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은 짜증났던 시청자들에게 김유정과 박보검이

cultpd 2016. 8. 31. 14:37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최고 인기 웹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것인데 사람들은 역시 원작이 좋다, 드라마는 대본이 중요하다 등등 말들이 많지만

난 박보검과 김유정만 보인다.


물론 대본도 좋고 연출도 요즘 날림 PD들이 너무 많아서 맘에 드는 연출이지만

핵심은 박보검과 김유정이다.




요즘 수지, 아이유 연기보다가 김유정 연기 보니까 아팠던 마음을 어루만지듯 가슴에 잘 밴다.

마찬가지로 이종석과 김우빈의 명품 연기를 보다가 박보검 연기를 보니 가슴 설레는 첫사랑처럼 산뜻하다.

(그런데 아이유는 이전 프로듀사에 비해 연기 엄청 많이 좋아졌다.)


구르미 그린 달빛 사전 대본 리딩 현장에서 이미 박보검과 김유정의 승리는 느낄 수 있었다.

많은 논문에서도 시청률의 비밀을 분석할 때 

예를 들어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연출자와 MC가 서로 좋아하면 시청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찬가지로 드라마에서 배우들끼리 실제로 좋아하면 시청률 그래프가 높게 나온다는 분석도 있었다.


박보검과 김유정의 눈빛을 보라!




뭐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많은 연출자들이 망각하는 사실이다.

최고의 배우들만 섭외하면 최고의 시청률이 나올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최고의 배우'가 핵심이 아니고

'최고의 관계'가 핵심이다.


배우들 급이 좀 떨어지더라도 둘의 관계가 실제로 매우 호감이면 연기를 잘하는 대가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못이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르미 그린 달빛 대본 리딩 현장을 보면서 이건 대박나겠구나 생각했다.



[메이킹] 구르미 그린 달빛 - 대본리딩 현장!!


그리고 나서 드라마 뚜껑을 열었는데 드라마 전체에 풍기는 향기가 정말 풀꽃처럼 향기롭고 종달새처럼 귀엽다.

처음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이 안나와서 몹시 안타까웠는데 역시나 닥터스 종료 후 시청률 2배로 올라섰다.

최근 구르미 그린 달빛 4회 시청률은 16.4%로 월화드라마 1위다.




깨기 힘든 구성의 몬스터, 사실 몬스터는 장편드라마라서 재미가 있든 없든 보던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기본 시청률은 하는데 몬스터가 10.8%,

또 남자배우들이 모두 옷벗고 뛰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7%를 기록했다.

보보경심 려는 타임슬립으로 아이유가 현대 언어와 행동을 보여주는 재미가 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은 타임슬립도 아닌데 현대 언어와 행동을 한다.

심지어 아재개그까지 펼치고 있으니 사극의 틀을 깨는 면에서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더 자유롭다.


박보검과 김유정의 케미스트리 만으로도 높은 시청률이 나올 드라마인데 심지어 남자들이 좋아하는 정치까지 들어가 있다.

또 드라마 시청률의 비법인 신데렐라 기법과 위기를 극복하는 주인공의 성공 일대기까지 모조리 들어가 있다.




무엇보다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이 아역 출신 김유정의 변신인데 김유정의 독무 춤사위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 장면이 김삼놈과 홍라온의 변신 장면으로 극중 가장 빼어난 이마주로 남아야 하는데 김유정도 잘했고 연출도 탁월했다.


김유정은 여성스러운 춤사위 선을 그리기 위해 약 두달간 춤 연습을 했다고 한다.

윤미영 무용감독이 연습을 시켰는데 라온의 자유로운 감성과 여성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도록 연습시켰다고 한다.




과연 김유정은 정말 여성스러운 성숙미를 느끼게 했고 몸매도 그동안의 귀여운 내시에서 벗어나 매우 빼어났다.

이 장면에서 그동안 아이돌들의 발연기때문에 힘들었던 시청자의 빼앗긴 몰입의 즐거움을 다시 되찾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또 대한민국에 끊겼던 여배우 기근 현상에 김유정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도 생겼다.


박보검도 마찬가지다.

장난스러운 모습에서 엄한 세자의 모습까지, 진짜 배우가 탄생했다는 생각을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차세대 대한민국 명품 배우를 미리 만나는 시간처럼 황홀하다.



김유정의 아름다운 독무, 박보검 母 서정연 떠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