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개국10주년, 옛날에는 케이블TV라고 하면 저질 방송에 전문화된 방송, 마니아 방송에 국한되어 있었는데
현재 TVN 10주년이 되고 tvn10어워즈 시상식을 보니 이건 뭐 지상파가 따라오기 힘든 콘텐츠의 질과 스타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참 놀라운 일이다.
지상파가 계속 제자리 걸음하며 걱정만 하던 10년, tvN은 다양한 시도와 도전 끝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제 지상파가 TVN을 따라가는 형국이다.
우선 스튜디오 드래곤이라는 엄청난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는 CJ이엔앰의 드라마팀에서 독립하여 만든 제작사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하면 거의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제작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캐리어를 끄는 여자나 공항가는 길 같이 가볍지 않고 잘 만든 드라마를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만들고 지상파에서 방송하고 있다.
지상파에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굿바이 마이 프렌즈 역시 스튜디오 드래곤의 작품이다.
그러니 결코 시청률과 흥행을 노린 제작이라고 볼 수 없겠다.
또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그널, 로맨틱 코미디의 또 오해영, 현재 방송중인 더 케이투 등 정말 웰메이드다.
이렇게 대단한 콘텐츠 들을 만들다보니 TVN시상식 역시 역대급이다.
일단 TVN 시상식에서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개인적으로 김혜수와 유해진의 만남이었다.
같은 무대에 참가한 김혜수, 유해진은 어떤 느낌일까가 상당히 궁금했다.
김혜수 유해진은 과거 공개 연인 사이였는데 시그널과 삼시세끼로 분명 만날 것 같았는데 역시나 만났다.
김혜수는 tvN 시상식에서 여자배우상을 탔다.
김혜수는 역시 시상식의 여왕답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었으나 무대로 올라오다가 중심을 잃어서 부끄러운 장면을 보였는데
김혜수는 "배우가 호명 받고 올라오다가 엉덩이를 '꾸벅'하는 건 흔치않은 장면이다"고 말했다.
김혜수와 유해진의 만남에서 김혜수는 밝은 웃음으로 유해진을 대했고 유해진은 손을 어깨 너머로 올려 김혜수와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모습은 매우 쿨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김혜수야 워낙 내공이 센 여배우니까 좋은 친구로 지낼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해진이 어떨까 궁금했다.
그런데 유해진도 쿨하게 김혜수를 대하는 것 같다.
유해진의 아재 개그가 듣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남자 배우상은 미생의 이성민이 수상했다.
이성민 역시 지상파에서는 늘 조연으로 보였지만 TVN에서 어쩌면 국민적인 스타로 우뚝 선 케이스가 아닐까?
미생에서의 이성민 연기는 정말 대단히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러웠고 이후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웰메이드 드라마 기억도 상당히 오래 기억되는 작품이다.
이렇게 tvN은 좋은 배우들에게 좋은 무대를 제공한 면이 있고 이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할 것 같다.
마찬가지로 2016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가 바로 조진웅이다.
조진웅 역시 주연배우로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시그널에서 조진웅은 완전히 재평가 됐다.
그냥 연기 잘하는 중년 배우로서가 아니라 아직 팔팔한 젊은 연기자, 매력있고 심지어 섹시해 보인다는 평까지 받게 되는 최고의 해를 보냈다.
시그널에서의 조진웅 모습은 아직도 보고 싶고 그립고 묘한 감정이 올라오곤 한다.
그런 조진웅이 역시나 TVN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상파 독과점 상황에서 우리가 과연 조진웅이라는 멋진 배우를 만날 수 있었을까?
절대 못 만났을 것이다.
TVN이나 jtbc가 우리 방송 문화에 좋은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이런 면이다.
또 예능에선 삼시세끼의 이서진이 대상을 받았다.
사실 차승원이 이서진보다 훨씬 열심히 하고 잘했지만 아무래도 공로로 보면 여러모로 이서진이 나영석 피디와 기틀을 잡았을 것이다.
차승원에게는 참 아쉬운 일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사실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들인데 응팔이 상을 싹쓸이 했다고는 하지만 개인상에서는 대상과 우수연기상을 모두 선배들에게 내주었으니 좀 아쉽기는 하다.
사실 TVN을 우뚝 서게 한 것은 응답하라 시리즈였고 혜리 같은 경우에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또 미생의 임시완, 오나귀의 박보영도 최고였지 않았나?
하지만 젊은 친구들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 느낌이 든다.
아쉽지만 난 이것이 더 훌륭한 배분이라고 생각했다.
혜리와 임시완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대상을 탈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조진웅은 언제 대상을 또 탈지 모르지 않겠나?
지상파에서는 어떤가?
지상파에서는 모두 젊은 친구들이 대상, 우수상을 탄다.
조진웅이나 이성민에게 상이 잘 안돌아간다.
박보검에 송중기에 밀려 과연 조진웅이나 이성민을 제대로 평가했겠나?
그런 점에서 고마운 시상식이었다.
그런데 박보영은 그 사이에서 참 아쉬웠다.
오나귀에서 박보영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는데 ㅜㅜ
아무튼 그 외에도 수많은 상 이름을 만들어서 참석한 사람들 거의 모두에게 상이 돌아갔다.
특히 로코킹과 로코퀸 부문상은 ‘또 오해영’의 남녀주인공 서현진과 에릭이 받았는데 서현진은 메이드인티비엔상까지 이관왕.
서현진이 기분이 좋았는지 막춤을 췄다.
SM 출신치고는 상당히 이상한 춤이었다.
예능 아이콘상은 ‘꽃보다 할배’, PD‘ 초이스상은 ‘시그널’의 이제훈, SNL코리아 정상훈,
개근상??? ‘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과, ‘현장토크쇼 택시’의 이영자, 코미디상은 ‘코미디 빅리그’의 안영미, 양세형,
투스타상은 ‘오 나의 귀신님’과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의 조정석, 스페셜연기상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동일, 대세배우상은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 혜리가 받았다.
노력하는 예능인상은 ‘SNL코리아’의 권혁수, ‘코미디빅리그’의 이세영, tvN아시아상은 ’응답하라 1988‘, ’꽃보다 청춘’ 박보검.
신스틸러상은 ‘’응답하라 1988’ 김성균, 라미란.
메이드 인 티비엔(Made in tvN)상은 손호준·김슬기·서인국·서현진이 받았다.
베스트키스상은 ‘응답하라 1997’ 서인국, 정은지, 베스트케미상은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 김슬기가 받았다.
tvn시상식은 10주년을 맞이하여 상당히 화려했다.
이후에도 지상파와 종편을 견제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선도하고 늘 도전하는 모습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