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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투자 사임당, 그룹에이트가 계속 망하면서도 또다시 사전제작의 모험을

GeoffKim 2017. 1. 24. 23:34

이영애와 송승헌 주연의 ‘사임당’이 드디어 시청자와 만나게 됐다.

오늘 24일 제작발표회가 있어서 언론에 공개되니 시청자들은 새로운 드라마 사임당이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사임당은 이미 방송계에서는 오래된 작품이다.

촬영을 시작한건 상당히 오래됐고 처음 얘기 들었던건 몇년 전이었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도 취소되고 아무튼 엄청나게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작사 이름을 들어보면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작사 그룹 에이트의 작품이다.




그룹 에이트와 엠퍼러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함께 만드는데 그룹에이트가 그동안 사전제작으로 인해 성공을 못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도 사전제작 100%를 감행했다.

이건 모 아니면 도인데 100% 사전제작을 하게 되면 쪽 대본 상황과 제작 시간 부족 등으로 인한 퀄리티가 떨어지게 되는 단점을 없앨 수 있지만 시청자의 피드백에 따라 중간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보다 더 큰 단점이 있으니 플랫폼, 즉 채널에서 편성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제작을 모두 끝내는 것이라 제작자에게는 극도의 리스크가 있다.


물론 제작비를 제작전에 모두 투자받아 만들더라도 국내 주요 채널에서 편성을 하지 않으면 이슈화가 쉽지 않고 국내 이슈화가 되지 않으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소개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신서유기 같은 경우도 인터넷에서만 노출을 하니 제 아무리 나영석 피디가 연출을 잘 한다 해도 이슈가 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이유다.




그러니 지상파, 또는 TVN 등에 편성이 되어야 하는데 이미 100% 사전제작된 드라마는 채널 입장에서 꺼릴 수 밖에 없다.

다 만들어졌으니 퀄리티가 확인 가능하므로 편성에 더 좋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문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채널이 끼어들 틈이 줄어든다. 

그러니까 제작사에서 대본과 출연자, 연출자 모두 세팅하여 채널에 기획안을 가져가도 같이 협의하여 진행하는 속에서 채널이 기획에 참여한 것이 되는 묘한 상황이 우리 현실이다.

예를 들어 몇부작으로 갈지에 대한 협의, 내용을 좀 더 코믹하게 가자라든가, 로맨스를 더 강조하자라든가, 내용이 너무 무겁다라든가, 이런 참여 속에서 기획이 채널에게 가고 제작사는 기획을 했음에도 제작이 되고 마는 것이다.




헌데 사전전작제는 제작 완료된 것을 편성만 하여 송출하는 플랫폼 역할만 하기때문에 많은 부분 참여할 수가 없고 기여도가 줄어드니 수익 배분도 줄어든다.

이전에 그룹에이트 (에이트픽스 송병준이 전신)에서 만들었던 비천무라는 드라마도 편성이 안되어 사임당보다 훨씬 더한 어려움을 겪었고 또 유이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버디버디도 같은 방식으로 사전제작되었고 편성이 안되어 유이가 어렸을 때 찍은 것이 나중에 원숙해졌을 때 TVN을 통해 가까스로 방송됐다.




그리고 사임당도 또 100% 사전제작을 거쳐 탄생했다.

사전제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홍콩의 대형 그룹 ‘엠퍼러그룹’(회장 엘버트 영)의 투자 덕분이었다. 

엠퍼러그룹은 자회사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EEK)’(대표 최준영)를 만들어 그룹에이트와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고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관련주가 이미 오래전에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그룹에이트는 비상장사라서 장외에서 인기가 솟았으며 에스아이리소스 주식도 뛰었었다.

계속 연기된다는 소문과 함께 힘든 상황을 보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야 사임당이 방송되니 그 결말이 어떨지 궁금하다.

에스아이리소스 주식의 경우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아무튼 엠퍼러그룹이 100억원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만으로 상당히 화제가 됐었는데 엠퍼러 그룹은 홍콩 재계 10위권 안에 드는 그룹으로 금융, 부동산, 호텔, 엔터테인먼트 등의 계열사가 있는데 성룡, 이연걸, 유덕화, 주윤발,장학우, 단겨레, 사정봉 등의 영화를 제작 배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임당 빛의 일기가 대장금처럼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사임당 내용은 대장금처럼 사극은 아니고 현대극과 섞인 퓨전 사극이다.




이영애에게 많은 것을 걸고 있는데 결혼한 이영애가 과연 얼마나 잘 해낼지 기대반 걱정 반이다. 송승헌의 경우는  드라마보다 오히려 영화에서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었기에 이영애, 송승헌 카드는 세지도 약하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정말 예측하기 힘든 캐스팅이다.

참 놀라운 것은 박은령 작가와 윤상호 피디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예고편을 봤을 때 보정작업에 힘을 쓴 것 같고 촬영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영애 역시 나이가 빠른 71년생으로 46살 정도 되었는데도 아직은 그렇게 늙어보이지 않는다.

송승헌의 경우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도깨비 같은 타임슬립 류의 드라마가 마니아 층이 있으며 이미 익숙한 형식이 되어 오히려 사임당에는 큰 호재일 것 같다. 도깨비보다 훨씬 먼저 제작되었으나 도깨비 아류, 혹은 도깨비 인기에 편승하여 나온 작품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겠다.


한편 재밌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임당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고 있고 현모양처의 대표로 아는 정도인데 신사임당은 시와 그림에 능한 화가, 예술가였다는 것이다.



사전제작 시스템이 이것으로 한국에는 안맞는 것이 될지, 아니면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지 시청자 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외주제작사의 경우 사전제작으로 채널 눈치 안보고 소신 있게 제작하며 중간에 방향을 흔들거나 조기 종영의 위험을 모두 없애는 한편 판권 계약에서도 기 제작된 상품이기에 일부 방송권리만 파는 등 부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질 수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오는 26일 밤 10시 1, 2회 연속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