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뉴스 리뷰

SBS 짝 돌싱특집,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한 반란

cultpd 2011. 7. 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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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에 반란이 일어났다.

어눌한 남규홍 PD의 어눌한 방송, 짝!!!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프로그램에는 장르가 있다.

보통의 방송사에서 나누는 기준은

드라마, 예능, 교양, 보도다.

이 프로그램은 그 중 어디에 속하는가?



교양에 들어간다.

예능의 스킨을 씌운 다큐멘터리다.

강하게 규정하면 인간판 동물의 왕국이다.



이 프로그램 전반에 흐르는 기운은 B급 정서다.

B급이라고 하면 A급보다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교육이 등수를 중시해서 1등인가, 2등인가를 판단하려 하지만

사실 A와 다른 정서, 다른 톤&매너로 접근하고 형상화하는 것이 B급 문화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해운대같은 영화가 우리의 A급 영화이고 이는 미국으로 가면 할리우드 아카데미용 영화다.

박쥐같은 영화가 우리의 B급 영화이고 이는 유럽으로 가면 깐느용 영화다.


'나가수' 같은 프로그램이 A급 프로그램이라면

'짝'이란 프로그램은 B급 프로그램이다.




나가수에서 현란한 신시사이저 음악이 들린다면

짝에서는 무거운 첼로 음악이 흐른다.


게임은 중요하지 않다.

한 사람, 사람의 캐릭터보다는 그들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물리적 역학관계에 주목한다.

시대에 맞지 않게 고급스러운 프로그램이다.




남자 1호, 여자 2호...

그것은 개인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이름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대변하는 기호이며 부호다.





이 땅에 존재하는 영화감독이 모두 강우석, 윤제균, 박진표와 같다면

세상 사는 맛이 얼마나 즐겁기만 하겠는가?

박찬욱, 김기덕, 홍상수, 양익준도 있어야 쓰디쓴 세상이

밸런스 있게 표현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짝이라는 프로그램은 방송 3사를 통틀어

다양성 측면에서  가장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B급 장르로 성공하려면

소재와 주제가 A급 보다 훨씬 강해야한다.

그 센세이셔널한 주제가 용서되는 이유는 그것이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담보하고 있다는

동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돌싱특집이 시청률 면에서 성공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칼들고 옷벗는 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다.

강한 것은 지독하게 현실적이어서,

혹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기 싫어하는 그 부분을

드러낼 때... 그 불편한 공감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SBS <짝>
매주 수요일 밤 11시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