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호응이 좋고 후배인 꼴찌피디도 계속 졸라대니...
사진 잘 찍으려면 시리즈를 한번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제가 사진을 잘찍는 예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진학 강의나 강습, 강좌 같은 말을 쓸 수 없고
그냥 함께 좋은 사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볼까합니다.
댓글로 다른 생각, 다른 정보 많이 올려주세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수정해 나가겠습니다.
첫번째 포스팅으로 뭘 말할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피사계 심도를 기초적으로 공부해야 사진을 알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부터...
조리개와 ISO, 셔터스피드의 관계...
A모드, M모드, S모드 등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뭐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못찍는 사람은 어떻게 찍을까?
어떤 사진을 못찍은 사진이라고 말할까?
그렇습니다.
잘 찍은 사진은 주관적이라 아무도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못찍은 사진은 분명 있습니다.
vintage kitchen things by **tWo pInK pOSsuMs** |
그래서 첫 주제를
사진의 무게 중심을 잡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천부적인 균형감각으로 사진 속 요소들의
무게 중심 계산을 아주 잘 해서 안정된 구도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사진 못 찍는 사람은 도무지 무게 계산을 못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실려서 사람의 눈이 편하지 않고
불안하게 된다는거죠...
A New Life in My Hand by Sea Frost |
구도 결정의 문제인데요...
몇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신 얘기로 황금분할이란 것이 있죠?
인간의 눈이 균형감 있는 사물, 혹은 구도를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감을 갖는다는 겁니다.
너무 어렵죠?
옛날 파르테논 신전이나 미인의 얼굴이나 자연 속의 꽃이나
모든 것을 봤을 때 인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균형미가 있다는 겁니다.
대칭 역시 좌우상하의 균형감을 주는데 꽤나 큰 도움이 됩니다.
Spiral Staircase by adebⓞnd |
Flowers in a star / Flores en una estrella by . SantiMB . |
구도를 잡을 때 일일히 수학적으로 계산을 못하니
저는 쉽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지
무게로 균형감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무게를 한번 맞춰보죠...
하늘의 공간만큼 땅의 공간을 늘렸더니 더 안정적이 되었고
왼쪽으로 나무와 돌담을 더 넣어서 오른쪽이 무겁던 것을 보충했습니다.
사진을 좀 멀리 떨어져서 보시면 X자 형태의 안정된 구도가 보이실겁니다.
보이시나요?
물놀이 사진도 한번 전체 적으로 보십시오.
좌우 균형이 느껴지시나요?
뒷쪽 돌벽의 수평을 보시면 기울어져 있죠?
격자 스크린이나 카메라 LCD 등에 보면 수평을 맞추기 쉽게 하기 위해
직선을 여럿 그려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게 균형을 잡으라는 건데요...
저 돌벽에 격자로 수평을 맞췄다면 사람들의 균형이 깨졌을 겁니다.
그러니까 기계적으로 어떤 물건에 격자무늬를 맞춘다고 수평이 맞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수평은 무게로 잡는 것이 정답입니다.
좌우의 무게를 재어보고 상하의 무게도 재어보는 겁니다.
이걸 감각적으로 찍다보면 수평도 맞출 수 있습니다.
눈은 감각적으로 보는 것이지, 격자스크린이 눈에 달린건 아니니까요.
이 사진을 보시죠...
왼쪽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오른쪽 스피커가 감당하기엔
왼쪽이 너무 무겁습니다.
이제 좀 감이 오시나요?
그런데 여기 아주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게는 실제 물리적인 무게를 재는 것이 아닙니다!!!!!
왼쪽 사람들의 몸무게를 전부 더하고 스피커 무게를 더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멋드러지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 모습에
낡아빠진 스피커가 부조화하여 재미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럼 스피커에 갑자기 무게가 생깁니다.
감정의 무게도 재야한다는 말입니다.
상반신을 잘라버리고 밑으로 몰아버렸는데
위의 공연단이 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잡힙니다.
