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스페셜 기획 영화 같은 무한상사.
시그널로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 대열에 합류한 김은희 작가와 김은희 작가의 남편이자 매력 넘치는 영화감독 장항준이 만든 것이니 믿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인기 희극인 유재석과 대한민국 대표 셀럽 지드래곤, 그리고 현재 가장 핫한 배우 이제훈이 모였으니 화제성 대박.
원래 작가, 감독, 출연자가 좋으면 거의 성공할 것이라 배팅하지만 A급이 모여 망한 케이스가 의외로 많다.
스타플레이어로 만들어진 팀보다 팀워크가 강한 부족한 실력의 팀원이 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무튼 언제부터 기대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기대했다.
캐스팅은 이미 사전에 유출되어 전미선, 전석호, 김희원, 이제훈, 신동미, 안미나, 김혜수, 김원해, 손종학, 쿠나무라 준 등 어마어마한 정극 배우들로 꽉 찼다.
촬영된 영상미도 좋고 편집도, 음악도 모두 영화팀 답게 세려되고 긴장감 넘친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심지어 나는 중간에 잠들었다 ㅜㅜ
그래서 반은 다시보기로 봤다.
왜 이렇게 대단한 무한상사를 놓고 김은희, 장항준 부부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잠을 못잤는지 알 것 같았다.
우선 무한상사의 콘셉트를 잡아야하는데 그것에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영화가 재밌는 이유와 예능이 재밌는 이유, 그리고 드라마가 재밌는 이유는 모두 다르다.
장르에 따라 만드는 사람의 방식이 달라지고 보는 사람의 소비 스타일이 달라진다.
영화의 경우는 한편의 완결된 스토리를 봐야 재밌고 100분 내외로 재밌으면 된다.
드라마는 다음 편이 궁금해야 재밌는 것이고 70분 내외에도 재밌어야 하고 12편 내외가 모여서 전체도 재밌어야 한다.
그런데 예능은 3분 내외로 재미가 터져야 한다.
물론 여기서 재미라는 것은 꼭 웃긴다는 것이 아니라 울리는 것도 있고 의미가 있는 것도 있고 무서운 것도 있다.
그러니까 무한상사를 꽁트로 하든 뮤지컬로 하든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영화판 무한상사는 너무 힘을 줘서 오히려 재미가 없다.
그러니까 무한도전 같지 않고 남의 프로 같았다는 것이다.
레슬링을 해도 봅슬레이를 타도 콘서트를 열어도 모두 무한도전 같은데 왜 유독 이번 영화판 무한상사는 남의 것 같을까?
무한상사 최고로 멋진데 재미가 없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1. 김태호 PD가 완전히 빠졌다.
2. 그리고 유재석 등 출연자들의 아이디어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무한도전이 아니라 남의 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절대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잘못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오르골을 둘러싼 의문의 죽음과 미스터리를 푸는 영화를 압축해서 한편으로 털어버리고 오히려 예능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뽑아내는 것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많이 들 뿐 이다.
앞으로 영화판을 만들든 연극판을 만들든 반드시 김태호 PD의 기획과 제영재 PD의 연출, 그리고 무한도전 작가로 만들고 부족함은 유재석과 멤버들이 채워주는 것으로 가면 좋겠다. 그래야 무한도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