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 첫 숙소 아사히바시역 더블트리 나하 호텔 도착.
더블트리는 정식 명칭이 더블트리 바이 힐튼.
그러니까 힐튼 계열 작은 호텔이고 비즈니스 호텔로 간단하게 묵을 수 있는 곳.
오키나와 도착하자마자 밤이 되니까 일단 싼 호텔에서 잠만 자고 가는 걸로.
이건 오래된 나의 전략 ㅎㅎㅎ
더블트리 바이 힐튼 나하의 장점은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모노레일로 5정거장 정도?
공항 도착 후 모노레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좋고 국제거리 시내와도 가깝고 그러니까 내가 묵을 하얏트 리젠시와도 가깝다는 것.
또 한 가지, 모노레일에서 내려서 바로 호텔이 있다는 것.
출구 몇 번인지는 까먹음 ㅜㅜ
출구만 잘 찾으면 바로인데 건너편 출구로 잘못 나가더라도 멀지 않다.
힐튼의 정신을 품은 더블트리.
신기한 것은 힐튼 아너 객실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뭔지 모르겠다 ㅜㅜ
페이스북, 인스타에 올려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더블트리 바이 힐튼에서는 쿠키를 준다.
쿠키가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쿠키가 따뜻하다는 것이다.
쿠키가 따뜻하다보니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찬 과자 한 덩어리 준다고 해서 마음이 동하지 않지만 손에 감도는 따뜻한 쿠키의 온도는 이상하게 마음을 움직인다.
이런게 아주 작은 차이, 마케팅이다.
하지만 이런 쿠키를 먹을 리가 없다.
살 찐다 ㅜㅜ
방에서 멀리 바다가 보인다.
이 느낌 참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의 재미 하나 알려드릴까?
여행은 반드시 혼자서 한다 ㅋㅋㅋㅋ
그리고 호텔에 도착하여 이렇게 어둡고 낯선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구의 어느 비밀스러운 다락방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에 빠진다.
그곳에서는 글도 아주 잘 써진다.
왜냐하면 감성 지수가 이빠이 데스네라서.
일본 치안이야 워낙 유명하니 이제 슬슬 나가볼까?
여행 첫 날, 밤에 뭔가 먹으러 고양이처럼 돌아다닐 때 느끼는 재미가 또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커튼 사이로 바로 앞에는 주차장.
내가 제일 싫어하는 풍경이다.
밖으로 나왔다.
일본에서는 해도, 달도 참 이상할 때가 많다.
해는 다 같은 해이고 달은 다 같은 달인데
왜 메이드 인 재팬도 아닌 달에서는 요상한 달무리가 늘 보일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오키나와는 별이 잘 보이기는 하지만 구름에 늘 가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달을 보면 어두운 하늘이지만 파란 하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 하늘은 없다.
하늘은 늘 파랗다.
다만 우리가 검게 보는 것 뿐이다.
변하는 것은 없다.
나의 시선과 나의 관점이 달라질 뿐, 진리는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다.
저 재미있는 풍선.
저 풍선모양을 오키나와에서 수도 없이 보게 된다.
오리온이다.
오리온이 뭐냐고?
헐... 오리온 (Orion) 맥주.
오리온 맥주 공장이 있는 오키나와. 오키나와에서 늘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특산품 오리온 맥주와 블루씰 아이스크림.
블루씰도 모르신다고?
어머나!!! 블루씰 아이스크림 역시 오키나와의 명물로 무려 1948년에 처음 오픈한 아이스크림 집이란 말이다.
맛???
그게 뭐가 중하냐고!!
이 얘기는 따로 떼어서 얘기해도 몇 편 나오니까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야밤에 일본에서 밥 먹기 프로젝트.
생선???
등푸른 생선은 금물이다.
통풍에 가장 안 좋은 주적, 등푸른 생선...
왕년에 술 좀 마셨다는 신정환이나 이수근이 앓고 있는 몹쓸 병.
나에게도 있다.
하지만 술 끊었다.
아!!! 일본 메뉴판 정말 느낌있다.
찍고 나서도 참 좋다.
이 색감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풍선껌 안에 들어있는 사은품 판박이처럼 은은하고 부드럽고 그리운 색감.
바 들이 있고 밥 집은 문을 많이 닫았나보다.
일본 시골로 갈 수록 일찍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옛날에는 아무 일본 바나 들어가서 술 먹고 되지도 않는 일본어, 영어 섞어 가며
마담과 토킹했었는데 술을 끊고 나서는 그런 일도 없어졌다.
물론 실수하는 일도 없어졌지.
아!!! 이상하게 느낌이 좋다.
올림푸스 E-M1MARK2가 이렇게 느낌이 좋았나 놀라고 있는데 찾아보니 렌즈가 zf.2 50mm f1.4 자이스 렌즈다.
