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로버트 프랭크. (1924년 11월 9일 - 2019년 9월 9일)
Fred Stein (German, 1909–1967) PORTRAIT OF ROBERT FRANK , 1951
혹자는 로버트 프랭크의 <미국인들 The Americans>을 중심으로 현대사진의 이전과 이후로 나눌만큼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1950년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을 현대사진의 전반기로 보고 1960년대 로버트 프랭크, 윌리엄 클라인을 대표로 현대적 의미의 사적 다큐멘터리 표현 형식의 발전을 후반기로 보기도 한다.
대체 사적 다큐멘터리가 뭔 말인가?
로버트 프랭크, 윌리엄 클라인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을 사적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부르는 것 같다. 이와 대비되는 조형 예술적 측면의 사진가 대표는 마틴 화이트라고 흔히 소개한다.
오늘은 대체 사적 다큐멘터리가 뭔지 로버트 프랭크의 작품으로 알아본다.
1946년
“40 Fotos”
스프링으로 제본된 수제 사진 책 40포토스.
20대 초반 취리히에 살고 있던 당시 자신의 모습을 우리에 갇힌 동물들로 표현한다.
1950년
“Tulip/Paris”
1947년 2월 로버트 프랭크는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뉴욕으로 향하며 사진 촬영에 몰두한다.
Harper’s Bazaar에서 보조 사진작가를 하며 매거진과 저널에 사진을 싣게 된다.
그리고 빠르면서 가벼운 라이카 35미리 카메라를 시작한다. 당시 롤라이 같은 카메라에 비하면 라이카는 똑딱이 수준의 크기여서 대부분의 스트리트 포토그래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은 라이카를 즐겨 썼다.
거리 사진, 스냅 사진을 찍는 요즘 포토그래퍼들이 보면 참 반가운 사진들이 될 것이다.
1951
“Mr. and Mrs. Feiertag, Late Afternoon”
이웃의 사진인데 이 사진은 스트릿 포토그래퍼 Garry Winogrand의 "Park Avenue, New York, 1959"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아래가 위노그랜드 사진인데 강아지가 원숭이로 바뀌어 있다.
수 많은 유명 사진 작가에게 영향을 준 로버트 프랭크.
그의 사진에서 우리는 ‘Snapshot Aesthetic’이라는 뜻을 배운다.
스냅샷은 막찍은 사진인가?
혹은 정통적이지 않고 순간적으로 찍은 요행의 사진인가?
로버트 프랭크의 스냅샷 미학을 느껴보자.
1952
“Couple/Paris”
Robert Frank, “Couple/Paris,” 1952. Robert Frank; via Pace/MacGill and the National Gallery of Art
1954
“Fourth of July — Jay, New York”
누더기 같은 미국의 국기. 이 사진으로 반미주의자라는 비평을 받기도 한다.
그의 유명한 저서 "THE AMERAICANS"에 실린 사진이다.
필립 게프터는 그의 저서 <로버트 프랭크 이후의 사진>의 서문에 이런 글을 남긴다.
"현대사진의 출발점을 로버트 프랭크로 삼는 것은 그의 사진집 <미국인> 때문이다
그가 시진집에서 보여준 낯설고 생소한 시선과 미학, 그리고 한 개인의 내밀한 사적 감정을 충실하게 온 몸으로 삶의 진실을 말하려 했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누구도 거역하지 못하고 생각해보지도 못한 방법으로서 말이다"
소소한 개인적 오브제를 담다.
역사적 순간, 기록의 의미가 있는 장소를 기록하는 것에서 지극히 사적인 모습, 소소한 개인의 일상을 담는 사진.
일상적 다큐멘터리가 결코 시시한 사진이 아니라는 놀라운 감성과 접근을 보여줬다.
로버트 프랭크로부터 새로운 사진의 형식주의, 사진 개념의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지금 봐서는 느끼기 힘든 보통의 사진들이지만 1950년대 당시에 이런 사진은 얼마나 경악의 사진이었을까 상상해보라.
1955년부터56년까지 로버트 프랭크는 구겐하임 기금을 받아 미국 전역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500통에 달하는 필름을 찍었고 그 중 832장의 사진을 골라 낸 책이 바로 그 유명한 미국인, the Americans다.
로버트 프랭크는 초점무시, 노출무시, 구도무시로 사진계에 절대 깨지지 않던 법칙, 공식, 불문율을 깨뜨렸다.
이후 로버트 프랭크의 스냅 미학은 전세계 사진 공부하는 사람들과 기성 작가들까지 움직이게 된다.
1955
“Trolley — New Orleans”
브레송과 로버트의 반대되는 개념 주장도 매우 의미 있다.
"더이상 결정적인 순간이란 없다. 우리 삶에 결적적이지 않은 순간이 있는가?
매순간이 결정이다"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에 대한 도전, 그 자체가 매우 인상 깊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사진을 보면 참 기하학적으로 훌륭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
그와 비교하여 로버트 프랭크의 구도를 보라!
Robert Frank, Portrait of Ben James, Welsh Miner, 1953
Robert Frank, Portrait of Ben James, Welsh Miner, 1953
Robert Frank, London 1951
2019년 94년의 세상 여행을 끝내고 떠난 로버트 프랭크.
최근까지도 그는 사진을 찍었다.
“When people look at my pictures I want them to feel the way they do when they want to read a line of a poem twice.” — Robert Frank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볼 때 시 한 줄을 두 번 읽고 싶은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로버트 프랭크의 죽음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울었다.
현대 작가는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음으로...
그리고 충격적인 작가, 매그넘의 짐 골드버그, 그의 로버트 사랑.
짐 골드버그는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사진작가 겸 다큐멘터리 감독, 예술가다.
그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이용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에 올라온 짐 골드버그의 기사.
로버트, 오늘 당신이 다음 모험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깼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주었지만 난 지금 당신이 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것을 주었는지 강조할만한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바로 나, 아니 오히려 우리가 바로 우리
당신의 비뚤어진 인상주의적인 아웃 오브 포커스 규칙 해체 비전.
당신의 말과 사진은 내게 잉크로 뚝뚝 떨어지고 흔적을 남기고 흐릿하게 스며듭니다.
당신은 시적인 이해로 우리의 허위와 진실을 폭로했습니다.
나의 친구, 나의 멘토. 안녕이란 말은 하기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