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Hip Hop

쇼미더머니6 3회 고익조CP와 이지혜PD의 역대급 편집과 힙합 정신

GeoffKim 2017. 7. 16. 15:31

이지혜 PD가 총연출을 맡은 쇼미더머니6.

그동안 쇼미더머니가 가지고 있던 악마의 이미지, 논란, 이슈메이킹, 저질, 폭행, 여성비하, 욕설과 강간, 일베 래퍼, 미성년자 성매매 등 

수많은 악행과 디스를 일삼는 눈살 찌푸리는 힙합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벗었나?


쇼미더머니6의 3회는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고 평가하고 칭찬하고 싶다.



우선 쇼미더머니6에 지구인과 보이비 응원을 왔다가 지구인이 어처구니 없이 예선 탈락하고 현장 지원한 래퍼 행주.
예선에서는 행주의 파워가 그리 느껴지지 않았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행주는 리듬파워 그룹으로 아메바 소속이다.

그런데 과거 쇼미더머니 시즌4에 참가했다가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왼쪽 눈이 실명 위기로 거의 안 보인다고 밝혔다.


너무 감상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행주의 무대는 매우 멋있었다.

행주가 올패스를 받으며 합격했고 기뻐하는 모습도 매우 행복했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행주가 랩을 할 때 표정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으니 보이비의 탈락이다.

보이비는 우승 후보로도 거명되었으나 신예 블랙나인에게 1:1 대결에서 패했다.


보이비는 과거 쇼미더머니5에서 호랑나비를 불러 큰 인기를 끌었던 래퍼인데 당시 넘사벽 비와이를 만나 탈락했다.

그래서 비와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했는데 리듬파워 소속의 보이비는 1:1 대결에서 블랙나인에 막혔다.



여유있던 보이비는 강력한 블랙나인에게 패하고 걱정했던 행주는 올라가고 있다.

블랙나인은 우원재와 함께 주목해야 할 무서운 래퍼다.

대한민국 힙합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느낀다.


한편 보이비의 탈락보다 더 충격적인 것이 있었으니 듣도 보도 못했던 에이솔이 내공 대단한 페노메코를 꺾었다는 것이다.



랩을 잘하는 참가자의 역대급 무대를 보면서도 느끼지 못한 것을 에이솔에게 느꼈는데 난 정말 입을 벌리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했다.

에이솔은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빈약한 여성 래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도로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기대주였던 매력 있는 페노메코를 떨어트린 죄로 다음 무대부터 상당히 큰 부담을 안고 가야하는 어려움이 생겼다.

반전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비교하지 못한 심사였다는 논란도 있을 수 있으나 페노메코가 너무 방심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페노메코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다시 들어보고 싶은 당찬 랩이었기 때문이다.

천하의 잘난 마이크로닷이 폭풍 탈락한 것도 같은 이유다.




쇼미더머니6는 3회 만에 엄청난 이변을 일으켰고 프로그램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다.

과거에는 문제있는 가사와 장면을 삭제는 커녕 오히려 악마의 편집으로 더욱 과하게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에이솔이나 블랙나인, 그리고 이그니토를 이긴 어마어마한 포스의 우원재 등장 등이 쇼미더머니6를 역대급으로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한가지 더 훌륭한 점이 있다.


촌스럽고 구리다는 1세대 래퍼들의 제대로 된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모두가 피타입의 랩이 구리다고 하는데 난 피타입의 시적인 가사와 철학을 담은 깊이를 따라가는 래퍼를 본 적이 없다.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해서, 혹은 목소리가 너무 많이 공개됐고 그런 이유로 톤이 식상하다고 해서 1세대 래퍼, 올드 래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폄하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디기리와 피타입의 무대는 올드가 아닌 클랙식을 보여줬고 한국의 힙합도 역사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어린 박재범이 1세대 래퍼들을 심사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아래 말로 인해 해결된다.




전체 구성을 보면 신인이 충격적으로 등장하는 재미와 클래식한 선배 래퍼들의 훌륭한 무대가 조화롭게 섞인 힙합 문화 축제 같은 면모를 과시했다.

쇼미더머니를 띄우기 위해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샀던 고등래퍼 장용준과 그 대결구도로 일진설의 영비 양홍원을 출연시키고 바지를 벗고 들이대는 일베급 래퍼 블랙넛을 언더에서 끄집어 내어 강간, 살해 가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악효과를 보여줬으며 홍대 음주 폭행 사건의 정상수 출연, 악마의 편집과 선정적인 디스전, 송민호의 산부인과, 여성 비하 등 늘 이슈메이킹, 언론플레이에 집중했었는데 쇼미더머니6의 3회 방송은 역대급으로 훌륭한 방송이었다.

이번 쇼미더머니6의 연출을 맡은 이지혜 PD를 칭찬하고 앞으로도 이런 훌륭한 구성을 하면 힙합 문화를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 고익조 CP와 이지혜PD가 추구하는 바가 건강한 힙합이라는 제작발표회 약속이 지켜지는 것으로 느껴진다.


시청률에 있어서 닐슨코리아 조사 2.2%로 나쁘지 않은 시청률이다.

부디 이지혜 PD는 시청률에 신경 쓰지 말고 힙합 무대를 제대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쇼미디머니 시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다.

약은 내성을 발휘해 점점 더 독한 약을 써야 하고 나중에는 약에 의해 사망하게 됨을 알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