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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의 가치 판단 기준 (다음 뷰를 중심으로)

cultpd 2010. 12. 9. 14:26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수많은 좋은 블로거들을 만나게 된다.

인기 있는 블로그도 있고 인기는 없는데 나에게 꼭 필요한 블로그가 있고
끝으로 인기도 없고 나의 관심을 끌지도 못하는데 상당히 좋은 글들이 담겨있는
블로그도 있다.

블로거가 작성한 글에는 게이트키핑 과정이 없다.
게이트키핑이란 언론사의 국장급 인사, 미디어 관행, 조직, 외적인 환경요인,
이데올로기 등으로 기사를 선택하고 삭제하는 기능이다.

쉽게 얘기해서 어떤 기사를 내보낼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보도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인터넷에도 이런 비슷한 과정이 있다.

포털, 메타 블로그 등의 메인 화면에 들어갈 글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포털이 블로거들의 글을 삭제, 편집은 할 수 없지만 띄울 수는 있다는 말이다.
물론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것은 공중 의제로 형성될 여지가 많아진다.


2010년 12월 현재 포털 다음의 메인 화면 구성을 보면
기존 언론사의 기사가 56건(웹툰 1건 포함)이고
Fun, View, 아고라 등 개인의 글을 116건 소개하고 있다
(게임은 광고이고 재테크는 개인과 언론의 글 혼합으로 제외)

전통적인 대규모 언론의 기사보다 일반인이 작성한 기사를 더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다음 뷰에서 베스트 글로 선정된 것이 사라졌다.

베스트 트윗픽이란 제목으로 트위터에 올라온 재미있는 콘텐츠를 묶어서
소개한 것이었는데 사실 퍼가기 기능을 달아놓아 저작권에는 문제가 없으나
가만보니 콘텐츠 중 다른 나라 TV화면이 들어 있었다.
난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최초 유포자에게 저작권이 있는지
불분명하니 그냥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찾아보니 다음 자체의 모니터링에 의해 저작권에 문제가 있는 콘텐츠, 욕설과 비방,
사회 통념상 건전하지 못한 콘텐츠는 베스트 글이 되더라도 삭제하고 있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이는 다음 컴즈에 의한 소극적인 의미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역할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7년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온 최병성 목사의 사례에서도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시멘트 회사들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다음 최정훈 본부장은 "최 목사 주장의 적실성과 명예훼손 여부 등을 놓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지만 공익적 문제제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의 두려움 때문에 문제제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슈메이커의 전통적 뉴스가치

전통적으로 뉴스의 가치는 단일 개념으로 정의내리기 매우 힘든 것으로 알고있다.
슈메이커라는 학자는 기사 선택의 기준을 일탈성(Deviance)과 사회적 유의미성(Socialsignificance)으로
개념화했다(Shoemaker,1996).

보도가치를 정의한 이 논문에서 보면 뉴스 가치를 선정하는 기준이 상당히 재미있다.

일탈이란 평범하지 않고(unusual),다르며(different),기묘한(odd)사건이나 사람 등을 말한다.
또한 일탈은 긍정적인 일탈과 부정적인 일탈의 뉴스로 나뉜다고 했다.
그러니까 결국 좋은 글인지 나쁜 글인지를 떠나서 뉴스의 가치는 늘 비정상적이고
비상시적인 것이 높은 가치를 지닌 기사로 보는 것이다.

슈메이커와 동료학자들(1991)이 정립한 전통적인 뉴스가치는 시의성(timeliness)․근접성
(proximity)․중요도(importance)․영향력(impact)․인간적 흥미성(human interest)․갈등성
(conflict)․선정성(sensationalism)․저명도(prominence)․고귀함(novelty)․기이함(oddity)․비상
시성(unusual)으로 구분하였다.


메타 블로그의 대표인 다음 뷰의 2010년 12월 9일 현재 많이 본 글을 보자!

12개의 글 중 절반 이상이 TV/연예 관련 기사이다.
다음 뷰의 카테고라이징은 6개의 대분류와 총 47개의 소분류가 있다.

비율로 볼 때 터무니없이 많은 관심이 연예인에게 쏠리고 있는 것은
슈메이커의 전통적 뉴스가치 분류와도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포털의 게이트키핑이 중요한 이유

많이 본 기사를 위주로 포털에서 소개를 하게되면 우리는
연예인 소식, 연성화된 뉴스와 쇼킹한 사건만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게이트키핑 역할이 중요하다.

현상을 가감없이 추천에 따라, 인기에 따라 소개하다보면
우린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이 본 기사와 베스트 글은 분명 차이가 있는 것이 좋다.
물론 이 대목에서 게이트키퍼의 성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많이 본 기사  베스트글 (종합)
   



 베스트 글 (문화,연예)  베스트 글 (IT,스포츠)
 


다음 뷰에서는 열린 편집 알고리즘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공정한 시스템이 뷰 베스트를 선정하고 문제 될 만한 기사만을 베스트에서
내리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시스템도 곧 사람이 만든 것이니 각 포털의 성향이 글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문화의 다양성은 세월이 가면 자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각 부문에서 제기되는 논쟁과 자정의 움직임 등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의 의지와
그 안에서 일하는 담당자의 사명의식이 중요하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블로그 저널리즘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 인터넷진흥원의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준 만 3세 이상 인구의 인터넷 이용률(최근 1개월 이내 인터넷 이용자의 비율)은 77.8%로
37,010천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2000년 44.7%(19040천명)와 비교하여 이용자수가 10년동안 1.94배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연령별 조사에서는 10대(99.9%), 20대(99.9%), 30대(99.3%)로 젊은층의 인터넷 이용률이
100% 가깝게 조사되어 인터넷을 매개로 한 미디어의 파급력은
기존 언론과 맞먹을 정도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블로거의 노력과 포털의 게이트키핑 역량에 따라 미래의 언론은
가진 자, 즉 강자의 언론에서 못 가진 자, 약자의 언론으로 진화하고 있다.

방문율을 높이고 클릭율을 높이는 노력보다는 올바른 문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이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인 블로거가 할 일이고
올바른 문화를 지원하고 북돋는 것이 포털과 메타 블로그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