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먼 미국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차를 빌리러 렌터카 회사를 찾아갔는데 장혁이 고른 차는 닷지 다코타!
참 타고난 썰렁함이다!
뚜껑이 열리는 최고급 컨버터블을 폼 나게 태우고 싶었는데,
짐을 옮길 것도 아니고
차를 견인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뭔 이런 우락부락한 차를,
그것도 어울리지 않게 빨간 색을 고르냐고 물었다.
그는 짧게 대답했다!
LA, 붉은 태양...
코스트코라는 대형 할인 마트를 가본 적이 있는가? 처음 그 곳에 가면 건물이며 진열대가 썰렁하기 짝이 없다. 우리의 대형마트와 한번 비교를 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Blogger 등 미국의 잘나가는 사이트와 우리의 싸이월드를 비교해보라!
실용주의도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있다. 그에게 미국이란 느낌은 다코타와 같은 느낌에 빨간색 포인트를 준
그 어떤 디자인이 아니었을까?
아기자기한 일본식 스타일도 멋있지만 썰렁한 미국식 스타일도 상당히 멋스럽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드라마 '학교'로 신인상을 타던 날, 그는 곰돌이 티셔츠를 입고 시상식장에 나갔다.
참고로 나는 그의 옷입는 스타일을 상당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촌스러움... 다리 짧음...
그가 들으면 또 여섯시간은 스타일 강의를 들어야겠지만 감히 말하자면 없어보인다 ㅋㅋㅋ
하지만 그의 그런 스타일은 자신이 만든 것이지, 코디나 매니저가 만든 것이 아니다.
한번은 장혁의 소속사 사장이 장혁의 옷이 촌스럽다고 럭셔리한 옷을 사 입히라고 주문을 했고
명품 샵에 가서 옷을 골라 입고 왔는데 사장님의 한마디!
"뭘 입어도 마찬가지구먼..."
뭘 입어도 마찬가지란 말은 뭘 입어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스타일을 쫓는가, 스타일을 만드는가? 그것은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의 아이덴티티와 포지셔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빨간 닷지는 의외로 장혁과 잘 어울렸다.
짐칸에서 핫도그를 먹는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이번 여행엔 어떨 일들이 일어날까?
기대하는 그 순간의 설렘이 사실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첫 여행지
로스앤젤레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아침 10시...
한동안 운전을 즐기던 장혁...
그의 썰렁한 농담... 인지 아니면 진담인지 궁금할 말들이 오고 갔다.
누군가가 갑자기 나에게 양을 그려달라면 나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빠른 답을 할 수 없을만큼 진지한 말,
빨리 웃어줄 수 없는 썰렁한 유머
당혹스러움은 이 때부터 시작이었다
바닷가 예쁜 마을에 그의 차가 섰다.
이곳이 LA란 말인가?
너무나도 한적하다
바다와 요트, 문을 열면 예쁜 인형들이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상점들...
아직 마르지 않은 듯 깨끗한 들담...
첫인사를 나눴지만 계속 아쉬워하는 갈매기들...
바람과 햇살을 조금의 방해도 없이 느낄 수 있었다
바닷가에서 태어난 장혁, 그도 오랜만에 느끼는 한가로움을 느끼며
어린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친구들과 술먹었던 그 때...
대학시절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어설펐지만 순수했던 독립 영화 이야기
그가 어린 시절 썼던 시를 읊어 주었다
인생은 두 갈래 길
인도와 차도...
이게 무슨 시일까?
아방가르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조용한 마을은 관광지로 꽤 유명한 어부의 마을 '마리나 델 레이'였다.
5천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는 곳...
관광지 '마리나 델 레이'를 갔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나만의 마리나 델레이를 느꼈다
우연 속에서 느끼는 감동, 그게 여행이다!
내 머릿속에 계속 그 시가 맴돌았다
인생은 두 갈래 길
인도와 차도
???
그럼 3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