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방송을 시작한 소사이어티게임이 Endemol Shine Group과 CJ E&M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당연히 해외 포맷을 사서 로컬화한 프로그램이 또 생겼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소사이어티 게임 기획은 좀 다른 듯 하다.
중요한 것은 원래 해외에서 만들어진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하는데 그게 없다.
그러니까 성공한 포맷을 사들여와 만든 것이 아니라 이건 오리지날 포맷을 해외사와 공동 기획해서 만든 것 같다.
그래서 큰 의미가 있다.
AMSTERDAM/SINGAPORE/SEOUL: The Society Game marks the first original co-development format to come from the international partnership between Endemol Shine Group and CJ E&M.
연출자는 '더 지니어스'를 연출했던 정종연 피디가 맡았다.
더지니어스와 소사이어티 게임을 비교해보면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더 지니어스라는 포맷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문제의 전문성이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좋다는 그런 기괴한 콘셉트를 가지고 태어난 포맷이다.
물론 대중성에서 더 지니어스가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대신 마니아 층의 충성도는 하늘을 찌른다.
문제를 이해한다는 자부심과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도 문제를 온라인 등에서 풀어보는 뒷풀이까지 더 지니어스는 두뇌 싸움의 느낌이 강했고 또 개인적인 게임의 특성이 강했다.
더 지니어스의 경우, 남을 이용하고 배신하고 협력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승리다.
하지만 소사이어티 게임의 경우는 자신의 승리가 최종 목표이지만 그 전의 목표는 자신이 속한 사회, 소사이어티가 승리해야한다.
그러니까 이건 단체전으로 보면 된다.
소사이어티 구조를 쉽게 설명하면 두개의 나라가 있다고 보면 된다.
각 나라별로 대통령이 있고 정치가 있고 그룹이 있고 국민간의 갈등이 있다.
대통령은 탄핵 당할 수 있고 탄핵을 주도한 사람은 또 다음 대통령이 된다.
탄핵을 하려면 동조자들이 있어야 하고 동조자 숫자가 모자라면 탄핵을 주도한 사람들은 경계의 대상이 되고
탈락자 선정시 불리한 상황이 된다.
이러한 한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그룹이 2개다.
각 그룹 내에서도 갈등이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더 지니어스보다 한 depth가 더 있는 복합적 구조다.
그리고 어려운 문제 자체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하기 쉽고 몰입하기 편하다.
다만 더 지니어스보다 일반인이 많아서 그 점은 아쉽다.
사실 장동민과 이상민 같은 감각을 타고나 천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개그맨 양상국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뭐 양상국이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는 모르겠지만 장동민이나 이상민의 카리스마에는 아직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가지 재밌는 것이 몸싸움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전 게임들은 주로 머리로 하는 복잡한 게임이었다면 소사이어티 게임에는 몸으로 하는 게임도 섞여 있다.
특히 엠제이킴은 이종 격투기 선수인데 남자와 싸워 멋지게 이겨서 상당히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더 지니어스가 게임의 재미와 사람관계의 재미었다면
소사이어티게임의 재미는 사람관계,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사회, 그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층과 지배의 노하우가 그대로 공개된다는 차원 높은 재미가 생길 수 있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포맷의 진짜 재미는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을 지배하고 이끄는 리더십의 노하우를 공개할 것이라 본다.
현재 마동과 늪동으로 나뉘었는데 예를 들어 마동은 힘으로 지배하는 독재국가이고 늪동은 각자의 의견을 중시하는 민주국가라고 보면 과연 민주주의는 무엇이고 일베가 좋아하는 산업화를 중시하는 독재국가는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된다.
각각 11명씩 높동과 마동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나뉘는데 그 리더를 선출하는 방식을 보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나온다.
높동에서는 투표를 통해 리더를 뽑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리더가 된다(연임과 재임도 가능).
마동에서는 한번 리더가 선출되면 반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자리가 유지된다. 대신 리더가 정한 2명에게 반란의 열쇠가 주어지고, 반란의 열쇠를 가진 주민만 반란 선언이 가능하다는 룰이 적용됐다.
마동에서 반란을 일으켜 리더가 된 양상국이 상금을 팀에게 배분했다.
공산국가의 단면이다. 혁명과 평등이다.
어떤 사회가 더 좋아보이는지, 그리고 과연 그 사회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 이것은 분명 불일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모두가 다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집단은 결국 독재자에 의해 비인간적으로 운영되는 사회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분명 더디고 힘든 것이니 경쟁력으로 보면 무대뽀 독재국가가 무조건 승리할테니.
하지만 그것이 옳은 것인지, 그것에 대한 번뇌와 배신, 그리고 토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철학은 변절되고... 이런 식으로 가면 그야말로 입체적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서 인류의 지배와 힘의 논리가 그대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탄핵과 변절, 전시 작전권과 담합, 비리와 부의 집중화 등 현실적인 불합리가 그대로 게임에 반영될 것이라 상상하며 벌써부터 재밌게 느껴진다.
소사이어티게임 시청률은?
소사이어티게임 첫회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기준 가구 평균 시청률 1.4%,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했다.
스타도 거의 없고 화려하지 않은 세트에 생소한 느낌의 프로그램으로서는 사실 나쁜 시청률이 아니다.
더 지니어스만큼 화려한 게임은 아니어도 그보다 훨씬 더 공감되고 적나라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리얼하게 드러내리라 기대한다.
첫회에서는 양상국이 시작하자마자 반란을 일으켜 리더로 올라갔다.
그래서 늪동과 싸워 이겼고 한명을 탈락시켜야했는데 늪동은 민주적으로 모든 팀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가장 많은 표가 나온 윤태진 아니운서가 탈락하게 되었다.
사실 윤태진 아나운서는 아무 것도 못해보고 게임의 기회를 못 갖고 탈락하게 되어 더욱 억울하고 안타까웠는데 윤태진 아나운서는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소사이어티 게임에서는 성우가 이렇게 클로징을 했다.
“당신이 속한 집단에서 단 한 명의 희생자가 필요하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라면 나의 친구 나의 적도 아닌, 그가 희생당한다는 사실에 아무도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않을 그 누군가를 선택하겠습니다.”
현재 눈에 띄는 참가자는 양상국, 임동환, 채지원, 파로, 한별, 올리버 정, 이해동, 권아솔, 엠제이킴 등이다.
아래 출처는 tvn 홈페이지 출연진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