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비운의 사람이 있고
비운의 작품이 있고
비운의 렌즈가 있다.
라이카 디지털 M시리즈를 위해 새롭게 내놓은 주마릿 렌즈 시리즈가 바로
비운의 렌즈가 아닌가 싶다.
사진 출처 : LEICA HOMEPAGE
라이카는 새로운 작은 주마릿 렌즈 시리즈를 발표했고
50미리, 75미리, 90미리 등 총 4개의 SUMMARIT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모두 조리개 2.5의 개방 조리개를 갖고 나왔다.
작고 예쁜 이 완소 렌즈가 왜 비운의 렌즈가 되었을까?
첫번째 이유는 최소조리개가 2.0 SUMMICRON보다 어둡고 2.8 ELMARIT보다 아주 약간 밝다.
게다가 1.4 SUMMILUX나 0.95 NOCTILUX도 있는 상황에 F2.5라는 어중간한 조리개로
나온 것이 인기없는 이유의 첫번째다.
두번째 이유는 최소 촛점거리 80cm 때문이다.
옛날 렌즈 1미터보다는 20센티미터 짧고 요즘 렌즈 대부분의 최소거리 70cm보다는
10cm 길다!
2.5라고 써있는 것이 최소 조리개이고
0.8이라고 써있는 것이 최단 촬영가능 거리다.
우선...
기본적인 스펙부터 공개한다.
이미지 출처 : 라이카 코리아 (반도)
이 렌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펙이나 그래프나 모든 것이
나쁘지도 놀랍지도 않은 보통이란 점이다.
특히 하이엔드 유저인 라이카 유저의 눈에는 저렴한 가격대비 고성능이란 말이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
35mm summilux 신형이 600만원을 훌쩍 넘고
50mm noctilux 신형이 1400만원 정도니까
100만원대 렌즈가 과연 좋아보일까?
그런 면에서 이 렌즈는 성능이고 뭐고를 다 떠나서 인기를 끌 수 없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가볍고 작고 적당한 최단 촬영거리에 적당한 최소조리개로 디지털 m에 아주 잘맞는 전략은
그래서 잘 안맞아떨어진 것 같다.
파나소닉 gh2에 마운트한 35mm summarit.
자!!! 그럼 과연 출시된지 몇년 안된 이 최신 제품이 그렇게 모자란 렌즈인가,
실제 사진으로 한번 알아볼까?
버스 타고 가다가
그냥 눌러본 사진이다.
어? 잘 나온다 ㅋㅋㅋ
빠르게 달리고 있는 버스에서 대충 눌러도 잘 나온다.
왜냐하면...
이 렌즈 선예도가 대단한 렌즈다.
쉽게 얘기하면 현대식 렌즈다.
난 라이카 올드렌즈를 좋아한다.
28미리 4세대를 아주 좋아하고...
50미리 주마릿, 주미타, 주마,
그리고 35미리 주미룩스 1세대, 두매렌즈 등의 올드렌즈를 좋아한다.
그런데...
쨍한 현대식 렌즈 하나는 꼭 필요하다.
그럴 때 이 렌즈가 꼭 필요하다.
느낌 좋은 렌즈 속에서 하나 정도는 필요한 현대식 쨍한 렌즈를 선택할 때
싸고 작은 이 렌즈를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2.5 정도면 실내나 밤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셔터스피드는 확보할 수 있다.
끝으로 50미리 주마릿 렌즈를 샵에서 잠깐 구경한 일이 있었다.
먼저 35미리와 사이즈 비교.
밑의 사진 두장은 쨍하다는 summicron asph.
50미리 사이즈 정말 작다!!!
35미리와 거의 비슷한 사이즈와 생김새다.
후드도 하나 사서 같이 쓸 수 있는 장점.
근데 주마릿 사진만 계속 보다 요 사진 보니까 살짝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50미리 주마릿 사진을 한번 보자.
신형 주마릿은 모두 6비트로 나온 최신 렌즈라서 사진정보가 나온다 ^^
일본 샵의 화제는 단연 SD1이다.
SD1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역시 50미리 주마릿도 현대 렌즈 분위기가 확 난다.
다음 주미크론 사진 한번 살짝 볼까?
난 주마릿 35미리 렌즈를 최고의 렌즈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저평가되고 인기없는 렌즈가 될 만큼 보통의 렌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격대비 최고의 화질을 자랑하는
작고 귀여운, 그러나 강력한 렌즈라고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