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드디어 구속되는 기적같은 일이 발생했다.
세 번째 구속 영장 청구 끝에 드디어 구속된 것인데 사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영장전담 판사라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권순호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6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지난 두 번째 우병우 구속 영장을 기각했고 또 첫 번째 영장을 기각한 오민석 판사와도 대학 동기, 사법연수원 동기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순호 부장판사는 이제서야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크리스마스 같은 날이다.
왜냐하면 권순호 판사는 우병우 전 수석의 영장도 기각했지만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영장도 기각했고 김태효 전 대외전략기획관 영장청구도 기각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영선 전 행정관과 정유라 구속 영장도 모두 기각했었다.
하지만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구속영장은 즉각 발부했었던 판사기때문에 크리스마스와도 같은 날인 것이다.
무교인지라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는 모르지만 구주가 이 땅에 오신 날로 알고 있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난 날을 뜬금없이 얘기해보면 1월 28일이다.
그런데 참 놀랍게도 우병우 전 수석의 생일도 1월 28일이다.
난 믿지 않지만 어머니가 사주 팔자를 보면 항상 어마어마한 날짜라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하거나 아무 일도 안 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다.
근데 이런 말은 누가 못하냐???
아무튼 어마어마한 사주팔자인데 잘못하면 꽝나는 팔주라는 말만 듣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언젠가 우병우 전 수석이 1월 28일생이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났었다.
사주팔자가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우병우 전 수석은 어마어마한 기운을 잘 활용하여 큰 성공을 거뒀고 나는 쪽박을 찬 인생이라 오로지 일한만큼만 돈을 벌고 문화상품권 한 장도 당첨돼본 적 없는 개꽝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학창시절 교사가 문제 있다고 바꿔달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우병우는 늘 거침없는 용기를 보여줬고 나는 어디서 똥통 학교만 골라다녀서 늘 맞으면서 컸고 심지어 고등학교를 강남 8학군에서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르게 상문고등학교가 걸려서 두사부일체를 느끼며 살았다.
결혼도 잘하여 이상달 정강중기, 건설 회장이 딸만 넷인데 이 집 차녀인 이민정씨와 결혼을 했다.
어마어마한 인맥이 쌓였고 심지어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보도에서는 우병우 이민정 결혼식에 최태민까지 참석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을 정도다.
나는 돈만 밝히던 사람을 만나 이혼했다 ㅜㅜ
이상달이 사망하고 나서도 장모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을 청문회 주장들로부터 느낄 수 있었고 결국 여자들의 세상을 통해 청와대까지 입성한 듯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병우는 여자들의 세계보다 자신의 소신과 결단력, 추진력으로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장모님이 최순실을 모를 수도 있고 우병우가 최순실을 모를 수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한 번도 못 만났을 수도 있고 김기춘과도 우리가 남이였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병우의 자랑, 노무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을 맡았던 주임검사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2009년 1월, 이인규는 중앙수사부 부장에 임명되었고, 홍만표는 수사기획관에, 우병우는 중앙수사1과장에 임명되었다.
우병우 주임검사는 윗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를 주장하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우병우와 노무현 대통령이 독대한 자리에서 유명한 말이 나왔다는 주장, 아마 한 번 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노무현 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님도 아닌 그저 뇌물 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는 언론 보도.
훗날 국회청문회에서 우병우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그런 말을 했든 안 했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권양숙 여사가 선물로 고가의 시계를 받아 논두렁에 버렸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공작적인 말을 흘렸고 sbs 기자는 과감히 단독 보도했고 이후 모든 언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끝까지 믿었던 진보 언론까지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의사실 공표 금지 원칙을 어기고 검찰 수사중 국정원의 여론 조작으로 퍼뜨린 선정적인 프로젝트로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다.
이후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인이 된 장인과 살아있는 장모와의 수많은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병우 전 수석은 끝까지 눈빛을 잃지 않고 당당했으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나는 이 모든 것이 1월 28일 사주때문이라고 믿고 천당과 지옥의 사주팔자의 결론을 궁금해했다.
정의는 승리한다는 말에 예외가 있는 줄 알았다.
판사, 검사 등 법조인 들은 워낙 증거를 만들지도 않고 인멸을 잘 하니 일반인 빵 한 조각 훔쳐먹는 것이 더 큰 죄라는 것을 레미제라블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젯밤 12시, 나와 우병우의 1월 28일 사주는 역전됐다.
아니 역전의 발판을 밟고 도움닫기에 이르렀다.
나는 현재 그 누구보다 떳떳하고 당당하며 행복하고 즐겁다.
하지만 우병우의 인생은 어떠할까?
아직 우리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역전한 듯 하여 스물스물 올라오는 입꼬리 올라가는 행복감을 감출 수가 없다.
1월 28일이 다가온다.
이번 생일은 따뜻하게 가족과 함께 보낼 생각이다.
누군가는 교도소에서 미역국도 못먹을 것으로 예상하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