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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의 수기 2탄 - 드라마 방송사고 자꾸나는 이유

cultpd 2011. 3. 11. 14:12
지하생활자의 수기 2탄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특이한 구성을 좋아해주시는 몇분 덕에 힘입어

2탄을 시작합니다!!!




김피디 :

SBS 드라마 싸인이 마지막 반전을 보여줬다.
오디오도 왔다 갔다하고 방송인이 가장 무서워한다는 컬러바까지 떴다.

옛날 나 방송 배울 때는 얼마나 무서웠으면 컬러바를 아예 깔지를 않았었다.
깔더라도 그 뒤에 꼭 블랙이나 화이트를 넣어놨다.
컬러바라는 것은 기술적인 화면조정 신호기 때문에
그게 떴다는 것은 완벽한 방송사고기 때문이지.







지하생활자 :

난 그 까짓 컬러바 잠깐 뜬게 뭐가 그리 문젠지 모르겠다.
니가 그런 말초적이고 옐로우 저널리즘 적인 속성으로
재밌어 죽겠다는 듯 떠들고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는게
내가 보기엔 더 사고 같다!!!



김피디 :

방송인에게는 시청자에게 불편을 드리지 않을 의무가 있는거라구...
잘 보이는 화면과 잘들리는 소리를 제공할 의무를 망각하고
제작한 제작진은 책임을 느껴야하는게 당연한 거라고...



지하생활자 :

싫으면 안보면 되잖아, 븅신아!!!



김피디 :

아무리 지하에 사는 미친 녀석이라고
말이 좀 심하다!

내 블로그에서 그렇게 거친 단어를 쓰는건 용납이 안돼!



지하생활자 :

본질을 파악 못하니까 그렇잖아!!!
이 사건의 본질이 뭐니?
드라마가 마지막으로 가면 방송사고가 많이 나는 이유가 뭐냐고?

드라마를 생방송처럼 진행하면 당연히 사고의 위험이 있는거구
언제든지 사고 날 확률을 가지고 방송하는건데
그렇게 밖에 방송할 수 없는 본질을 고민해야지,

왜 시크릿 가든에서 연출하는 오디오가 들어갔냐만 아무리 떠들어봤자
그건 운이나 실력의 문제지 본질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잖아!!!



김피디 :

하긴... 뭐 그렇지!
근데 처음 어느정도는 대본이 완성돼서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피드백을 받고 수정이 되기도 하고
창작이란게 시간되면 뚝딱 완성되고 그런게 아니라서
쪽대본으로 현장에서 팩스로 받아서 연기할 때도 있고
또 대장금의 경우에는 반 먼저 테이프 도착해서 방송 나가고
나머지 반은 편집하고 있고... 뭐 그런거 아니겠어?

그렇다고 대충 만들 수도 없고, 피디는 자존심이 있으니...



지하생활자 :

그러니까 니가 븅신이란거야!!!
사전에 대본을 다 완성해놓고 가면 되잖아!
사전전작제로 아예 편집까지 다 끝낸 완벽한 결과물을 방송하면
훨씬 퀄리티 높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올텐데
드라마가 무슨 생방송 시사토론도 아니고 무슨 시청자 의견을 받아서 수정해?
드라마는 사전에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관계도, 그리고 구성에 의해서 전개되는건데
작가가 무슨 신이야? 그 때 그 때 상황봐서 전체 구성 안흔들리게 글을 쓰게?

당연히 시간에 쫓기면 전체 구성은 흔들린다구...



김피디 :

그러니까 넌 지하에서만 사는거야!
세상 밖에 나와봐야 현실을 알지!!!

드라마 전작제는 이미 대한민국에서 안된다고 결론이 났어!
만들면 뭐해?
방송사에서 안사는데...

그룹 에이트에서 만든 버디버디는 지금 2년째 계속 방송 예정이고
방송국에서 편성을 안잡아 주고 있다구!!!





유이가 꿀벅지로 한창일 때 제작한건데

게다가 뜨기 전 유인나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유인나는 이미 확 떠버렸을 정도로 시간이 흘러가는데
제작사는 미치고 팔짝 뛰겠지...!!!

협찬 받은거랑 제작비랑 다 어떡하냐고?





그룹에이트의 전신이 에이트픽스라는 곳인데
이전에도 비천무를 사전 전작제로 만들었다가 편성이 안돼서 곤란을 겪었던 기억이 있지.

여기 대표가 송병준 씨라는 옛날 음악했었고 드라마에서 연기도 했던 양반인데...
계속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역시 한국에서는 위험한 일이라구!!!



지하생활자 :

잘 만들었고 재미있으면 방송사가 왜 안사겠냐?




김피디 :

다들 그렇게 알고 있는데 재밌고 재미없고는 누가 판단하는거냐?
아직 안만든 드라마는 시청자가 판단하는거고
이미 다 만든 드라마는 방송국 편성팀에서 판단하는거잖아!

어떤게 유리하겠어?
최소한 안만든 기획단계의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는 있잖아?
근데 다 만들어버리면 방송사는 배짱인거야!

