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나에겐
아픔이 더 많은 기억의 장소
대학 캠퍼스...
안산공과대학에서 영상미학을 강의했다.
한학기가 끝나고 마지막 수업 날...
아이들을 야외로 끌고 나왔다.
소주와 맥주를 사다가 술판을 벌였다.
내가 강의하던 학과가 디지털미디어학과.
A,B,C 세조로 나누어 수업을 했는데
A조까지는 아무 문제없이
내가 생각해도 훌륭한 강의와 추억을 만들었다.
B조부터 약간 망가지기 시작해서
C조 수업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파릇 파릇한 녀석들의 인생이 부럽다.
다시 저때로 돌아가면
난 피디가 되었을까?
그렇진 않았을 것 같다.
나에게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생을 다시 출발할 수 있는 대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의 인생이 대학 캠퍼스 벤치에서 잠시 졸았던
긴 꿈이었다면...
난 무엇을 시작할까?
녀석들 중에는
부모가 이혼한 외로운 아이도 있었고
집안 형편 때문에 닭집, 피잣집 배달을 하는 아이도 있었다.
꿈...
꿈이라는 것...
불확실한 미래는 무섭고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고 벅찬 희망을 의미한다.
시간?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에게 준다면
다시 꿈꿀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도 나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을까?
먼훗날 50이 되고 60이 되었을 때
지금의 내 나이를 그리워하진 않을까?
아이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다.
보고만 있어도 벅찬 청춘들...
그들에게서
아직도 캠퍼스 근처에서 술을 한잔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난 아직도...
내 꿈은 아직도
캠퍼스에서 살고 있는건 아닐까?
그 녀석 빨리 데려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