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카메라,렌즈 리뷰

[코닥 14N,AF-S 17-35] 야쿠르트 하루야채

cultpd 2011. 6. 2. 14:10
아침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불러 무언가를 사는건

꽤나 설레는 일이다.

특히 나같이 말주변이 없거나 대인관계에 서툰 사람이

모르는 여자에게 말을 건넨다는 것은

야쿠르트 바닥을 이빨로 물어뜯어 마시는 것 만큼이나 특별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일을 감행했고 성공했다.

왠지 "야쿠르트 아줌마, 야쿠르트 주세요"가 동요 가사 같아서

40대가 마실만한 몸에 좋은 물건을 흘끗 뒤져본다.






앗!!! 이거다!


하루야채~~


하루에 섭취해야 할 야채의 양을 저 작은 용기에 모두 담았다는


그런 물건 아닌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이 액체는 내 몸 안에서


딸기인 듯, 토마토인 듯, 체리인 듯 속아넘어가 줄 것이다.


145미리리터는 한번에 흡입하기에 적당한 양이고


85킬로 칼로리는 아침이니까 열심히 일하면 금방 소비할 만한 칼로리가 아닌가?








뒷쪽을 꼼꼼히 살핀다.


내 몸에 뭐가 좋은지 텍스트로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면


뇌가 별 효과가 없어도 마치 든든한 듯 기뻐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입보다 눈이 반길 듯한 예쁜 빨간색!!!







노란색도 있었는데


내가 워낙 빨간색을 좋아해서


"빨간색으로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내일은 반드시 노란색으로 달라고 해봐야겠다.


분명 바나나가 영양성분에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날 수 있을까하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기다려보는거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열심히 말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언젠가 길에서 맘에 드는 여성을 만났을 때


나는 서슴지 않고 말을 건넬 수 있으리라...




"우리 어디가서 하루야채나 한잔 하실래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