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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 시즌5 싸이 출연으로 무한도전 시즌2를 소환한다

GeoffKim 2018. 5. 21. 09:30


사실 한국에는 시즌제 예능이 별로 없었다. 시작하면 매주 방송을 해야했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욹어먹고 장렬히 전사하는 것이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드라마의 경우 탄탄한 구성으로 시즌제를 갈 수 있고 꼭 시즌제가 아니더라도 소재와 주제를 바꿔 제작진이 그대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고 암튼 드라마 PD와 출연자는 드라마를 전쟁 치르듯 끝내면 휴가를 가거나 재충전을 한다. 짧게는 3달에서 길게는 몇 년을 쉬는 드라마 PD, 작가도 많다.

교양 프로그램은 매주 방송이 힘든 경우 4주에 한 편, 1년에 한 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장기 기획 다큐멘터리, 단기 취재 다큐멘터리, 매일 방송 등을 상황에 맞게 운영한다.

예를 들면 매일 방송하는 아침 방송의 경우 PD가 매일 아침 방송을 하면 너무 힘드니까 2주에 3편, 또 외주 제작물 삽입 등의 방법을 써서 힘든 방송을 꾸려 간다.


그런데 유독!!! 예능에서.

그것도 유독 한국에서만.

장렬히 전사할 때까지 매주 방송하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이다.




일단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바뀔 수가 없으니 드라마나 교양처럼 출연자가 쉴 수가 없다.

예능 PD는 감각과 함께 출연자와의 호흡이 중요하기때문에 PD가 휴가를 가게 되면 바로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매주 방송의 경우 출연자나 PD나 모두 힘이 들게 된다.

6개월에서 1년은 참겠지만 이게 무한도전처럼 장수 프로그램이 되어 버리면 시청자도 지치고 출연자나 스태프 모두 아이디어 고갈, 전투력 상실이 된다.




1박 2일도 마찬가지지만 영리한 나영석 PD는 시즌제를 도입하여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를 방송한다.

출연자는 힘들지만 또 쉬면서 방송 모니터링을 하면 다시 윤식당으로 해외에 가고 싶어지고 나영석 피디도 다른 프로그램을 봐주다가 또 삼시세끼 새로운 시즌을 론칭한다.

하지만 옛날 PD들은 시즌제 예능을 하지 못했다. 케이블TV 이전에는 아예 시즌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없었던 것이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잘 나가는데 경쟁력을 포기하고 시즌을 종료한다든가, 유머일번지를 보기 위해 일주일을 보낸 사람을 배신하고 휴식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무한도전도 매주 방송을 했었고 시즌을 종료하기엔 시즌 1을 너무 오래했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김태호 PD가 계속 MBC에서 연출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고 출연자들이 더 늙기 전, 전성기때 관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공식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하향 곡선의 무한도전의 끝을 H.O.T 콘서트 기획으로 멋지게 올려놓고 끝을 냈다.




하지만 요즘 뜻밖의 Q라는 말도 안 되게 올드한 프로그램을 보며, 또 시청률 3%라는 뜻 밖의 시청률을 접하며 시청자나 방송사나 무한도전 시즌2에 대한 바람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을 한 번 보라!

벌써 히든싱어가 시즌5를 맞이했다.

히든 싱어의 경우 만약 시즌제를 하지 않았다면 6개월도 가기 힘든 단명 프로그램이 되었을 것이다.

가수를 선정하고 그 가수의 모창을 하는 사람들을 찾고 뽑아서 연습시키고 무대를 준비하는데 어떻게 매주 새로운 가수들의 모창 가수를 만든단 말인가? 그러다보면 비슷하지 않은 모창자도 출연시키게 되고 섭외가 안 되니 낮은 급의 가수들도 출연하게 되고 그러면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지상파나 케이블이나 공히 시즌제를 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다.




히든싱어 시즌5는 또 어떤 가수로 시작할까?

이런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시즌제이기 때문이다.

히든싱어 시즌5에 월드스타 싸이가 출연한다.

이미 모창 능력자 모집이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계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싸이 이외에도 강타, 김동률, 나얼, 린, 박효신, 바다, 비, 에일리, 이승기, 이소라, 이승철, 자이언티, 전인권, 케이윌, 홍진영 등 기대감 넘치는 뮤지션들의 모창자들을 이미 모집하고 있다.


히든싱어5를 보며 서글픈 것은 무한도전이 너무나도 오랫동안, 그것도 틀을 만들어 갈아 끼우면 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매 번 새로운 기획을 해야하는 불가능한 포맷이었는데도 563회를 방송했다는 것이다.

전원일기가 끝난 것처럼 무한도전 역시 우리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묻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그 어떤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찾아다니며 소통하고 역사의 현장과 위인을 기억해주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되새겨 주고 추억을 소환하여 웃음 짓게 하는가?


제작진과 출연진은 충분히 쉬고 무한도전 시즌2로 다시 만나기를 소망한다.

제작진이 바뀌어도 좋고 출연진이 바뀌어도 좋으니 무한도전의 정신만은 버리지 말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