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연일 화제성 1위를 달리고 있어 로코를 좋아하지 않지만 일단 기사작성을 위해 1회를 시청했다.
그리고 나는 밤새 전편을 탐닉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오해영 역의 주인공 서현진.
난 마지막 방송분까지 시청할 동안 계속 궁금했다.
도대체 서현진은 누굴까?
어디서 저런 연기자를 찾아낸 것일까?
서현진 화보
대한민국에 고현정, 전도연, 김혜수 등 대단한 연기자들 이외에 또 여자 연기자가 존재했었나?
라고 말할 정도로 서현진은 살짝 이상하고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서현진(徐玄振)
서현진 나이는 1985년 2월 27 생으로 31살이다.
또 오해영을 보며 서현진은 분명 나이가 있을거라 생각했다가 또 어느 순간 어릴지도 모르겠다 등 나이를 궁금해했는데 역시나 어느 정도 세월을 보낸 31살 배우다.
그럼 또 오해영 서현진은 어떻게 데뷔를 했을까? 그리고 어떤 작품에 나왔었는데 난 한번도 못봤을까?
서현진 학력은 청원초등학교 - 국립국악학교 - 구정고등학교 - 동덕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사
참 재밌는 학력이다.
국악에 실용음악, 그러니 가수나 뮤지션을 하고 싶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서현진은 그 꿈을 묘하게 이뤄낸다.
연기자로 뮤지컬로 활동했고 서현진 출연작품의 OST를 직접 부르는 것으로 서현진은 아직도 가수다.
이번 또 오해영에서도 또 OST를 유승우와 불렀다.
[또 오해영 OST Part 3] 서현진, 유승우 (Seo Hyun Jin, Yu Seungwoo) - 사랑이 뭔데
우선 서현진은 지금도 기억나는 반짝 걸그룹 SM 엔터테인먼트의 밀크라는 걸그룹 멤버였다.
학생 때 길거리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캐스팅됐다.
이 당시가 길거리 캐스팅이 참 많았던 시절이다.
그리고 2001년 SM 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밀크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서현진 성형이다 뭐다 해서 말들이 많은데 서현진은 성형을 했든 안했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서현진 현재 얼굴이 그 어떤 성형외과에서 만들어내는 틀이나 트렌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서현진이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얼굴이나 인상일 수도 있고 연기력일 수도 있다.
분명 서현진은 틀에 박힌 성형 미인의 모습이 아니라 예쁘면서도 자연스럽고 이웃 같은 친밀감 속에서도 예쁨이 묻어나는 묘한 스타일이다.
그리고 걸그룹 시절과 학생 때 사진을 봐도 서현진은 원래 예뻤다.
밀크 멤버 : 배유미, 서현진, 김보미, 박희본
걸그룹 밀크 시절 서현진
밀크 1집 활동이 끝난 후 밀크 멤버 배유미가 갑작스러운 탈퇴 선언, 당시 상당히 기대를 끌었던 걸그룹 밀크는 해체된다.
이때 상당히 힘든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음악을 붙들기 위해 뮤지컬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배우와의 인연이 된다.
그러니까 서현진은 원래 배우가 아니라 가수다.
노래를 하고 싶은 가수 서현진은 뮤지컬을 하게 됐고 2006년 《사운드 오브 뮤직》 리즐 역, 2010년 《뮤지컬 궁》 효린 역, 2015년 《신데렐라》 신데렐라 역 등 뮤지컬 배우가 된다.
뮤지컬 신데렐라 서현진
그 이후로 서현진은 배우로 전향, 2006년 KBS 황진이에 한번 출연하고 나서는 계속 MBC 드라마만 하게 된다.
2006 황진이 정가은 KBS2
2007 히트 장희진 MBC
2011 짝패 달이 MBC
절정 안일양 MBC 광복절 특집드라마
2012 신들의 만찬 하인주/송연우 MBC
마의 조소용(귀인 조씨) MBC 특별출연
오자룡이 간다 나진주 MBC
2013 불의 여신 정이 심화령 MBC
제왕의 딸 수백향 수백향(설난) MBC
드라마 페스티벌-불온 준경 모 MBC
정말 놀랍도록 MBC 드라마만 한다.