이놈의 놀라운 눈...
아!!! 정말 색감 죽인다.
MF라서 힘들어 그렇지 정말 색감과 부드러움, 환장하겠네.
오키나와 소바 집이 많은데 이것도 역시 오키나와의 특징인 것 같다.
보통은 전부 라멘집이었을텐데 여긴 또 오키나와소바가 엄청 많다.
한 가지 예고를 하자면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이 아니었다.
그리고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김새도 일본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다.
OTV, 오키나와 티비 건물인가?
방송국도 보인다.
그리고 오래된 사진도 느낌이 충만하다.
정말 올림푸스 E-M1MARK2랑 ZF50.4의 궁합은 최강이군.
하지만 이 글 보고 절대 사지 마시기를...
이건 순전히 저의 이상한 눈때문 ㅜㅜ
여기 저기 구경했지만 쉽사리 들어가지 못한다.
난 원래 결정 장애가 좀 있다.
물론 결정장애를 나는 인정하지 않는다.
우유부단함은 더더욱 아니다.
난 그냥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가장 중요한 것은 책방에서 책을 고르는 것이 좋지 책을 사서 읽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비디오 가게에서 어떤 비디오를 볼지 고를 때 행복하지 비디오 보다가는 잔다.
밥 한 끼 먹는데 오키나와 시내를 다 뒤질 생각이냐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나의 즐거움이다.
이걸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짜증내는 양반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즐거움이다.
쇼핑과도 비슷하다.
이제 강을 건너 또 다른 곳을 찾아보자.
와우! zf50.4 조리개 좀 조였더니 빛 갈라짐이 예술이다.
뭔가 썰렁하고 횡하다.
날씨가 더운 줄 알았는데 그리 덥지 않다.
바람은 차지 않다.
오키나와의 11월은 정말 훌륭한 날씨를 가지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 1위를 꼽으라면 오키나와라는 글자 빼고는
이 녀석이다.
오키나와의 수호신이자 상징인 시사(Shisa)
보통 시샤라고 하는 것 같은데 표준어는 시사인 것 같다.
시사는 사자의 모양인데 눈과 코를 보면 용 같기도 하고 또 돼지 같기도 하고 뭔가 귀엽다.
분명 오키나와는 일본이지만 중국의 느낌이 강하고 또 어딘가 미국의 느낌도 있으며 복잡하다.
일단 시사는 남녀 한 쌍인데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은 성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수컷이다.
암컷은 입을 다물고 있다.
시사를 주로 지붕에 올려두면 액운을 물리친다고 하여 곳곳에서 오키나와 수호신 시사를 만나게 된다.
시사가 있는 이 집은 꽤 알려진 오뎅바다.
오키나와에서 오뎅바를 가고 싶었는데 문을 곧 닫는다고 하여 먹을 수 없었다.
오뎅 다 만들어 놓은 것, 좀 뎁혀주면 안 되나? 칫!!!
앗! 오늘도 수확이 있다.
목표물 포착!
일단 목표물 포착하면 그 자리에서 백장 이상 찍는다.
사진 잘 찍는 법?
그건 사진 많이 찍는 법을 알려달라는 것과 같다.
순간 포착?
찰나를 노린다?
그건 프로들이나 하는 거고
우리는 많이 찍는다.
포커스 고쳐가며 찍고 화각 바꿔가며 찍고
MF에 단렌즈니까 계속 움직이고 계속 포커스 맞추며
열심히 찍는다.
그래서인지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 든다 ㅜㅜ
언제나 그렇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저렇게 열심히 찍나 궁금한가 보다.
남 일에 신경쓰는 우리 주위의 흔한 이웃들.
개 싫다!!!
이렇게 계속 사진을 찍고 있으면
와서 폰카를 들이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폰카를 들고 저 사람이 뭘 저렇게 찍나 찾는 것을 많이 본다.
신경 쓰지 마라!!!
그냥 내 뷰파인더 안에는 나의 세상이 있고
내 사진 안에는 나의 영혼이 있다.
그걸 납득시키거나 이해시킬 필요도 방법도 없다.
그냥 좋아서 찍는 거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그래도 찍는다.
놓치지 않을고야!! 김영철!!!
휴! 허기지다.
옆 집 수족관에서 랍스터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야밤에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사랑을 나누다니...
정말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아!!! 이제 식당을 찾았는데 ㅜㅜ 너무 지쳤다.
글을 너무 많이 썼다.
쿠시카도
2002년 월드컵 때 생긴 쿠시카도.
串角, 쿠시くし[串]은 꼬치라는 것 같고 かど[角]는 길모퉁이의 뜻이 있으니
설마 이 집은 길모퉁이 꼬치집?
그냥 내 생각이다.
