해동미디어 (해동검도에서 따온 듯)는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구속이 됐는데 이번에 또다시 불거진 사건은 해외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것이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한일의 친형 나모(63)씨 역시 공범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게되었다.
이 역시 새로운 범행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 중 새로운 피해자에 의해 벌어진 일이었다. 2007년 6월 피해자 김모(45·여)씨로부터 "카자흐스탄 주상복합건물 신축사업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이고 5억원을 친형 계좌로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61세가 된 배우 나한일.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또 흔히 있는 연예계의 메커니즘이라 볼 수도 있겠다.
꿈이 있는 사기꾼이라는 영화 엑스타라 포스터가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기획을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기획은 사기다"라고 하지 않나?
잘되면 투자고 잘못되면 사기가 되는 것이 기획의 한계이자 꿈이다.
사진= 영화 엑스트라, 무릎과 무릎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