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라는 게임은 자신의 집을 크게 짓고 남의 집을 작게 짓도록 만드는 게임이다.
돌을 어디에 두는지, 한 수에 따라 내 집이 커지기도 하고 남의 집을 부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수는 한 수에 내 집도 넓히고 상대의 집도 좁히는 이중 효과를 가지는 좋은 수가 있다.
그 수가 치명적인데 방어할 방법조차 없고 전체 흐름을 모두 깨버리는 명 수를 우리는 '신의 한 수'라고 부른다.
출처 : FACTTV 캡처 (오늘의 유머)
바둑에서 신의 한 수를 두기 위해서는 흥분하면 안되고 전체를 봐야 하고 수 읽기를 해야 한다.
"여기다 두면 상대가 어디다 둘 것이고 그러면 여기다 두면 되고 그럼 또 저기다 두든가 이쪽으로 두겠지? 그러면 나는 여기다 두고..."
이런 식으로 수도 없이 전체 그림과 상대방의 수를 예상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57. 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를 승진 임명했다.
'돈봉투 만찬' 파문을 일으키고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59·연수원 19기)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내려보냈고 안태근(51·연수원 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시켰다.
이런 수를 바둑에서 신의 한 수라고 부른다.
얼마나 예상 못 한 수였는지는 출입기자들이 예능 프로 방청객처럼 리액션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알 것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표하는 순간 기자들 탄성
놀라운 것은 신의 한 수에 굉장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놀라운 것이다.
1.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 수사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게이트를 아무리 제대로 조사하라고 지시해도 누가 조사하겠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면서 특검 수사의 연장이나 다름없는 빛나는 한 수를 둔 것이다.
2. 국정원 댓글 사건과 선거 개입 관련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정의로운 검사의 상징으로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을 수사하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 수사를 주장해 법무부와 마찰을 빚었고 서울중앙지검장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검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항명을 하였다.
이외에도 이명박 BBK 사건을 수사했고 노무현, 이회창 캠프의 불법 대선 자금도 수사했다.
놀랍게도 안희정 지사를 감옥에 보낸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살아있는 권력과 싸울 수 있는 몇 안되는 양심적인 법조인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3. 자연스러운 검찰 개혁의 분위기.
참 재밌는 부분인데 2005년부터 관례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이 맡는 자리로 모두들 알고 있었다.
지검장은 지방검찰청장이고 고검장은 고등검찰청장이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장은 워낙 사건이 많고 중앙이다보니 소속 검사도 200명이 넘고 검찰 최대 수사 조직이고 법무부 검찰국장과 빅2의 요직으로 분류되니 고검장급이 맡는다는 얘긴데 검사장급으로 하향된 것이다.
전임 이영렬 검사장과 비교를 해봐도 이영렬 검사장이 연수원 18기였고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3기니까 5기수 밑의 검사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수를 고려하지 않고 다 옷 벗고 나가라는 얘기냐며 반발이 있는 것이다.
이 얘기는 거꾸로 말하면 검찰 개혁을 위한 인적 청산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명의 인사로 문재인 대통령은 여럿을 잡고 있다.
이것이 바둑에서 말하는 빛나는 한 수라는 것이다.
어제는 5월 18일이었다.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서울대 법학과 79학번으로 학창시절 5.18 광주 민주화운동 발포자 모의 재판에서 검사를 맡아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인물이다.
학교 모의재판때문에 한 동안 강원도로 숨었음.
연수원 동기모임에서 한 사람이 카드로 결재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돈을 걷어서 주자고 했는데 카드깡이라며 반대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전 이후 좌천되어 까마득한 후배들 밑에서 평검사로 근무하면서도 로펌으로 가지 않았던 진짜 검사다.
반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학교 3학년 때 그것도 1월생이라 만 20세의 나이에 사법고시를 패스한 천재였고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며 주변인물, 일가족 등을 차례 차례 소환하고 후배를 구속하고 권양숙 여사를 소환했다.
당시 우병우 중앙수사1과장은 윗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를 주장하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우병우씨와 달리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사법고시에 9번 떨어졌고 10번째에 붙었다.
하는 일 마다 고통스러운 일만 맡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좌천당해 서글프게 살았었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 살아있는 권력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 올랐다.
나는 이것을 마지막 네번째 문재인의 '신의 한 수'라고 본다.
사람들은 성공하려면 권력에 맞서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미래를 물려주며 "현실은 책과 다르단다"라는 말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의를 말할 수 있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실제로 바둑 아마 4단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사를 공개한다.
이것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인사와 거침없는 진격의 행보를 걷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둑의 포석이 바탕에 있고 핵심은 정수다!!!!!
“저는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웠습니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고, 전체를 봐야 합니다. 바둑에서 국지전의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늘 반면 전체를 보면서 대세를 살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꼼수가 정수에 이길 수 없는 이치도 같습니다.”
(2016년 6월2일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책 <신의 한 수 인간의 한 수 78> 추천사 중)
추신 : 문재인 대통령 바둑 뿐만 아니라 축구도 잘하는 것으로!!!!!
못하는게 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