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구속 영장 기각, 강부영 판사의 문제인가? 아니면 검찰의 문제인가?
많은 네티즌이 강부영 판사가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하고 있으나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검찰이 정유라 구속에 대해 너무 안일하고 당연스럽게 생각하여 방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 판사가 영장을 기각했고 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이고 그 본부장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강부영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영장 전담 판사이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강직한 검사다.
이 그림에서 정유라가 불구속 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말이 안되는 매우 평온하고 공명정대한 그림이니 방심한 것 같다.
공명정대한 것의 약점이 뭐냐하면 정유라를 구속하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지 않고 정유라 구속이 필요하다고 청구한 내용들이 법적으로 타당한가, 아닌가만을 판결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법이란 것이 법적으로만 판단해야지 개인의 사견이나 미루어 짐작이 들어가면 판사의 성향에 따라 다른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생긴다.
그래서 판사는 오로지 법으로만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옳다.
강부영 판사가 영장 기각을 한 사유는 이렇게 밝혔다.
"영장 청구된 범죄사실에 따른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추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뭐냐하면 정유라는 그토록 오랜 기간, 모든 증거가 있다면 해외에서 없앨 수 있는 것은 다 없앴고 증거가 될만한 통화기록 등도 전혀 남기지 않았고 한국에 가서 어떻게 답변하면 되는지 충분히 연습하고 돌아왔을 거라는 것.
하지만 그 긴 기간동안 검찰은 정유라와 똑같이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점에서 나는 검찰이 매우 원망스럽고 분노한다.
구속만 못시킨 것이지 수사는 계속된다고 위로하겠지만 나는 정유라가 해외에서 할 일은 다 마쳤고 이제 국내에서 할 일이 있어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순실이 시킬 일이 있으면 변호사에게 시키면 되지 뭣하러 딸까지 데려오냐고 하겠지만 얼마 전 장시호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집에 가서 돈을 찾아오라는 했다는 등 아직 최측근에게만 말할 수 있는 받을 것, 없앨 것, 찾을 것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유라 구속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유라가 준비한 내용은 귀국하여 인터뷰한 것을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신은 전혀 모르고 엄마가 다 했다는 것으로 답하고 있다.
중간 쯤 자기 얘기가 나오다가 황급히 말을 바꿔 다시 엄마 쪽으로 미루는 것을 조금만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다 느꼈을 것이다.
무조건 엄마에게 미루라는 것을 연습하고 온 느낌이었다.
결국 작전은 성공했다.
정유라는 심지어 자기가 무슨 과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정유라는 당연히 부정입학이나 조작 등의 범행에 가담을 하지 않은 것이 된다.
당연히 구속영장이 나올 근거가 있나?
아!!! 정말 검찰이 원망스럽다.
잘 준비했다면 왜 정유라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를 못찾겠는가?
이러한 측면에서 정유라 주변인들의 제보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아래 이메일 보면 체육과학부 정유라학생입니다라고 메일을 보낸 것에 대한 교수의 답장이 있다.
학과도 몰랐다는 말은 말이 안 되고 정유라 메일로 교수들의 리포트 첨삭 지도도 있었다.
정유라가 자신이 얻은 지위를 행복하게 영위하고 있는 정황도 볼 수 있다.
예전 정유라 이름이 정유연인데 지방흡입 관련 페이스북 글을 보면 그의 정신 세계를 볼 수 있다.
분명 정유라는 싫든 좋든 엄마 최순실의 수혜가 자신을 위한 것임에 확신이 들어 보인다.
정유라는 타학과 학점을 따기 위해 중국 패션쇼 수업까지도 따라 갔다.
엄마와 대놓고 싸운다는 정유라가 학점을 얻기 위해 중국에, 그것도 남의 학과 작품전까지 따라갔을 정도인데 과연 무슨 과인지 모르고 대학교 가고 싶지 않았다???
가고 싶지 않았더라도 졸업은 필요했었나?
부정입학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협박한 적은 물론 없겠지만 부정입학과 졸업을 위한 과정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범죄인 인도가 됐는데 구속이 안되고 해외 도피에서 잡아온 사람이 도주의 위험이 없고 최순실의 딸인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건으로 검찰이 아직도 최순실, 박근혜를 비호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오히려 준비가 너무 미흡했고 낙관적이었다는 평을 하고 싶다.
영장 기각으로 검찰은 이제 최장 20일 동안 신병 확보가 가능해졌고 삼성 승마 지원금 관련 범죄와 뇌물수수 공모 여부를 수사해야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가 삼성과의 뇌물 비리 부분인데 이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등과 관련된 문제이고 삼성 자금의 가장 큰 수혜자 정유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었는데 이게 제동이 걸린 것이다.
빠른 보강 수사와 영장 재청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유라를 아는 많은 이들의 제보가 중요할 것이다.
주변에 있던 젊은이들이 많았을테니 분명히 흘린 것들이 어마어마할 것이라 예상한다.
엄마가 다 했고 난 모른다에 대한 반증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