어차피 작은 나라에서 SBS가 아니면 KBS나 MBC밖에 더 있어?

그리고 아직 안만든 드라마는 만들면서 시청자 반응을 보고
방송사에서 방향을 틀거나 횟수를 줄이거나 늘일 수 있지만
기 제작된 프로그램은 그러기가 힘드니까 당연히 방송사 입장에선
사전전작제가 싫은거라구!!!



지하생활자 :

그럼 뭐 대한민국은 그렇게 완성도 낮은 드라마만 보면서 살아야지 뭐...






김피디 :

비천무 같은 경우엔 한국에 방영이 안됐는데도 중국, 태국, 홍콩, 일본 등의 나라와 수출 계약을 맺어서
상당부분 제작비 문제를 해결했었어!

그 당시 방송사들이 편성을 안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국내 대하사극이 많이 있어 편성이 여의치 않다",
"편당 방영 단가가 비싸다",
"국적 불명의 드라마다" 등등의 이유를 내세웠지.

나중에 편성됐는데 시청률이 별로 안나와서 이 경우는 편성 쪽 생각이 맞았다는 결론이 나왔었지.
사실 이 이후 사전전작제가 더 어려워진 것 같아.



지하생활자 :

딸랑 몇개 해보고 사전전작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닭대가리 같은 녀석들이
방송사에서 편성을 하고 있으니 이 나라 방송이 늘 저급한거야!!!

올바른 방향으로 사전 전작을 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 생각은 안하고
무조건 안된다???





김피디 :



근데 여기에 상당히 재미있는 비밀이 숨어 있어.

사전 전작제를 하는 경우에 독립 제작사가 계약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저작권과 부가수익에 관한 판권 등을 논의할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거야!




지하생활자 :

무슨 개소리야? 자세히 얘기해봐!!!
중요한 부분 같은데...




김피디 :

한번 생각해봐!!!

제작사 ->
이거 만들었는데 중국 판권은 이미 팔렸고 일본도 지금 얘기하고 있고
OST와 벨소리 수익도 우리가 가질테니 살래? 말래?


이거 하고... 비교해봐!!!


방송사 ->
판권은 절대 니들한테 줄 수 없고 OST나 좀 수익쉐어하지 뭐...
제작비 얼마 줄테니까 나머지는 협찬 잡아봐!!!


니가 방송국 직원이라면 어떤 분위기로 가고 싶니?

당연히 후자로 모든 권한을 갖고 가고 싶겠지?

결국 우리나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가 힘이 세기 때문에
영세한 독립제작사가 개기지 못하는거라구!!!


제작사 입장에서도 해외 선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협찬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거구...

예를 들어 협찬, PPL의 경우 드라마 시청률이 높고 이슈가 되면
후반부에 많은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 때 돈을 많이 버는건데

사전 전작제를 하면 제작중에 들어오는 협찬을 소화해내기 어렵잖아!!!



지하생활자 :

그래서 시크릿가든 마지막에 보건복지부의 뜻에 따라 애도 쑴풍 쑴풍 낳고
갑자기 오스카가 금연 캠페인 송도 난데없이 부르는거구나!

드라마를 걸레로 만드는구나!!!







김피디 :

난 니 입이 더 걸레같다.
좀 순화된 표현 없냐?




지하생활자 :

X같다고 하려다 순화한게 걸레다!!!




김피디 :

아무튼 해외에서는 전작제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아직도 드라마를 생방송처럼 긴장감있게 봐야하는 것에 대해 꼭 한번 짚고 싶었다.

예를 들면 내가 참 재밌게 봤던 다모 같은 작품은
2회분 정도를 남겨두고 사전에 대부분을 찍어놓고 시작한걸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HD로 촬영한다는 것이 힘든 시도였고
CG가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라 매주 한편씩 찍어내는게 불가능했기 때문이지.

또 워낙 스펙타클했기 때문에 시청률 좋다고 몇회분 연장방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미리 제작을 해놓은 케이스야!

우리가 자꾸 사전제작을 한국에 안맞는다고 거부하게 되면
시청자 의견에 따라, 방송국 편성팀의 의견에 따라 전체 구성이 흐뜨러지고
질질 끌어서 작품성을 떨어뜨리는 후진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없게 되는거지.




지하생활자 :

내가 보기엔 피디의 의지도 문제고 방송사 편성 쪽의 안일하고도 권위적인 태도의 문제도 있어보이고
또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하는 제작사의 열악함, 그리고 시청자의 스타위주 드라마 선호와
뻔한 막장드라마를 사랑하는 문화적 소양의 부족 등
꽤나 여러가지가 맞아떨어져서 발전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의 문제,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의 부재가
그대로 드러나는 슬픈 단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피디 :

웬일이냐? 꽤나 멋있는 말도 하네!!!




지하생활자 :

.....



김피디 :

지하생활자야!!!




지하생활자 :

.....



김피디 :

어이!!!
이 쉑히... 또 말없이 가버렸네!

드라마 보러 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