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약간 이상한 사진강좌

CULTPD사진강좌 #21 갸꾸 빛을 만나면 무조건 찍는다!

GeoffKim 2011. 3. 2. 17:00
조명


방송국에서 촬영을 할 때 카메라맨들이 조명감독에게 말합니다.

갸꾸를 이빠이 살려달라고...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말일까요?

방송국에 처음 들어갔을 때 선배들이 모두 일본 사람인줄 알았다니까요...




이... 쌈마이!!! 시바이 짤 때 오도시가 없으면 어떡하냐?

다음에 꼭 방까이해라!!!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삼류야! 상황을 짤 때 반전이 없으면 어떡하냐고.
다음에 만회하라는 이야깁니다...


예전 선배들이 모두 방송을 일본에서 배우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일본 프로그램을 베끼다보니 일본어에 아주 능통했다죠 ^^

청산해야할 과거입니다!



아무튼 갸꾸라는 것은 히네루와 함께 당구계에서도 유명한 말입니다 ㅎㅎㅎ






빛이 카메라에서 피사체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피사체 뒤에서 카메라 방향으로 비치는 것을
역광이라고 하는데 방송 조명계에서는 갸꾸라는 표현을 씁니다.




아이유의 얼굴에 비치는 빛 말고요...

머리 윗쪽, 교복 어깨 쪽에 빛나는 조명이 느껴지시나요?




모두 카메라 쪽에서 밝힌 빛이 아니라는 겁니다.

완전 반대편에서 조명을 비춘 역광은 아니지만

이것이 바로 갸꾸 라이트입니다.




국어 순화를 위해 이제 정식 명칭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갸꾸 라이트는 바로 백 라이트입니다.

아!!! 이번에 영어네... ㅜㅜ



아무튼... 꼭 아셔야하는게

피사체를 앞쪽에서 비추는 키 라이트,

빛이 닿지 않는 곳을 채워주는 필 라이트,

피사체의 뒷쪽, 윗쪽에서 비춰주는 백 라이트가

방송 조명의 기본입니다.




효과는 뭘까요?

키 라이트와 필 라이트는 목적이 분명하게 있죠?

피사체를 밝히는 일입니다.

백 라이트의 기능은

피사체와 배경을 떨어뜨리는, 그러니까 평면인 TV 안에서 피사체가 원근감,

입체감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제 다음 사진을 보시면 백 라이트의 놀라움이 보이실겁니다.







이제 백 라이트 효과가 살지 않은 사진을 한번 보겠습니다.

확연하게 차이가 날겁니다.







확실히 배경과 함께 묻혀지는 느낌이 드시죠?

아래 사진은 백 라이트가 비춰진 사진입니다.







바로 이것이 갸꾸라고 부르는 백 라이트의 힘입니다.

사진을 아는 카메라맨은

조명을 무조건 하나만 써야한다면

글쎄... 놀랍게도 뒷쪽에서 비추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옛날 김종학 감독 등의 대작 피디가 만든 드라마의 영상을 보면,

또는 요즘 나온 아이리스 같은 드라마를 보면

뭐가 다르냐하면 백라이트가 다릅니다.



이제 백 라이트가 얼마나 잘 사용되고 있는지

드라마들을 보시면 보이실겁니다.





사진을 잘 찍는 법!!!!!

그 중 중요한 점이 조명인데요...

조명은 인공광도 있지만 자연광도 있습니다.

태양이 옆에 있는지, 머리 꼭대기에 있는지...

뜨는지, 지는지에 따라 색온도도 다르지만

이 방향의 차이 때문에 독특한 사진이 나오는겁니다.




가장 멋진 빛이 바로 백라이트 빛입니다.

TV와 마찬가지로 뒷쪽에서 빛이 비출 때 사진을 찍으면 아주 멋진 사진이 나올겁니다.



백 라이트의 뒷쪽이란 것은 반드시 역광, 그러니까 태양을 마주보고 찍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진을 한번 보시죠...








전 이런 빛을 만나면 무조건 사진을 찍습니다.

분명 역광과 다르죠?

이런 상황에서는 찍을게 있어서 사진을 찍는게 아니라

빛이 좋아서 사진을 찍는겁니다.








저만 빠졌으면 정말 예쁜 사진이 됐을텐데 ㅜㅜ

암튼 백 라이트 자연광을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역광이 되거나 화이트 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뒷쪽에서 빛이 내려오면 전 무조건 찍습니다.




다음 사진은 아이가 고양이를 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찍은 것 같지만

실은 조명이 너무 은은하고 묘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이를 순광으로 밝힌 사진보다 더욱 원근감과 사진 맛이 살아납니다.







사진은 빛이 중요하다고 모두들 얘기하지만

사실은 어떤 빛이 그리도 중요한지는 잘 언급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빛은 일정한 틀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있는 자세에 따라, 노출에 따라, 놓여진 벽이나 물건에 다라

모두 다른거죠...



빛이 있으면 무조건 찍어보는겁니다.

그중에서 잊지 마시고

갸꾸라고 부르는 백 라이트를 염두에 두시고 찍어보세요.

입체감, 공간감이 살아날 것입니다,




다음의 두 사진의 느낌을 한번 보시죠...


빛이 오른쪽에서 비치고 있죠?







제가 옮겨서 백라이트 분위기로 만듭니다.

태양을 옮길 수는 없으니까요...








이제 좀 느낌이 오시죠?

다음 사진은 핀이 좀 안맞았지만

백라이트가 참 좋아서 ^^








빛이 참 따사롭게 느껴지죠?

머리와 팔 부분을 보면 라이트가 아주 잘 먹은 것 같습니다.

아! 조명이 아니라 햇빛입니다...

요건 일부러 사진작가가 여기 앉혀서 고맙게 찍은겁니다.

사진 작가가 여기 앉힌 이유가 뭔지 아시겠죠?








빛이 사진이고 사진은 빛입니다...


사진을 더 보여드리고 싶은데 요즘 제가 매일 밤을 새고 있습니다 ㅜㅜ

거의 죽어가는 상황이라 ㅎㅎ

블로그 폐쇄했나 생각하실까봐 짬을 내서 하나 올립니다...



그럼 주말에 멋진 햇빛을 만나시기를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