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
두번째 리뷰.
처음 798 예술구 정보를 보고
택시를 잡아타고 이곳에 왔지만
당황했다.
일단 너무 넓다.
보통 여행을 온 사람들은 798 예술구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빨리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기에
사진이 다 비슷비슷했는데
직접 와보니 장난이 아니게 많은 작업실이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저 멀리 손오공을 손에 든 서유기 로봇이 보인다.
엄청 크다.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보면
저 로봇이 얼마나 큰지 감이 올 것이다.
부처님 손바닥 위에 있는 손오공이 사람만한 크기다.
여기서 인증샷 찍고 베이징 798 나도 갔다 왔다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리고 이 벌 같은 녀석.
이것도 역시 로봇이다.
작품들 앞에는 작가와 설명이 나와있다.
자유당 의원들 성기 봉침을 놓으면 딱 맞을 듯한 크기다.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어서
사람 없이 찍기가 너무 힘들다.
이런 곳에 오면 늘 그게 힘들다.
그렇다고 모자이크를 사진에다 하는 것도 싫고
참 힘들다.
그러니 이런 구도가 등장하곤 한다.
아무튼 입구에서 이 정도 보고
재밌다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새발의 피였다.
여기는 잠시 멋진 작품들 앞에서 사진 찍고 갈만한 곳이 아니었다.
잠깐 와서 이런 조각들과 기념 사진찍고 또 버스타고 떠나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난 혼자서 아무 제약 없이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우연의 연속을 즐기는 여행자로서
재미있으면 여기서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일단 798 예술구는
예술가들이 각자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작업하고 판매하는 갤러리들이 수백개 있기 때문에
한 갤러리에서 10분만 보내도 1,000분, 하루가 다 간다.
그러니 제대로 구경하고 싶으면 넉넉히 시간을 가지고 보는 것이 좋다.
늘 그런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는 곳이 유명한 곳일 때 더더욱 그런데
정말 이 곳이 궁금한 것인지
아니면 남들 다 오는 곳이니 나도 인증샷 하나 남겨야 하는 것인지
여행의 목적을 잡는데 이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10군데를 보고 참 많은 인증샷이 남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한 군데를 보고도 깊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여행은 테마를 가지고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주제의식을 가지고 무엇을 느끼고 싶은지
그것이 역사인지, 아니면 한 인물인지,
또는 현실인지...
그런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블로그를 찾아보면 쓸 데 없는 이야기만 주저리 주저리 나열하고 있으니
차라리 역사 공부나 인물 공부, 배경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별로 예쁘지 않고 장엄하지 않아도
의미가 덧붙여지면 그곳이 달라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