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
처음 함부로 애틋하게는 12.5%로 시작했는데 13일 11.9%로 떨어졌고 14일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 시청률은 11%를 기록했다.
드라마의 가장 좋은 시청률 패턴은 점점 오르는 것이 답이다.
예능이나 교양의 경우는 아이템에 따라, 출연자에 따라 오를 수도 있고 내일 수도 있으나 드라마의 경우는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의미가 좀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그날 노출 씬이나 키스 씬이 있어서 오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점점 시청자가 드라마의 상황에 몰입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런데 시청률이 이렇게 점점 떨어진다는 것은 아무래도 폭망의 위험이 있다.
더 큰 위험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 최악의 평가를 받고 시청률 폭망한 운빨로맨스와 시청률이 강하지 않은 원티드이기 때문이다.
악재가 하나 더 있는 것은 최악의 운빨 로맨스가 종영되고 운빨로맨스 후속작으로 드라마 W가 방송되는데 드라마계의 대박 코드 이종석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만약 함부로 애틋하게가 드라마 W에도 깨진다면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효주와 이종석 VS 김우빈과 수지.
캐스팅에서 보면 누가 봐도 함부로 애틋하게의 승이다.
정말 김우빈과 수지가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카메라 한대에 밥만 먹고 아무 얘기나 해도 10%는 나올 거라는 정도의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된걸까?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핫 이슈’ 부문에서도 3위를 차지하고 첫방송 이후 조회 수가 17.6억 뷰.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김우빈, 수지는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중국판 유튜부인 유쿠에서도 방송 서비스 사상 1, 2회 방송 만에 4천만 뷰 이상을 기록한 역대급 드라마의 탄생이라고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우선 첫회 수지의 연기논란이 있지만 이는 이경희 작가의 글빨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는 수준인데 캐릭터가 그들을 빛나게 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
닥터스의 경우 박신혜 캐릭터는 등장부터 액션 씬을 감행하며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살빠진 김래원 역시 캐릭터가 역대급으로 귀엽고 정이 간다.
지금보다 15kg 살쪘을 때 김래원.
역시 다이어트가 답
강력한 캐스팅, 김우빈, 수지로도 시청률이 떨어진다면 이건 대본과 구성을 살펴봐야한다.
이경희 작가의 포지셔닝은 좀 묘하다.
남들은 다 이경희 작가를 대박 작가, 스타 작가라고 평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경희 작가를 스타 작가로 만든 작품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였고 이후 장혁, 공효진의 '고맙습니다'는 좋은 작품이었다.
어디서 본듯한 편안함을 제공하며 재밌는 대사로 조미료를 치는 김은숙 작가 스타일이 있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노희경 작가처럼 퀄리티 높은 실력파 내공 스타일도 있다.
이경희 작가의 포지셔닝이 묘하다.
김은숙 작가처럼 재밌으면 된다는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희경 작가처럼 철학과 내공 끝판왕 작가도 아니다.
아마 잘팔리는 작품과 쓰고 싶은 작품의 갭에서 주장도 하다가 양보도 했다가 뒤섞이며 내공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예상한다.
일례로 이경희 작가의 전작중 최근작 '참좋은 시절'이란 드라마가 있다.
이서진, 김희선 주연인데 시청률도 크게 나쁘지 않았고 총 50부작의 대작이었다.
하지만 지루한 면이 많이 있었고 눈길을 잡아놓는 몰입 장면이 많지 않았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동시에 드라마를 볼 때 어떤 장면에서 스마트폰에 가 있던 눈길을 확 잡아채는 경우가 있고
이것이 길어지면 스마트폰을 잠시 꺼놓고 드라마를 보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몰입이라고 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상하게 몰입 장면이 없다.
심지어 한 회 전체를 스마트폰과 병행하여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애틋하게'가 더 분발하였으면 좋겠는데 여기에 또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더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100% 사전제작이라 시청률이 생각처럼 안나온다고 해서 방향을 틀 수가 없다.
물론 나는 드라마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위해 100% 사전제작제를 무조건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방송은 살짝 아쉽다.
그렇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10%대 안되는 드라마들이 수두룩한데 일단 10%대라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것이니 좋아질 수 있다.
이경희 표 드라마가 천천히 빠져들게 하는 마력은 분명히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