하지만 비중있는 역할을 했던 드라마에서도 나는 서현진을 찾지 못했거나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제왕의 딸 수백향이나 불의 여신 정이는 시청률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현진은 드라마 주연급이 아니라는 아픔만을 남기고 MBC를 떠나 최초로 TVN과 손잡은 드라마가 2014년 삼총사다.
이후 2015년 역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백수지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016년 또 오해영으로 빵 뜨게 된다.
10년만에 뜬 것이고 밀크 시절까지 합하면 15년 만에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말이 15년이지 얼마나 힘든 시절이었겠나?
난 이 점에서 묘하게 유재석을 느낀다.
유재석은 아무 재능 없는 심심한 개그맨으로 유명한데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 MC가 됐다.
유재석의 무명시절 고생은 지금 그가 펼치고 있는 작품 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고 그 순발력과 배려 역시 그 누구도 쫓아오지 못한다.
무한도전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장 열심히 뛰어다니는 이유는 그 옛날 배고픈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든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서현진의 연기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연예인에서 배우로 바뀌는 순간은 언제일까?
연예인, 스타는 자신의 예쁜 모습, 매력있는 모습이 중요하다.
하지만 배우는 대본 속 캐릭터에 자신을 몰입시키고 때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도 연기해야하고 자신을 버려야한다.
그러니까 연예인은 자신의 모습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배우는 자신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배우 서현진은 자신을 버린다.
내가 처음 서현진에게 홀딱 빠진 모습은 코에 상처난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서 처음엔 김하늘도 보였고 김삼순도 보였다.
하지만 왠지 그런 배우들과 느낌이 달랐다.
얼굴이 달랐을까?
아니면 연기가 달랐을까?
분명 서현진은 달랐다.
신선한 충격.
서현진의 표정.
이 게슴츠레 뜬 눈이 서현진의 최강 올킬 스킬 아닐까?
목욕하고 나온 서현진의 눈빛.
올킬?
보통 여배우들이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은 이렇다.
보통 여자 연예인들이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이런 모습 아니겠나?
분명 서현진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
하지만 서현진은 슛 들어가면 자신의 모습이 예쁘게 나올지 어떻게 나오면 예쁠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완전히 빠져서 즐거워하거나 슬퍼한다.
한마디로 서현진의 연기는 살아 있다.
가증스러운 연기가 보이지 않고 진짜 그 캐릭터처럼 보인다.
최선을 다하는 서현진의 모습에서 고생한 유재석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난 서현진이 크게 될 배우라 생각한다.
서현진, 그는 무명 시절 작품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연기했다고 한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늘 배우고 싶어서였고 연기는 하면 할 수록 는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아주 재밌는 말을 발견했다.
서현진은 자신의 능력보다 대본, 연출력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배우들의 배우론을 들었는데 어떤 배우는 모든 작품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자신의 색깔로 고쳐놓는다.
그런데 어떤 배우들은 흰 종이 같아서 모든 것을 감독과 작가에 맡긴다고 했다.
후자의 경우 단서가 하나 있다.
자신이 인정하고 믿는 연출자, 작가와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가 훨씬 성공할 확률이 높고 대배우가 될 상황이 많다.
최민수도 대배우지만 최민수는 어떤 작품에서나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것은 최민수를 띄우는데 좋지만 작품을 띄우는데는 큰 도움이 안된다.
서현진은 그야말로 오해영을 연기하고 있다.
공효진, 전지현 이후 우리는 새로운 로코퀸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 재능있는 배우도 별로 없고 새로운 배우를 찾으려 노력하는 방송사도 감독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다작을 겸손하게 경험하며 우리에게 다가온 서현진을 격하게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