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9이 출시되었다.
원래 a7 풀프레임 미러리스 라인업의 가격이 1백만원대에서 3백만원대까지 형성되었는데 a9이 등장하며 과감히 5백만원대 바디 가격을 선언했다.
소니a9 사진=소니 홈페이지
엄청난 성능으로 무장한 대단한 카메라임에 분명하다.
올림푸스처럼 바디 손떨림보정이나 블랙아웃 없는 촬영을 보여주고
파나소닉처럼 훌륭한 4K 영상도 들어갔고
엄청난 af 포인트와 빠르기를 자랑하며
일반 카메라들처럼 전자셔터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완성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반면 이제 완성했는데 왜 그렇게 많은 전작들을 발표한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사실 a7의 대부분 라인업을 다 구입해서 써봤지만 늘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꼈는데 이제 기능 제대로 넣고 버튼 제대로 박고 당연히 되어야 하는 전자셔터 기능도 완성하고 이름을 a9으로 바꿔 가격대를 5백만원대로 올려버리니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a7부터 시작해서 혁명과 센세이션을 경험하려 노력했던 시간과 돈은 뭐였나라는 허탈감을 느낀다.
물론 처음부터 소니가 5백만원대에 내놨으면 아무도 안 샀겠지.
어쨌든 일본에서 잠깐 만져본 a9은 역대급 바디임에는 틀림 없었다.
가격만 a7 분위기였다면 무조건 구입했을텐데 이제 1DX나 D5와 겨뤄보겠다고 하니 구입이 좌절된다.
정말 대단한 마케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깔고 돈은 나중에 벌자는 전략은 참 효과적이고 영리한 전략이다.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사진이 안 좋다는 소문은
1. 빛이 모자랄 때 나타나는 인위적인 노력.
2. FE 렌즈가 가지는 무감성.
두가지 였는데 1번은 포토그래퍼가 잘 하면 극복할 수 있고 2번은 초기 싸구려 FE 렌즈때문에 생긴 오해이고 이제는 a9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렌즈를 비싸게 출시하고 또 타사에서도 다양한 FE 렌즈를 출시하며 이종교배가 자유로워 완벽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내가 "소니카메라 쓸만하다"라고 평가할 때 쯤 "말도 안되게 싼 가격"은 "제대로 비싼 가격"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당한 느낌이 드는가?
뭐 기업이란 것의 목적이 모두 똑같고 마케팅이란 것이 그런 것 아니겠나?
내가 가끔 쓰는 유료 어플 중에 ENLIGHT라는 사진 후보정 어플이 있다.
애플이 싸게 앱스토어에서 소프트웨어를 팔아주는 바람에 대중은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하지 않고 구매하는 습관이 생겼고 소프트웨어 시장은 발전하는 것 같았다.
초기에 0.99달러에 훌륭한 어플들을 구입할 수 있었으니...
그동안 내가 구입했던 어플 값만 해도 a9 몇대는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enlight가 포토폭스라는 이상한 말을 붙여서 새 어플을 출시했다.
Enlight Photofox (Enlight 2)
By Lightricks Ltd.
사진= 앱스토어
물론 인라이트 1 버전을 사서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할인을 해준다지만
이건 그냥 업데이트를 해줘도 되는 것인데 이름 바꿔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영 서운하다.
a7rii에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주면 좋은데 a9으로 라인을 바꿔 돈을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다가 나에게 필요한 핵심 기능인 s-log는 또 a9에서 빼버렸다.
정말 끊임없이 후속작을 준비하는 모습, 대단하다.
완성은 끝이 아니다!!!
enlight photodox를 또 결제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 포스팅을 하게 된다.
물론 포토독스라는 이름을 붙여서 좋아지긴 했다.
Creative Combinations
• Superior photo mixing. Superimpose images, create double exposures and surreal iPhone art
• Sophisticated Layers! Makes it simple to combine photos and re-edit each layer at any time
• Cut & Paste. Quickly select and place parts of one photo onto another
• Adjust blending modes, transparency, and transform (perspective change) images
Artistic Masterpieces
• Draw, type, or doodle on your image
• Utilize tools to create graphic designs, street art, abstract and contemporary masterpieces
• Create professional-looking social media posts, flyers or posters for your business
• New packs designed just for you, added all the time: light leaks, filters, elements, styles, backdrops, fonts, effects, brushes, stickers
Image Correction & More
• Masking built-in to nearly every tool, with smart new quick select brushes to save time
• Control & adjust it all: tonality, color, grain, vignette, fade, structure, intensity and much more
• Colorize images and apply beautiful gradients with duo filters
• Quick blemish/object remover to get rid of defects
Pro Editing
• RAW support
• 16 bit image depth support for high quality tonal adjustments
• You can set the size of your canvas
• Not done editing? Photo sessions are auto-saved, simply continue later
하지만 포토독스, 마치 소니 a9을 보듯 영 기분이 좋지 않다.
또 한 가지 내가 자주 쓰는 유료 어플 flume라는 것이 있다.
flume는 인스타그램에 맥에서 사진을 올리는 어플이다.
한국에서는 팔지도 않는 거라서 웹사이트에서 구입을 했는데 이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flume는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빠지게 된다.
정책상의 문제지만 flume는 웹사이트에서 유료로 판매를 하고 또 한 가지 Setapp이라는 거대 조직에 합류한다.
setapp이란 것은 어플들의 묶음으로 매달 요금을 지불하게 되어 있다.
사진= Setapp 홈페이지
AN APP FOR EVERY JOB, ALREADY ON YOUR MAC.
The first subscription service for Mac apps.
For $9.99 + VAT per month you get all the apps you need right on your Mac. No stores, no in-app purchases, no problems.
한 회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회사의 여러 어플이 연합을 이뤄 수익을 배분하는 것인데 굉장히 유명한 어플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런 유니온 회사가 여럿 있는데 이런 식으로 월정액 서비스를 하는 것은 또 특이하다.
매달 돈을 내고 여러 어플을 쓰는 방식.
사실 부담스럽다.
휴대폰 요금도 짜증나 죽겠는데 거기에 어플 연합에도 매달 돈을 내고 아이폰 용량 모자라서 아이클라우드에도 매달 돈을 내고 이거 어디 살겠나?
이 모든 것이 야당때문이 아니라 adobe 때문인 것 같다.
adobe는 여러 회사가 연합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경쟁력을 갖기에 일찌감치 연간회원을 받으며 클라우드까지 도전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사진가 버전만 해도 매달 11,000원을 내야 한다.
사진 = 어도비 홈페이지
물론 포토샵, 라이트룸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월정액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특별한 기능 추가 없이 옛날 버전 포토샵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업데이트까지 막으면서 이 제도에 들어오라는 것이 참 가슴 아프다.
마케팅은 점점 교묘해지고 개나 소나 월정액으로 바꾸려 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되고 앱스토어는 불편한 갑질로 업체들과 경쟁한다.
KBS 수신료를 내듯 기분 나쁘게 매달 들어가야 할 돈이 늘어나는 시대다.
이것이 극에 달하면 콘텐츠 시장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둠의 경로를 방황하는 대중을 늘리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