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핫셀블라드 H3DII-39, HC80mm로 찍은 사진을 어도비 버전4로 업그레이드된 라이트룸 CC에서 열어 보았다. 역시나 파일은 명불허전의 퀄리티를 간직하고 있었다. 이른바 3fr이라는 확장자의 어마무시한 파일. 이런 생각이 든다. 망쳐서 버렸던 사진의 원본 RAW 파일을 간직하고 있으면 언젠가 세월이 흘러 포커스 안 맞은 사진도 제대로 바꿔주는 날이 있을까 하는... 그만큼 기술이 무섭기 때문에 일단 어느 정도 괜찮은 사진들은 훗날을 위해 RAW 파일을 간직한다.
아래 사진은 망친 사진이라고 해서 버려두었던 야간 사진이다. 이 밤 중에 핫셀블라드 중형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을 생각을 하다니.
지금 보니 역시 H3DII-39, HC80mm의 능력은 참 좋다.
아마 코닥 센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물 촬영에서 참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밝은 것, 날아간 것은 제대로 살려주고
어둡고 검은 것도 다시 살려준다.
지금 만져봐도 역시 중형의 능력에 입이 딱 벌어진다.
이 얘기는 아직도 중형이라는 깡패를 이길 센서는 아무도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 사진에 깊이 빠지면 빠질 수록 남는 것은 다이내믹 레인지이다. 똑딱이든 스마트폰 카메라든 역시 제일 중요한 건 다이내믹 레인지다. DR만 좋다면 사진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DR이 좋지 않으면 사진사는 아마추어와 똑같이 찍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카메라 실력의 차이는 DR에서 판가름 난다. 화소가 어떻고 심도가 어떻고 고감도가 어떻고, 이런 공허한 주장들이 많지만 결론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1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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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붓글씨 쓰는 아이들.
게임하는 아이들보다 훨씬 보기 좋고 행복하다.
하지만 끝은 늘 게임이다.
늘 끝은 그렇다.
디지털이란 것이 그렇고
늙은 눈과 젊은 눈의 갭이 그렇다.
그냥 그렇고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