왼쪽 깃발과 오른쪽 사람이 잡혀서 아주 무게가 정확합니다.
공연단 앞에 서있는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다면 이 사진은
무게를 잘 지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공연단이 없었다면 이 사진은 그야말로 못찍은 사진이 되겠죠.
우리 큰 아들 사진인데 오른 쪽으로 몰려 있죠.
하지만 뒷 쪽으로 둘째 아들이 왼쪽에 배치되어 좌우의 무게가 비슷해집니다.
저의 어렸을 때 사진입니다.
작가가 위태로운 배타는 사진을 의도했다면 훌륭한 사진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언뜻 보시기에도 오른쪽이 무겁죠?
산이 오른쪽으로 쓰러지는 느낌입니다 ㅜㅜ
무게를 한번 느껴보십시오.
아이가 왼쪽 밑으로 치우쳐 있지만 원의 무게가 무거워서 지탱하는 모양이죠?
아이가 좌하단, 원이 우상단에 위치해서 균형이 맞는
안정감을 줍니다.
역시 좌우 상하 완벽하게 무게가 일치합니다.
자, 여기서 중요한 점...
감정과 시선에는 무게가 있다고 했죠?
오른쪽으로 몸이 더 치우쳤지만
안정감있게 보이는 이유는 시선이 왼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선에도 보이지 않는 무게가 있기 때문에 시선 방향을 스페이스를 더 줘야합니다.
이 사진도 왼쪽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시선이 큰 무게를 주고 있고요
구름도 빈 공간을 채우고 있어 무게로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바다 사진이나 수평선, 지평선 등의 거대한 선이 있으면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수평을 맞춰주는 것이 안정감을 줍니다.
아무리 무게 균형이 맞았다 해도 거대한 바다의 수평이 안맞으면
그건 불안한 사진이 되기 때문이죠.
이 사진도 좌상단의 인형이 없었으면 오른쪽으로 무거운
사진이 될 뻔 했습니다.
사진 촬영을 할 때 수학적으로 계산하다가는 찍히는 사람도 힘들고
찍는 사람도 힘듭니다.
이것은 감각적으로 균형을 잡는겁니다.
io lo so che non sono solo anche quando sono solo. by Giovanni Giorgini |
왼쪽으로 휘어진 꽃이 무게를 힘껏 잡아당기고 있어
상당히 안정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다음 사진은 안좋은 케이스입니다.
가운데 있는 분을 포커스 맞춰서 중앙에 위치함으로 괜찮을 줄 알았겠지만
역시 왼쪽이 너무 무거운데 비해 오른쪽 공간은 비어 있으니
불안한 사진이 됩니다.
초보자들의 가장 큰 실수가 뭐냐하면
피사체를 중앙에 두려고 한다는 겁니다.
시선방향에 무게를 실어 중앙에 있는 분을 오른쪽에 몰아놓았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배용준의 겨울연가를 촬영한 카메라 퍼스트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시선 방향에 스페이스를 더 주어서
아이가 왼쪽에 몰려있지만 부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헤드 스페이스가 좀 많은 것 같은데 왜 불안하지 않을까요?
무릎을 자르는 니샷 정도의 사이즈인데요...
충분히 사람의 몸이 나왔기 때문에 헤드스페이스가 좀 많아도 허용이 됩니다.
만약에 허리를 자르는 웨스트 샷이거나 젖꼭지를 자르는 바스트 샷이었으면
불안할 수 있습니다.
다음 사진처럼 시선은 카메라 방향이지만
몸이 나아가는 방향이 왼쪽이기때문에 왼쪽에
스페이스를 두었습니다.
왼쪽에 스페이스가 없으면 벽에 부딪힐 것 같은 불안함을
주는겁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팁을 드리겠습니다.
화면을 3등분하고 맨 윗쪽 선에 눈을 맞추면 쉽게 황금분할에 가까운
구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이렇게 하면 훨씬 안정된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겁니다.
제 사진들은 못믿을 수 있으니 유명한 작품을 한번 보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혜교가 보고 싶네 ^^
1/3 지점에 눈이 오니까 상당히 안정된 느낌을 주죠?
