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세기의 대결> 도스토예프스키 VS 박찬욱 감독

cultpd 2010. 11. 4. 19:07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며 만든 <오광록의 The Artist> 시리즈!


연출에서 손을 뗀지 6년 여만에 직접 연출했던 작품입니다.

<180도 상상력의 힘>이라는 컨텐츠와 함께 만들었는데

저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애착이 많습니다.


하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던 기억이 있네요.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책 한권...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그 책을 만나고 제 인생이 바뀌었듯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고 싶었던 바람은

역시 자만이었고 허세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진지한 것을 참지 못하는,

리얼하고 적나라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씁쓸합니다...





최초로 글까지 쓰면서 밤새도록 고민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작품입니다.

세상에 꼭 소개하고 싶은 저의 첫 대본작품!









지금부터 지상 최대의 대결! 전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문화 휴먼콘텐트.

<아티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오늘의 아티스트 소개가 있겠습니다

 


넋의 리얼리즘, 병적인 심리주의, 저주받은 천재, 도스토예프스키대 (VS)

주류 영화의 전복을 꿈꾸고 장르 영화의 법칙과 수사를 배반하는 대한민국 B급 영화의 대부

박찬욱 감독입니다

 



동영상 보기
용량때문인지 티스토리에 안올라가네요.

광고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곰티비로 ㅜㅜ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악령등의 소설로

세계 리얼리즘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칭호를 받는 러시아의 우상이자 정신적 지주입니다.


10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그의 문학은 소설 창작의 교과서로 학습되고있으며

인간을 다루는 모든 쟝르의 예술 분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

 

Statue of Dostoevsky
Statue of Dostoevsky by 아침놀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박찬욱 감독은 B급 영화 정서의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등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내는

감독입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베를린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 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Park Chan-Wook 박찬욱 (Korean Film director)
Park Chan-Wook 박찬욱 (Korean Film director) by Tonio Vega 저작자 표시비영리



저는 왜 굳이 문학계의 거장과 한국 영화감독을대결시키려는 걸까요?

그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는걸까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지긋지긋하게 가난한 젊은이가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살인하는이야깁니다

노파를 살인하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합리화 시키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놀랍습니다

 

 



"노파의 돈으로 이루어지고 고쳐질 수 있는 수백, 수천가지의 선한 사업과계획들이 있단 말이야! 어쩌면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도 있고…  그 작은 범죄 하나가 수천 가지의 선한 일로 보상될 수는 없는걸까?"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중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도 이 같은 표현이 무수히 등장합니다

 

복수는나의것

친절한 금자씨 (동영상 참조)

 

죄와 벌의 주인공은 오랜 고심 끝에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도끼로

살해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 <삼인조>에서도전당포 노파가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선악 구도의 뻔한 공식을완전히 깬다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 편인지,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지를 헷갈리게 합니다

 

누나의 신장 이식 수술비를 급하게 구해야 하는 젊은이

그에게 딸을 유괴 당한 아버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일까요?

 

딸을 유괴당한 아버지는 점차 악한 사람으로 바뀝니다

아군과 적군이 구별 안 되는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속 주인공 들도 선한인물들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와 닮았거나 우리 마음 속에 살고있는 본능과 닮아 있기에

이해가 되고 동정이 가는 사람들입니다

 


- 나는 짖궂은 인간이 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결국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위인이다. 악인도 될 수 없었고, 선인도, 비열한도, 정직한 인간도, 영웅도, 벌레도 될 수 없었다… 슬기로운 인간은제정신으론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오직 바보 같은 자들만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뿐이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중에서

 

친절한 금자씨 동영상 참조

 

박찬욱과 도스토예프스키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고 벌어지는 상황을 독자와 관객에게목격시킴으로서 불편함과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흑백 논리와 권선 징악에 익숙한 우리에게그들의 작품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인간의 숨기고 싶은 내면, 극단적인 상황을거침없이 끄집어 냅니다

 

나는 당신들을 40년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게 가두어두었다가 40년이라는 기한이 찼을 때 당신들이 어떤 결과에 도달했는지 그걸 보러 지하의 세계를 찾아가보고 싶다

도대체 40년동안이나 사람을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혼자가둬두는 법이 어디 있는가?

 

 

하긴 이런 생각도 해본다- 우리 같은 지하생활자들은 모두입에다 재갈을 물려둘 필요가 있다고, 그들은 40년쯤 아무 소리없이 지하에 틀어박혀 있을 수는 있지만, 만약에 세상에 뛰쳐 나오는 날엔, 마치둑이라도 끊어진 듯이 된소리 안 된소리 마구 지껄여댈 것이기 때문이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중에서



그렇다면 그들은 언제부터 이런 괴팍한 생각을하게 되었을까요?

두 사람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과거로 돌아가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공상적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서클에 들어 혁명가들과 교류하다가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총살 바로 직전 황제의 특사에 의해 징역형으로 감형되어

시베리아 유형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 모인 도둑, 살인자 들을 만나면서

인간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어두운 면에 심취하게 됩니다

 

이렇게 삭막한 곳에도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금광을 발견한 느낌이야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

   - 1854년 도스토예프스키 편지중에서

 

그 때 장편 《죽음의 집의 기록》과 《학대 받은 사람들》을 썼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끝없는가난과 고뇌의 수렁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 와중에 유럽에서 카지노 도박에 중독됐고 빈털터리로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는 말기결핵으로 죽음에 임박해 있었습니다

이 때 죽어가는 아내 옆에서 충격적인 소설 <지하생활자의수기>를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이 소설은 이후출간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모든 대작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고

평가됩니다

박찬욱 감독에게도지옥 같은 세월이 있었습니다

 

박찬욱은 대학 졸업 후 영화사를 다니다가 <달은해가 꾸는 꿈>이라는 영화로 데뷔합니다.

B급 영화 정서에 기반하는 이 영화는 가수 이승철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상업적으로 실패하고말았습니다. 5년 후 다시 <삼인조> 라는 작품으로 재기를 꿈꾸었으나

이 영화 역시 흥행에서 최악의 실패를 합니다

 

그 이후 준비하던 작품은 취소되거나 각본까지 쓴 영화의 감독직을 빼앗기는 등 혹독한세월을 보내게 됩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 작품으로 박찬욱은 쉬리의기록을 깨고 최고의 흥행을 거두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게 됩니다

레드 콤플렉스를 뛰어 넘어 한국 현대사의 금기에 도전했다는면에서 대담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도 박찬욱도 모두가 인정하는대가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시작은 몹시도 고통스럽고 막막했습니다


한치 앞도 예상 못 할 두려움 속에서도 그들은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은 포기하지 않고자기 자신을 믿었다는 것입니다

 




지하생활자의 수기

- 도스토예프스키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세요.

읽기가 정말 정말 힘든 책인데요...

열번 정도 읽으시면 느낌 옵니다.


따귀를 맞으면 왜 기분이 나쁜지...

이를 뽑을 때 소리지르면 더 안아픈지...

세상과 타협하지 못해 지하에서 생활하는

미친 나를 닮은 사람의 꼬인 생각들...


내 신경을 건드리는 아주 괴로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