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Hip Hop

쇼미더머니777 최악의 시청률과 수퍼비 VS 루피에서 확신한 키드밀리 우승

GeoffKim 2018. 11. 4. 08:22


쇼미더머니 777에 대한 이전 포스팅을 보면 시청률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시청률 최악을 예상했고 그것은 제작진이 잘못해서라기 보다는 잘해서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전의 쇼미더머니는 최악의 검증되지 않은 쓰레기 래퍼들이 등장하여 술을 먹고 방송을 하지 않나, 바지를 내리지 않나, 미성년자 성 매매 의혹을 가진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을 출연시키지 않나, 일베충에 일진 출신, 거기에 더해 일류 기획사 아이돌을 출연시키면서 높은 시청률을 끌어냈다.

원래 선정은 힘이 있다.

그런데 쇼미더머니777은 다르다.

성숙한 프로그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연이지만 공연같은 훌륭한 콜라보 무대를 제공했고 디스전도 이전에 비해 힙합적이다.

출연자도 이전의 구설수 위주 라인업이나 한 물 간 래퍼가 아니라 단단한 내공을 가진 실력파 래퍼들이 출연했다.

물론 구설수 출연자와 올드한 출연자들이 있었으나 초반에 대거 탈락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얻은 시청률 1.3%(닐슨코리아 금주 방송분)는 매우 값진 것이고 박수를 보낼 만 하다.


M NET 쇼미더머니 777


세미 파이널 방송에서 생존하여 최종 파이널 무대에 오르게 된 루피, 나플라, 키드밀리.

그 라인업을 보더라도 쇼미더머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과거의 투견장 같은 저속함이 아니라 힙합 자체의 매력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라인업이라 볼 수 있다.




처음부터 키드밀리가 우승할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쇼미더머니777의 대본으로 접근했으나 그건 방송적인 접근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쇼미더머니777이 각본대로 움직이려면 대중성있는 수퍼비가 파이널에 올라가야 맞다.

하지만 루피가 수퍼비를, 그것도 비와이가 지원사격을 한 수퍼비를 물리쳤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힙합을 정말 좋아하는 트렌디한 사람들은 루피의 매력을 느끼지만 사실 수퍼비의 대중성을 좇기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수퍼비가 옛날 119나 부르던 유치한 꼬마 애가 아니라 힙합 뮤지션으로 완전히 변신하여 돌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력에 의한 결과물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물을 결국에는 이기지 못한다.

그런 것이 전문가들의 믿음이다.

하지만 수퍼비는 괴물이었다.

촌스러움을 극복했고 어린애 같았던 앵앵거림을 극복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피의 타고난 힙합적이고 미국적인 스웩, 그루브를 따라가기는 힘들었다.

한국 팬들이 수퍼비의 탈락을 인정 못하고 비난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동네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또 공감가는 가사를 쓰는 수퍼비가 더 사랑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세상 아까운 뮤지션 루피를 당연히 잃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천재성을 가진 뮤지션 중 한 명인 비와이가 출연하면서 더욱 확신했다.

비와이와 대결한 상대는 사이먼 도미닉 ㅜㅜ

사이먼 도미닉은 루피와 함께 공연하는데 너무 ㅜㅜ


하지만 도저히 믿기 힘든 결과를 만나게 된다.




시청률 1.3%의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각본대로 만든 드라마보다는 트렌드가 뽑는 음악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이다.


수퍼비보다 루피가 트렌드에 가까운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고 

이러한 경향은 키드밀리의 결선 진출에서 쐐기를 박는다.



[특별공개/풀버전] 키드밀리 - ′MOMM′ (Feat. JUSTHIS) (Prod. 코드 쿤스트) @세미 파이널 


왜 키드밀리가 안 떨어지고 지금까지 살아있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키드밀리의 음원을 헤드폰이나 이어폰 끼고 다시 들어보기 바란다. 

키드밀리가 시청자에게 놀라울 정도로 소구력 없음을 보여주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나가수 스타일의 서커스적 음악에 가 있지 않고 경연에 맞지 않는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 빽빽 지르고 고음 대결하는 듯한 대한민국 대중의 음악 선호도에 맞추려면 힙합 역시 자극적인 가사, 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곡, 또는 스타킹 프로에나 어울리는 스킬 자랑, 혹은 절정으로 치닫는 일렉 음악 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




나플라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나플라는 정통 힙합을 하면서도 대중들의 감정을 잘 끌어 올리는 아티스트다.

뭐 참가자지만 나플라는 참가자라고 부르기 힘든 아티스트다.


나플라 역시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지만 난 초반 쇼미더머니777 포스팅에서 전반부를 나플라가 끌어주고 후반부를 키드밀리가 맡아 키드밀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나플라는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끝까지 잘 버텨주었고 힙합 팬들도 그를 버리지 않았다.

특히 나플라가 평소 좋아했던 래퍼 개코를 불러 함께 부른 곡에서 가짜 뉴스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 등장하며 쓸데 있는 가사라는 평과 함께 다시 듣고 싶은 곡으로 많은 이들이 손꼽았다.



이제 정통 힙합 나플라와 트렌디 키드밀리와 그루브 루피가 파이널 무대에서 격돌한다.

지금 심히 흥분되고 기대되는 이유는 예전처럼 스윙스나 비와이, 송민호, 행주 등 어떤 한 캐릭터가 우승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라 우리의 힙합 팬들은 2018년 현재 어떤 힙합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우승해도 반박 불가이고 세 뮤지션 모두 착해보이고, 게다가 루피를 선택한 것에서 받은 요즘 힙합 팬들의 수준에 놀라서 그렇기도 하다.

루피에 자꾸 끌리고 나플라에게 정이 가지만 어차피 우승은 키드밀리라는 첫 포스팅의 생각은 변함 없다.


어중이 떠중이 진흙탕 팬들은 다 떠나고 이제 진짜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시청자로 남았다.

쇼미더머니 777은 1.3%라는 참혹한 시청률 속에서도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지수)로 보면 화제성 예능에서 1위를 차지했고 1534 연령과 2049 연령의 타깃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닐슨 유료 플랫폼 기준)




[9회] 루피 - 'NoNo' (Feat. 사이먼 도미닉) (Prod. 코드 쿤스트) @세미 파이널
1. 'Winning' (Prod. 코드 쿤스트) - 루피 2. 'NoNo (Feat. 사이먼 도미닉) (Prod.코드 쿤스트) - 루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