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래 오류의 동물이지만 참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몇자 적어본다.
안경환 후보가 1975년 한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결혼신고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고 음주운전, 아들에 대한 의혹, 그리고 과거 그의 저술에서 나온 여성 비하 표현들 등 수많은 의혹이 대중에게 낱낱이 공개되었고 다른 후보도 아닌 법무부장관 후보자라는 것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되었다.
결국 안경환 후보는 계속되는 논란에 정면돌파를 포기하고 이후의 인사 파행, 협치 논쟁,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사정책 등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자신을 밟고 가라는 말을 하며 논란 정리 시도를 한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유한국당은 17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와 관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기승전결이 항상 같은데 안경환 후보자의 문제에 조국 민정수석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얼핏보면 인사상 문제가 있으니 함께 사퇴하라는 것인데 들여다보면 법무부와 검찰 개혁에 대한 공격 아니겠나?
더 나아가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돼지 발정제 논란이 있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추대한 당이 할 말이 아니지 않은가? 오로지 마지막 목표는 문재인과 정부다.
일반화의 오류!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여 인간이 저지르는 오류인데 그런 오류를 이용한 것이다. 인간이나 사물, 현상의 단면만 보고 전체가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인간의 가장 잦은 오류인데 그것을 이용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조국 수석 공격, 그리고 강경화 후보자 자진사퇴 요구, 마지막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민주당의 문제까지 전체로 몰고 가는 전략이다.
또 심리학에 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이란 것도 있다. 타인의 행동 원인을 설명하는 방식인데 귀인이론의 오류에도 역시 안경환 후보자 잘못의 원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찾으려는 오류가 사용된다.
안경환 후보자가 글에서 여성비하적이었다면 그 글의 해석만 가지고 논쟁하면 되는데 그의 인생 전체를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고 각계각층에서 자기 진영의 논리대로 안경환 후보자의 인생은 활용되고 왜곡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의 경우도 방북기 속 글이 논란이 됐다.
그리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의 트위터 계정이라고 온라인에 올라온 글.
정말 백남기 선생 딸이 맞다면 그동안 백남기 농민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싸우고 지키려고 했던 나로서 온몸에 힘이 빠지고 서글퍼지는 순간이다.
모든 걸 양보해서 진짜 안경환 후보자가 잘못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버지를 위해 싸워준 문재인 대통령의 힘을 뺏으려는 뻔히 보이는 공격에 동참하여 반말로 니 치운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제발 트위터 계정 해킹이었으면 좋겠다.
만일 백도라지씨의 계정이 맞고 해킹이 아니라면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페미니즘은 인간 존중에 입각한 운동이지 결코 남성 비하를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버지를 지키려던 많은 사람들의 운동이 무엇으로부터 기인됐는지 그리고 자유한국당이 바라는 것이 정말 티끌하나 없는 법무부장관인지, 귀인이론을 천천히 고민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