이건 분점이 많은 프랜차이즈인데 원래 무제한 음식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밤 중에 무제한을 먹을 일은 없고 또 시간도 이미 끝났다.
쿠시카도에서는 오키나와 전통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첫 날 오키나와 음식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쿠시카도 좋은 점은 이렇게 패드에 주문하는 방식이라는 것.
종업원과 씨름할 필요 없다.
일종의 무인호텔처럼 편리하다.
게다가 랭귀지 선택까지 ㄷ ㄷ ㄷ ㄷ
너무 좋아!
비어는 유머일번지에서 배운대로 삐루라고 하면 되고 생은 나마니까 생맥주는 나마비루.
자릿세.
일본 술집에는 오토시, 오또시, 오토오시 おとおし [お通し]라는 자릿세가 있다.
오토시는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간단한 음식이 나오는데 밑반찬보다 작은 이런 요리가 집집마다 다른 특색을 보여준다.
오토시는 お通し物의 준말이고 비슷한 말로 우리가 잘 아는 쯔끼다시 ㅜㅜ つきだし)
그런데 이 새우젓만한 것이 몇천원 한다.
처음 일본 가면 오토시로 놀라는 상황이 많은데 자릿세니까 그냥 내야 한다.
2-3천원 내외 한다.
여기 상당히 재밌는 음식이 있다.
바로 그 이름도 고약한 고야!
여주라고 하는데 고야는 오키나와 사투리라고 한다.
여주볶음이 오키나와에서 유명한데 고야참푸르 ゴーヤチャンプル, 무조건 먹어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뷔페 어딜가나 여주볶음 고야참푸르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ㅜㅜ
괜히 첫 날 먹었다.
이후로도 고야참푸르는 조식 뷔페에서 저녁 라운지에서 발견됐다.
Bitter라고 적힌 것을 보니 맛이 어떻겠나?
엄청 쓰다.
영어로 Bitter Gourd Stir-Fry라고 되어 있다.
여주 볶음... 음 쓰다!
대체 이 쓴 식물을 먹는 이유가 뭐냐?
장수식품이라고???
아!!! 장수라면 써도 먹어야지 ㅜㅜ
그런데!!!
이건 분명 중독성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매운 맛을 먹는다.
매운 것은 맛이 아니라 통증인데 그걸 왜 먹나?
변태도 아닌데 왜 고통을 사서 먹나?
마찬가지다.
쓴 맛도 중독성이 있고 대체할 맛이 없는 것은 중독의 1번이다.
씁쓸한 맛을 즐기는 오키나와.
고야처럼 묘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 오키나와다.
분명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니고
분명 휴양지지만 휴양의 도시가 아니다.
오키나와에는 분명히 거대한 전설이 있고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
난 쿠바를 탐닉하듯 오키나와를 구경할 생각이다.
말씀드리는 순간 또 비슷한 게 나왔다 ㅜㅜ
이건 고야 빠지고 숙주 들어간 똑같은 볶음이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깜놀한 이 빈대떡.
대체 너의 정체는 뭐냐?
인내심 없거나 성격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얕은 사람은 분명 이 접시를 던져 버렸을 것이다.
정확하게 맛을 표현하면 제삿날 파전 다 붙이고 남은 밀가루 아까워서 붙인 그 맛이었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있다.
난 엄마가 주는 그 남은 밀가루 부침이 꽤나 좋았다.
담백하고 심심하고 ㅋㅋㅋㅋ
그 맛인데 두껍고 참 뭐랄까..
아무튼 성격 급한 사람은 접시 던지는 맛이다.
그런데 난 맛있었다.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일본 요리?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오이만 넣은 김밥이다.
아! 근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왜 전부 어린이 메뉴에 있단 말인가?
참고로 난 뷔페에서도 어린이 코너의 함박 스테이크를 눈치 보면 먹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초딩 입맛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난 이런 족발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다.
족발의 경우는 일본 족발이 한국 족발과 전혀 다른데 일본 족발이 압도적인 승리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본 족발은 부드럽고 한국 족발은 탱탱하다.
이걸 잘 구운 집은 정말 맛있고 어떤 집은 냄새 나고 너무 흐물흐물하다.
이 집은 참 맛있었다.
콜라겐 덩어리라 미용에 좋으니 많이 먹어야지...
참 신기한 것은 모든 요리가 짜지 않았다.
오키나와 전통 요리는 짜지 않은 것이 특징인가?
정말 신기하다.
일본에 오면 짠 음식때문에 힘든데 오키나와에서는 짠 음식 때문에 고생을 안 했다.
모든 음식에 간장이 나왔는데 이 간장이 모두 달랐다.
간장 맛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정말 힘들게 오키나와 2편. 한밤중에 식당 찾기가 끝났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