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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삼성 50억 규모 투자, 대기업이 말아먹는 벤처의 서비스종료

GeoffKim 2017. 8. 22. 18:15

추억의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 개념의 작은 홈페이지 싸이월드는 대한민국 대표 홈페이지이자 한국형 SNS였다.

도대체 싸이월드는 어떻게 망한 것일까?

싸이월드를 다시 접속해보았다.

비밀번호 찾느라 귀찮다 ㅜㅜ

그리고 휴면계정이 다시 깨어났다.



나의 싸이월드 가기를 눌렀더니 한참을 로딩한다.

사라진 것일까?


아직까지도 나에겐 8.5개의 도토리가 남아 있다.

그러니 당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로 얼마나 수익을 창출했는지 엿볼 수 있다.




싸이월드가 1999년 시작되어 가입자 수 최고 3200만명을 돌파했었던 것을 기억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싸이월드 홈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수치다.


2010년 한 해 동안 아바타와 음원 판매로 매출을 1089억9100만원 찍었다.

코 묻은 돈을 긁어 모아 1천억 이상을 벌었던 싸이월드.



지금은 미니홈피가 안 보인다.

게다가 글을 쓰려 했더니 사진 한 장도 못올릴 정도로 느리다.

쓰는 사람이 없고 또 오늘 싸이월드 뉴스가 나왔으니 트래픽이 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싸이월드는 망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페이스북때문에 망했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싸이월드라는 벤처가 대기업 SK가 손을 대면서 망했거나 아니면 망할 것 같으니까 대기업에 팔아버렸거나 둘 중 하나일 것으로 본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를 중심으로 최강의 SNS 개념을 가진 싸이월드를 가져갔고 주목받는 검색의 다크호스 엠파스를 사버렸다.

하지만 엠파스도 싸이월드도 모두 망했다.

물론 네이트온도 카카오톡에 밀려 망했다.



그리고 오늘 삼성이 어마어마한 싸이월드 투자를 발표했다.

22일 삼성은 "스타트업 투자 법인인 삼성벤처투자가 싸이월드에 투자했다"고 밝혔는데 그 규모가 50억원 규모라고 전해진다.


삼성이 싸이월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미니미를 살리려는 노력이 아니라 갤럭시 서비스와 SNS를 효율적으로 연계할 방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카톡, 페이스북과 연계된 서비스를 자유롭게 개발하는 데 여러가지 제약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나 뇌사 상태의 싸이월드와 연계하여 그 노하우와 기술을 확보하면 인공지능 빅스비 서비스나 사용자 계정, 문자메시지와 SNS의 연동이 훨씬 수월하게 개발될 것 아니겠나?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분명 이 부분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그렇다면 50억원은 푼돈이다.


싸이 싸이월드 미니홈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는 언뜻 보면 유사한 서비스로 보이지만 사실은 세개 모두 그 특성과 콘셉트에 차별이 있다.

물론 서로의 서비스를 합쳐 강화를 꾀하기는 하지만 분명 다른 콘셉트가 있다.


과거 IT 강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가서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뒤떨어지고 있다.

중국은 현재 국민 대부분이 카드 대신 모바일로 돈을 쓰고 있고 길거리 아무 자전거나 qr 코드 찍어서 타고 다니고 있다.


대한민국은 역시 해외의 서비스와 대결하면 백전백패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그 대표가 네이버다.

네이버는 구글과 대결하여 생존하고 있다.

지식인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는 주위의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늘 검색과 지식인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개발하여 현재 대한민국 1위 포털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다음이나 네이트의 경우, 특히 다음은 카카오로 바뀌고 나서 수많은 서비스를 계속 접고 있다.

아고라 등으로 핍박 받은 다음 커뮤니케이션즈가 민주 정부 들어섰으니 부활할 때가 됐으나 이미 카톡을 중심으로 모바일 서비스 회사가 되고 말았다.



비바람을 맞으며 맨땅에 헤딩하는 벤처 정신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살아남을 수 있으나 그 결과물이 먹튀라는 방법으로 온실 속에 들어가면 오히려 시들어 버린다.

대기업에서 벤처를 인수하면 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 보고서만 수십만장 써 가면서 서비스를 망쳐놓는다.


추억의 싸이월드.

싸이월드를 한국형 SNS의 시초라면서 그 기술력과 노하우에 무게를 두면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싸이월드는 기술이 아니라 문화였다.

돈으로 산 것이 기술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코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없다.

아이러브스쿨과 하두리, 스카이러브 채팅 등 추억 돋는 서비스들이 진화하지 못하고 망한 이유가 바로 잘못된 문화때문이었다.



싸이월드의 화려한 부활?

추억을 회상하며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힘들 것이라 본다.

페북 문화와 인스타, 트위터 문화를 뿌리채 들어 옮겨 심는 일, 불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