그리고 시선에 따라 스페이스 주는 것도 정확히 지켰죠?
밑의 째려보는 듯한 시선들을 보시면 오른쪽에 스페이스를 주었고
위의 정면보는 컷들은 스페이스를 안준 것 보이시나요?
이것 역시 프로들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막찍어도 본능적으로 이렇게 됩니다.
혜교를 봤더니 현빈도 보고 싶네... ㅜㅜ
출처 : 알아서 잘하는 유미끼
http://blog.naver.com/rhdiddl6262?Redirect=Log&logNo=120119302691
어떻습니까?
1/3에 눈을 맞추고 시선방향으로 스페이스 주는 것 보이시죠?
기초적으로 요렇게 촬영하시면 큰 실패는 없습니다.
an old lady with an umbrella in Ravangla market! by Sukanto Debnath |
하지만...
오늘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지금까지 말씀드린 구도의 기본은 그야말로 기본입니다.
뎃생도 못하는데 피카소 그림을 그릴 수는 없겠죠?
피카소도 데생에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기본을 알고 변칙을 쓰면 변칙이 되지만
기본을 모르고 변칙이 나오면 그건 그냥 못찍은 사진이 됩니다 ^^
사진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기본 구도를 바탕으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구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스페이스를 줘야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흰 벽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겁니다.
윗쪽 시선 방향으로 스페이스를 더 줘야하지만
윤계상의 손동작에 느낌을 주고 싶다면 이런 사이즈가 가능하죠...
이 사진은 작가가 찍은건데...
역시 의도적으로 황향한 벌판을 표현하고 싶었을 겁니다.
비어있는 공간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도 보시면
하얀 돌계단이 너무 예뻐서 구도를 이렇게 잡았죠.
시선방향 처리는 정상으로 했고요...
우리 예쁜 작가랍니다 ㅎㅎㅎ
그리스에서 만난 아이들을 찍은건데요...
멀리 아이가 오른쪽에 균형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김성은, 차현정의 다리입니다.
음흉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나름 저의 작품활동입니다 ㅎㅎㅎㅎ
다음은 초상권으로부터 자유로운 블로거 꼴찌 피디를 보시죠...
왼쪽 바닷가 건물들이 너무 예뻐서 이렇게 사람을 한쪽으로 몰았습니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춰야합니다.
일직선이 아니지만 건물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맞춰서 안정된 구도를 찾아야합니다.
나중에 인물 포즈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꼴찌 피디처럼 밋밋한 포즈보다는
어느 정도 액션을 취해주는게 좋겠죠?
다리 한쪽을 든다든가...
이 사진은 아까 초라한 작품을 보여줬던
겨울연가 카메라 퍼스트의 작품인데요...
나름대로는 구도 좀 안다는 친구라서 아마 기본형을 깨뜨린 모양입니다.
이런 구도는 정말 과감한 구도입니다.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구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무게는 흐뜨러지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모델이 멋있어서 그런거지
다른 사람을 이렇게 찍어놓으면
참 우스운 사진이 되죠...
어떻습니까?
역시 헤드스페이스를 없앤다고 해서
누구나 멋있는 건 아니죠?
역시 이상합니다...
그러니까
모델이 그만큼 중요하긴 합니다.
제 몸이 어느 정도 되니까
이정도의 틀을 깬 구도에도 버티는 것 아니겠습니까?
1박 2일 피디 닮았다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러지 마십시오.
저 이래봬도 홍대에서 알아주는 패셔니스타입니다.
거의 김제동 급이죠.ㅎㅎㅎㅎ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이렇게 윗쪽 여백을 많이 줄 수도 있습니다.
구름을 표현하고 싶었던거죠.
눈이 사진 1/3 위치에 있지 않죠?
이래서 사진에는 정답이 없다는거죠...
자 오늘은 워밍업으로 사진의 완전 기초...
무게중심을 잡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사진을 시작하려는 많은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