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의 신곡 앨범 중 양요섭이 피처링한
'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 곡이 논란을 일으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아의 세 번째 미니 음반 수록곡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의 오마주 건과 관련하여
발생한 문제에 거듭 사과의 말씀을 전해드리며,
8월 1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전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한
해당 곡 '어디부터 어디까지'에 대한 온라인 음원 서비스 일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향후 추가 제작되는 현아의 음반에서도 본 음원을 제외할 것임을 알려드리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는데 오마주의 뜻이 뭐고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출처 : 현아 티저 광고
발단은 현아의 신보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의 가사가
god의 '반대가 끌리는 이유'라는 곡의 가사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가사 중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이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
god의 6집 앨범 수록곡 '반대가 끌리는 이유'의 가사는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그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
비슷한 가사때문에 논란이 일어나자
작곡 및 작사를 맡은 그룹 비투비 멤버 임현식은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사에 god 선배님 컴백 축하와 존경의 의미로 오마주했습니다.
현아, 현식이가 god 팬이란 걸 티 내고 싶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god 김태우 측은
"현아 씨와 작곡·작사자 임현식 씨가 존경의 의미로 오마주한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사전 협의나 어떠한 양해 없이 뒤늦게 소식을 접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후 임현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임현식은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던 '사랑의 썰물'을 불렀던 임지훈의 아들이다.
그렇다면 오마주는 무슨 뜻일까?
오마주와 표절, 패러디는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
일단 세개가 모두 비슷한 결과물, 내용물, 현상을 보이는데
목적과 의도가 완전히 다르다.
오마주라는건 프랑스어로
'존경'의 의미다.
영화에서 많이 쓰면서 다른 문화, 예술 분야에 응용된 것인데
존경하는 감독이나 작품의 장면 등을 자신의 작품에 넣어
감독이나 작품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전하는 것이다.
이런 존경의 의미가 어찌 표절과 같을 수 있겠는가?
표절은 타인의 창작물을 훔쳐다가 마치 자신이 창작한 것 처럼
속여서 명예나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가장 극명한 차이는 대상이 되는 창작자가 자신의 창작물을
어떤 식으로든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알았는가, 몰랐는가가 중요하다.
김태우가 이 일에 대해 웃으면서 지나가지 못한 것은
god에 대한 존경이나 가사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선생님 집에 가서 선생님이 쓰신 글씨가 적힌 종이를
존경의 의미로 가져왔을 때 선생님 모르게 가져오면 훔친거고
선생님에게 가져가겠다고 허락을 구하면 오마주인 것이다.
보통의 경우는 이러한 논란이 생길까봐 미리 허락을 득하거나
아니면 개봉이나 출시 전에 언론 등을 통해서 오마주 했다고 밝히는 것이 보통이다.
또는 워낙 두 사람의 관계가 서로 신뢰와 사랑이 있거나...
그럼 패러디는 뭔가?
패러디는 존경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어떤 장면이나 대사, 가사 등을 가져다가
그 특성을 해체하여 새롭게 재구성, 다른 각도로 바라보고
다른 결말을 내는 등 또 다른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패러디다.
이소룡을 예로 들면 전세계 수많은 감독들의 영화에 이소룡 분위기가 등장하는데
이소룡의 특장점을 빼다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신의 영화에 잘 녹여내면
이건 표절이다.
이소룡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돈과 시간과 피, 땀을 들여
만들어낸 고통의 결과물이 창작인데 그러한 고통을 느끼지 않고 부와 명예를 얻으려는 행위는
명백한 범법 행위다.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에서 노란 운동복을 입었는데
이 노란색 트레이닝복은 이소룡이 직접 디자인한 걸로 알려져있고
이소룡이 세상을 떠나고 경매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 노란 운동복을 아무 고민없이 그냥 똑같이 카피해서 쓰면 되겠는가?
출처 : 영화 사망유희 캡처
출처 : 킬빌 영화포스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이소룡을 너무 좋아해서 킬빌을 만들었을 때
여주인공이 이소룡의 옷과 흡사한걸 입었고 이소룡의 무술도 연출했다.
하지만 타란티노 감독은 이미 개봉전부터 이소룡 오마주라는 발언을 했었다.
위키백과에 나온 킬빌 설명.
《킬 빌》(Kill Bill)은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네 번째 영화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영화였으나 네 시간에 이르는 길이 때문에 두 부분(1부와 2부)으로 나뉘어 각각 2003년 가을과 2004년 봄에 개봉되었다. 복수극을 그린 영화로, 일본 사무라이 영화와 홍콩 액션 영화 (이소룡과 쇼 브라더스 작품들) 그리고 이탈리아의 스파게티 웨스턴에 등장하는 음악과 대중 문화를 모방하고 폭력성을 과장해 나타내는 등의 오마주를 보인다.
출처 : 위메프 광고 캡처
그리고 패러디는 이소룡을 우스꽝스럽게 그리거나
어떤 장면을 코믹하게 바꾸는 반전을 줘서 그 작품 스스로 경쟁력을 가지는
창작을 하는 경우다.
그래서 사실 오마주나 패러디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나 작품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표절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흉내내는 경우가 많다.
만약 god의 어머님께를 오마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없었을지 모른다.
어머니가 짜장면을 좋아하셨다고 가사를 썼다면
그것은 누가봐도 오마주거나 패러디일테니까...
끝으로 어떤 노래인지, 혹시 가사 말고 멜로디에도 비슷한 점이 없는지
직접 동영상으로 편집을 해봤다.
100번 정도 들어봤는데 멜로디로 표절이라고 하긴 어렵고
god가 좋아하는 미디움 템포에 랩과 잘 어우러지는 노래라서 느낌은 비슷할 수 있겠다.
오늘 글과 동영상, 좀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공감하셨나요?