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Hip Hop

막장 혐오 일베 프로그램 쇼미더머니777로 새로 쓰고 시청률은 반납했다

cultpd 2018. 9. 29. 09:25


언급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방송 쇼미더머니가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쇼미더머니 777 (트리플 세븐)의 경우 한국 힙합의 현 주소를 조명하고 힙합이 단순히 욕하고 싸우는 저질 음악이 아닌 

문화로서의 음악장르라는 것을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블랙넛으로 대변되는 바지 벗기식 저질 콘텐츠를 소개하고 또 일베 회원, 일진, 왕따 가해자, 미성년자 성 매매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켰던 전력, 또는 의혹을 가진 출연자들을 대중에 공개하는 막장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777은 대한민국 힙합 전문 프로그램의 전통을 세우려는 듯 순화되고 정제되었다.


물론 자유한국당 장제원 아들 노엘 장용준 군이 또 다시 출연하였지만 이전처럼 국회의원 아들이라든가 성매매 의혹 논란 등을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초반 탈락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아들이라고 해서 아들도 막말을 할 거라고 볼 수 없으며 또 아버지처럼 역사의식이 없다고 볼 근거는 없으며 따라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옳지 않고 노엘 장용준의 성향이나 사회 의식이 어떤지 들어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맞지 않다.

장용준 군이 써 나가는 가사들을 보며 객관적으로 그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 MNET 쇼미더머니777


현재 논란 거리는 15살 괴물 래퍼 디아크가 팀 대항에서 제네 더 질라를 랩으로 도발했다는 정도다.

얼마나 악의적인 논란 거리를 시청자에게 제공하지 않았으면 대결에서 이기려는 오버 액션에 대중이 비난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쇼미더머니 777이 대단히 자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악마의 편집이나 이슈메이킹을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 줄어드니 시청률은 오르지 않는다.

일부 시청자는 역대급 노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인성 시험을 봤는지 래퍼들이 너무 착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우정과 따뜻함 마저 느껴질 정도다.

양팀 모두 잘했으므로 탈락자가 없다는 역대급 기록까지 남길 정도로 모두가 착하다.

그리고 참 아이러니한 것이 착한 것은 힘이 없게 마련이다.


시간을 많이 할애한 홍보를 몇 주에 걸쳐 진행하고 첫 방송 9월 7일 시청률 결과는 1.6%, 이후 회를 거듭하면서 논란 거리가 생기면 시청률이 오르게 마련인데 9월 28일 마지막 방송 역시 1.6%로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진은 역대급으로 실력파 래퍼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공연 내용도 훌륭하다.

특히 3회와 4회에 걸쳐 진행한 팀 배틀은 대한민국 힙합이 이렇게 성장했는지 놀랄 정도였고 래퍼들의 스타일도 다양하고 남을 따라하지 않는 개성도 인상적이었다.

오로지 가사를 잊어버리지 않는 경쟁처럼 보였던 과거 쇼미더머니에 비하면 이번 배틀은 경쟁이 아닌 공연이었다.

프로듀서라고 심사위원 석에 앉아 있는 래퍼들이 과연 출연자들만큼 공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쇼미더머니777의 3회, 4회 공연은 꼭 감상하시기를 추천한다.




특히 눈 여겨 볼 참가자는 유력 우승 후보 나플라, 그는 힙합의 정석이고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나플라는 우승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 예상한다.

초반에 독주하는 마라톤 선수는 중반에 치고 나오는 선수를 이기지 못하며 중반에 치고 나온 선수는 막판 반전으로 뒤집기하는 선수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모든 게임의 법칙이다.

따라서 실력자 나플라와 말도 안 되게 성장한 수퍼비는 우승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디아크는 나이를 떠나서 실력으로만 봐도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초반부터 오버하는 행동과 눈빛으로 길게 끌고 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를 나플라에게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을 봤을 때 아직 제대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 키드밀리가 방송적으로는 더 뒷심을 낼 것으로 보이고 깜짝 놀랄 실력의 루피 등 서로 다른 색깔의 강자가 너무 많다.

과거에는 4회 정도 보면 느낌이 왔었는데 이번 쇼미더머니 777의 경우 우승을 점치기가 상당히 어렵다.

전혀 기대 안 하고 식상했던 수퍼비의 활약도 놀랍고 쿠기라는 래퍼도 흥미롭다.




그리고 ODEE의 팀 대항전 랩은 그야말로 발군의 실력이다.

또 경악하게 한 EK의 춤! 그 정체 모를 춤을 본 프로듀서와 시청자는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에 계속 EK, EK~~ 나플라 노래가 들릴 정도다.

로스의 본토 랩 또한 묵직하여 다양성에 한 몫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래퍼들이 참가자라는 이름으로 출연하고 있지만 이미 참가자가 아니라 아티스트로 보이며 쇼미더머니777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힙합 축제 프로그램으로 보여진다.

다만 제작비 충당을 위한 협찬때문이겠지만 홍콩으로 가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너무 예능 프로그램으로 가서 몰입도를 떨어뜨릴 것 같은 아쉬움은 있다.


MNET의 쇼미더머니 777 제작팀은 역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더라도 지금처럼 좋은 프로그램으로 힙합 문화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현재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래퍼를 꿈꾸고 힙합이라는 장르에 큰 매력을 갖고 있는지는 디아크나 어린이 참가자의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에게 힙합은 다른 말로 욕지거리라고 가르치지 않기 바라며 비행 청소년이 되어야 힙합 정신에 맞는다는 오해를 갖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