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우리 이혼했어요2 장가현 이렇게 말하면 조성민은 대체

GeoffKim 2022. 5. 16. 14:33

 

역시 TV조선의 기획은 늘 대중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참 방송에서 여러 난잡한 상황을 보는 요즘이지만 이렇게까지 끝으로 달리는 것은 본 적이 없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말이다.

처음 이영하, 선우은숙 부부의 재회를 보며 음악도 추억 돋고 긴장감, 진솔한 갈등이 공감되면서 우리 이혼했어요를 보기 시작했는데 시청자의 기대감이 커지고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더 강력한 내용을 욕심 내다보니 일본이나 미국 성인 오락물을 보는 듯 낯 뜨거운 콘셉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일 처음 불편했던 건 유튜브 인기를 위해 재결합하지도 않을 최고기, 유깻잎 커플이 딸까지 동원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젊은 이혼 부부의 모습을 엿보는 것으로 시즌 1은 어떻게든 참아냈는데 이게 이슈와 논란이 되다보니 시즌 2에도 등장시켜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긴 유깻잎과 시즌1에서 악플을 바가지로 받은 최고기 아버지 이야기까지 가니 실로 작가들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이제 이 정도 방송은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불편한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우리 이혼했어요 네 번째로 등장한 이혼 커플 이하늘, 박유선의 경우는 관찰 카메라를 끄고 동침한 것까지 방송에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하늘, 박유선은 나름 새로운 풍속도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패스. 우리 이혼했어요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 박유선 커플처럼 새로운 이혼의 개념, 혹은 사랑 표현과 대화 부족, 성격 차이 등에 관한 메시지와 공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다가 우리 이혼했어요 시즌2에 반가운 얼굴 공일오비 객원 가수 조성민이 출연한다는 예고편을 보고 조성민, 장가현 이혼 부부의 불꽃같은 사랑과 이혼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13일 방송된 우리 이혼했어요2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조성민, 장가현의 대화는 실로 가공할 만한 충격을 주었다.

이거 괜찮은 건가?

장가현 페이스북 사진출처

조성민 나이 1974년 1월 9일(48세), 
장가현 나이 1977년 5월 9일(45세)

우선 장가현의 공격에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건 전 남편 조성민을 완전히 매장시키는 분위기의 말이었다. 이전 편에서 기대했던 건 불같이 뜨겁게 사랑한 그들이 어떻게 오소독소한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헤어졌는지 그 걸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 형이하학적인 이유가 등장한다. 장가현의 성인 영화 출연 등 연기 활동에 관한 내용인데 장가현의 말로는 대본 리딩할 때 신음 소리를 냈는지에 대해 조성민이 물었다고 했고 자신이 찍은 영화를 보고 왔던 날에 "야동 보고 온 남자가 나 건드리는 것처럼 너무 기분 나쁜 거야. 나에 대해서 존중을 안 해주는 느낌이었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정말 충격적이다. 이건 카메라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인데 또 카메라가 있어서 용기 내 속내를 드러낸 것이기도 한 것 같다. 조성민에 대한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촬영장 앞에서 기다렸다는 조성민이 아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의심이나 심하게 말하면 의처증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자신의 컴퓨터에 로그인 된 장가현의 메신저 내용까지 봤다는 것이다.

이게 또 충격적인데 아내의 일을 이해 못하는 조성민의 의심증에 대한 반격으로 조성민은 메신저 이야기를 꺼내며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것으로 받아친 것이다. 게다가 "당신이 좀 덜렁거리는 건 알아?"라는 말로 반격을 하는 모습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관찰 카메라 앞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도 납득이 안 되지만 출연 목적이 의심스러우며 방송을 허락한 것도 놀랍다. 물론 계약서에 사인을 해서 방송 금지를 요구할 수 없었겠지만 이걸 그대로 방송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제작진도 이해가 안 된다. 방송을 통해 방송사나 출연자나 모두 시청률이나 인지도 등 소기의 목적이 있겠지만 이런 난장판 방송을 통해 이뤄야하는 것일까?

조금 더 생략하고 조금 더 여백을 주면 훨씬 덜 자극적이면서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게 할 수 있지는 않을까?

또 방송 회차를 나눌 때도 대화의 가장 선정적인 부분만 내놓고 끝내버리면 일주일 동안 조성민은 뭐가 되는 건가? 시청률은 6.7%로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자극적으로 가면 당연히 시청률은 높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 힘들 것이다. 출연자 섭외도 힘들 것이고 이런 자극적인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그만큼 출연 목적이 강력해지기 때문에 취지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난 지금도 이영하와 선우은숙이 처음 마당에서 만날 때 그 떨리는 감정을 기억한다. 제작진도 그 느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