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마지막회가 끝나고 가장 궁금했던 것이 도대체 왜 한 회를 쉬었던 것일까?
그 부분이었다.
상식적으로 쪽대본 때문일 경우, 마지막회를 연속방송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직접 드라마 도깨비 최고위층에게 물었다.
전혀 김은숙 작가의 쪽 대본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도깨비 해외 로케 장면 이미 다 찍어놓은 것이었다고.
그러니까 결말은 이미 처음부터 다 찍혀 있었던 것이다.
김은숙 작가가 워낙 반응 보면서 바꾸는 걸 선호해서 그렇지 대본이 이미 다 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성이 촬영 팀에게 미리 대본을 주지 않는다는 것.
촬영 분량에 맞춰서 준다는 것이다.
아무튼 쪽대본으로 다 죽어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처럼 박지은 작가처럼 쪽대본을 보낸 것이 아니고
한 회 방송 안됐던 이유는 촬영에 좀 더 정성을 쏟는 부분과 후반작업 CG때문이었다고 한다.
김은숙 작가의 대본 수정은 이동욱, 유인나 커플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주로 이동욱 중심으로 많이 수정되었다고 한다.
유인나의 매력을 새롭게 알았고 이동욱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김은숙 작가 대본 중 가장 좋았던 도깨비는 참 놀라운 것이
작가도 최초로 작가다웠고 배우들의 연기 입이 딱 벌어졌고 촬영 감독의 내공 대단했다.
이렇게 3박자가 맞아 떨어진 드라마는 오랜만이다.
역대급 라인업의 푸른 바다의 전설을 보면 초반부터 쪽대본이 나온다는 황당한 얘기를 듣고 미친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역시 푸른 바다의 전설 대본은 미쳤다.
오로지 전지현을 위한 드라마, 만일 전지현이 아니었으면 이 드라마는 어떻게 됐을지 소름끼칠 정도다.
아무튼 전문가들은 방송 전 김은숙 대 박지은 대결에서 박지은 작가의 손을 들어줬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로 보나 채널로 보나 당연히 푸른 바다의 전설이 승리로 보였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의 저력은 대단했다.
지상파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힘을 빼고 던지니 삼진 아웃이 나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쪽으로 좀 더 다가갔더니 어렵다는 평가는 나왔지만 완성도가 올라갔다.
아무튼 첫회에 이미 결말까지 다 찍어놨다는 증거 영상이 있다.
도깨비 첫회,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몽타쥬가 마지막 장면까지 모두 나온다.
아래 모습을 잘 생각해보면 이것이 첫회에 삽입된 영상인데 마지막 결말까지 대본이 나왔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혹시 기억 나지 않는 분들은 아래 영상 보시면 첫회에 떠오르는 몽타주 화면이 소개되어 있다.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에서 힘을 얻어 앞으로는 좀 더 자신이 쓰고 싶은 대본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이번 드라마 도깨비는 이전 작품들처럼 그냥 트렌디해서 재밌는 것이 아니고 단지 가슴 떨려서 좋았던 것이 아니다. 도깨비 내부에 담겨 있는 많은 생각할 꺼리, 즉 여백과 여운이 있어서 좋았다.
심지어 대사까지도 주옥같은 것들이 많았다.
블랙리스트도 해제됐으니 중견 작가답게 사회성, 및 문학적 사색을 곳곳에 묻혀주는 센스를 발휘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