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추천 로기완
원작 소설이 있어서 그런가?
요즘처럼 쓰레기 영화들이 쏟아지고 보다가 꺼버리는 저속, 또는 기초 부족 영화들 속에서
로기완 My Name is Loh Kiwan은 그 얼마나 영화다운가?
그 첫번째 이유.
우선 로기완이 붕붕 날아다니면서 돌려차기를 하지 않는다. 요즘 영화에서는 검사나 의사나 경찰이나 모두 초능력자처럼 날아다니는 것이 기본인데 로기완은 그 어떤 싸움 기술도 없이 그냥 얻어터지거나 기를 쓰고 미는 수준의 최약의 액션을 보여준다.
이 얼마나 놀라운가? 요즘은 싸움을 못하는 것이 더 놀랍다. 현실적이다. 액션이 부족한 관계로 훨씬 더 가슴 아프고 진심이 잘 느껴진다.
송중기 배우가 시나리오 잘 고르기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역시 홈런을 쳤다. 물론 어떤 이는 좀 더 폭발성 있고 대박이 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못 고른다고 하겠지만 이미 송중기는 돈을 벌려고 영화를 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고르는 것 같다. 이번에도 송중기의 진심이 잘 나타나는 영화다.
두번째 이유.
긴박하고 처절하지만 의외로 담담하다. 송중기의 대사는 답답할 정도로 순진무구하고 그로 인해 사랑은 더 강렬해진다. 행복할 자격이 없는 남녀의 사랑은 사랑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예전 더 답답했던 스피드,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최애 영화가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 기가 막힌 카피가 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는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하고 있다"
그 뜻은 한석규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들의 전개는 느리고 조용하다는 것이다. 급하게 해치우고 싶겠지만 문을 두드리다 그냥 돌아서는 송중기나 유리창을 통해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석규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한다.
2024년이다. 현란한 세상, 우리에겐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