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샤를드골공항에 내려 사진전을 보고 취향과 노력에 대해 생각하다

미디어리뷰 2017. 2. 22. 14:40

샤를드골공항 [Paris-Charles de Gaulle Airport, Aéroport Paris-Charles de Gaulle]

샤를 드골 공항을 줄여서 CDG라고 보통 부른다.


샤를드골공항


샤를드골국제공항 내에는 흡연실이 없다.

담배를 피우려면 밖에서 꼭 피우고 들어와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공항에는 커다란 사진들이 보였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지나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멋진 풍경 사진보다는 이런 사람 사진에 더 감동을 받는다.

이것도 사람의 성격인데 여행하는데 상당히 좋은 성격이다.

중국의 명산과 그랜드캐니언의 20억년 된 협곡을 보고 감동을 받지 않는 나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겠고 그랜드 캐니언에 갔다가 광각 한 컷 찍고 나서 사진 찍을 것이 없어서 죽을 뻔 했다.




어떤 이는 평생을 그랜드 캐니언에서 살면서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는데 난 10분만에 그랜드 캐니언으로부터 실망과 심심함을 선물 받았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사람이다.



어떤 장면이든 사람이 들어가면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다.




나도 이런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





사실 영장 기각 시킨 오민석 판사나 우병우 전 수석을 보면 인간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것 같은 충동도 있으나 그래도 산이나 바다로 관심이 옮겨지지 않는다.





앞에 유명한 축구팀이 있다고 난리들을 쳤으나 문제는 또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 ㅜㅜ


스포츠는 월드컵 16강 정도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져야 볼까 말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는 다시 보기로 오래된 드라마를 본다.


그렇다고 애국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나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이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말을 정말 잘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적극적인 사람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내가 말이 거의 없고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양측이 만나면 딴 사람 얘기하는 것 아니냐며 전화를 건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관심을 뿌리고 상식도 풍부한 사람이 있고

오로지 자기 분야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분야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소개팅을 나가서 이야기 없이 편안하게 조용하게 밥 먹고 차 마시고 헤어지면 예의 없다고 소개시켜 준 친구한테 혼나기 일쑤다.

그 친구는 나에게 '그냥 예의상 열심히 말도 하고 웃어주고 하지, 왜 그렇게 싫은 티를 냈냐'고 한다.




나는 대답한다.

정말 맘에 들고 또 만나보고 싶다고.


근데 왜 전화번호는 안물어봤냐고 친구가 물어보면

"너한테 물어보려고"라고 답한다.




누군가를 만나 어색하기 싫어 떠드는 것 처럼 힘들고 땀나는 시간이 또 없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최선을 다해서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고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다음 이야기를 준비해야 하는 그런 걸 싫어한다.

까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스마트폰으로 오락하는 것이 앞에 앉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하면 그냥 헤어진다.




필요한 말이 있으면 하는 것 처럼 필요한 말이 없으면 안하는 것이 서로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배려와 예의 없는 사람이라 욕을 먹는다.

그래서 혼자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공항의 끝이 보인다.

짐도 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나가면 된다.



이민 가는 것 처럼 큰 가방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팬티와 양말 이외에는 거의 짐을 가져가지 않는다.


현지에서 구입한 걸 넣어올 자리는 있어야 하지 않냐고 묻는데

나 같은 경우엔 거의 버릴 것들을 입고 가고 신고 간다.


현지에서 입고 버린다.

가방은 점점 비어 간다.



옷이 부족하면 현지에서 싸고 예쁜 옷을 사 입거나 그냥 티셔츠 하나로 계속 입고 빨래를 한다.

라면이나 고추장 같은 걸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또한 나에겐 없다.

프랑스 가서 라면을 먹는 것 보다는 프랑스 음식을 체험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동남아 향이 맞지 않으면 맞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죽도록 싫은 고수라도 10번만 먹어보면 그 맛을 알게 된다.


음식이 안맞는다고 말하는 것은

음식에 대한 도전과 노력을 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아도 짧은 인생, 싫은 건 안 먹으련다라고 한다면

반대로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어떤 맛, 어떤 향을 즐기며 살아가는지 느껴볼 기회를 자신으로부터 박탈하여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중 일부를 영원히 못 느끼고 죽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라고.


물론 이 경우에 혐오음식은 제외다.

혐오음식은 노력이나 도전하는 차원과는 별개의 문제다.

개고기나 자라 요리 등 자신의 취향과 관련된 문제는 노력 안하는 것이 좋지만

맛과 향이 독특하여 먹자 마자 호감이 가는 음식이 아니라면 노력하여 왜 수많은 그나라 국민들이 그걸 먹고 사는 지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사진= 올림푸스 E-P5,  파나소닉 7-14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